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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홈리스를 퇴거시키기 위해 붙여진 팻말
▲ 서울역 안내문 서울역 홈리스를 퇴거시키기 위해 붙여진 팻말
ⓒ 홈리스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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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인간답게 살 권리.'

인권의 개념이라고 한다. 배고프면 밥 먹고, 가고 싶은 곳으로 이동하고, 아프면 치료받고, 몸 뉘어 쉬는 것...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법한 것들이 떠오른다. 그런데 정말일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권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을까? 아닌 것 같다. 적어도 홈리스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는 삶에는 내가 생각한 무엇도 성립되지 않는다.

2011년, 서울역에서 '노숙인 강제 퇴거조치'가 있었던 해이다. 서울역사에 몸을 누이고 쉼을 갖던 거리 홈리스들은 공공기관에 고용된 특수경비용역의 손에 쫓겨나야 했다. 그리고 다음 해인 2012년, 서울시는 <서울시 노숙인 권리장전>을 제정·발표했다. 철도공사와 서울역이 벌인 강제퇴거라는 폭력에서, 서울시는 책임 없다고 발 빼려는 것이었을까. 아닌 척 동조한 부끄러운 민낯을 조금이라도 가리고 싶었던 걸까.

권리장전 제1조에는 '노숙인이라는 이유로 시민으로서 권리 행사와 공공서비스 접근에서 차별받지 아니하며, 존중받을 권리'라고 쓰여있다. 이 권리장전 제정으로부터 5년이 지난 현재 홈리스들의 인권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을까? 실제 거리홈리스들 삶의 문제 해결에 의지 없이 쓰인 권리장전은 글, 그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

"사람 취급 못 받는데 인권은 무슨..."

서울로 7017 고가공원에 대한 서울시 조례안이 나왔다. '공원 이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에는 (제13조1항3호) ‘눕는 행위,  노숙행위 및 구걸행위 등 통행에 방해가 되는 행위’ (제13조1항6호) ‘심한 소음 또는 악취가 나게 하는 등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위’가 있었다. 홈리스인권단체 등이 함께 삭제를 요구하였으나 결국 (제13조1항3호)만 삭제되었고, (제13조1항6호)는 삭제되지 않고 통과되었다.
▲ 서울로 7017 고가공원 개장을 앞두고 서울로 7017 고가공원에 대한 서울시 조례안이 나왔다. '공원 이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에는 (제13조1항3호) ‘눕는 행위, 노숙행위 및 구걸행위 등 통행에 방해가 되는 행위’ (제13조1항6호) ‘심한 소음 또는 악취가 나게 하는 등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위’가 있었다. 홈리스인권단체 등이 함께 삭제를 요구하였으나 결국 (제13조1항3호)만 삭제되었고, (제13조1항6호)는 삭제되지 않고 통과되었다.
ⓒ 빈곤사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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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017서울로 고가공원이 개장했다. 고가공원 개발 과정에서 서울역 지하도(2번~14번 출구) 거리홈리스들이 사라졌다. 지난 2년 동안의 잦은 물청소와 경찰의 무단 불심 검문 등 간접적인 퇴거 조치와 역 직원, 경비원들의 직접적인 퇴거 조치의 결과이다. 드문드문 몸 뉘어 쉬거나 잠 잘 수 있었던 자리에 남은 것은 '노숙 금지' 팻말뿐이다.

서울역에서 가장 많은 거리홈리스들이 쉼과 잠을 청하는 중앙(연세빌딩)지하도 역시 안전하지 않았다. 지난겨울에는 바람을 막기 위한 유리문도 설치하지 않아 칼바람과 싸우며 잠을 청해야 했고, 어느 순간부터 오후7시~새벽5시에만 이용할 수 있게 출입이 제한됐다. 서울로 개장을 앞 둔 시기에는 갑작스러운 임시상담소가 차려지며 복지상담이라는 이름의 시설입소를 강요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서울로 고가공원 이용 조례에는 홈리스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듯한 내용을 담았다.

2017년 홈리스추모제 인권팀은 서울역, 용산역 등에서 '홈리스 인권(형벌화) 실태조사'를 통해 총 90명에게 설문응답을 받았다. 지난 2년 동안 공공장소에 머무르고 있을 때 퇴거를 요구당한 경험에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60.1%였다. 퇴거 횟수는 "1~3회"가 40%로 가장 많았고, "10회 이상"이 36.4%로 그 뒤를 따랐다. 퇴거 요청을 당한 장소는 지하철역지하도, 역사대합실, 공원 등으로 공공장소에서 거리 홈리스들이 맘 놓고 쉴 수 있는 공간은 어디 하나 없었다.

퇴거의 주체는 지하철보안관, 민간경비용역, 역 직원 등 다양했다. (구)서울메트로(1~4호선) 지하철보안관의 연평균(2013년~2016년) 단속 실적은 가히 충격적이다. 노숙행위 단속실적이 13,398건으로 하루 평균 37명의 홈리스들이 퇴거를 경험하고 있다. 이에 비해 성범죄 단속 실적은 98건에 불과하다.

다음으로 같은 기간, 공공장소에서 별다른 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심검문을 경험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74.4%가 "있다"고 대답했다. 횟수는 "1~3회"가 52%로 가장 많았고, "10회 이상"이 22%로 그 뒤를 따랐다. 10회 이상을 대답한 이들 대부분은 일상적으로 당하는 일이라 셀 수 없다고 했다. 불심검문 과정에서 검문의 목적이나 경찰관의 관등성명을 들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실태조사기간 조사를 거부하는 아저씨가 했던 말이 계속 귀에 맴돈다. 

"인권? 사람 취급 못 받는 사람들한테 인권은 무슨.. 그냥 다른 거라고 생각해요. 뭐..."

홈리스의 실제 삶을 앞에 두고 이야기하자

서울역, 용산역 등에서 생활하는 거리홈리스를 대상으로 인권실태조사(형벌화)를 진행한바 있다. 홈리스 90명이 지난 2년간 경험했던 것들을 토대로 응답한 결과이다.
▲ 2017홈리스인권실태조사 결과 서울역, 용산역 등에서 생활하는 거리홈리스를 대상으로 인권실태조사(형벌화)를 진행한바 있다. 홈리스 90명이 지난 2년간 경험했던 것들을 토대로 응답한 결과이다.
ⓒ 2017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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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현재 홈리스상태의 삶에 인권은 없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역사나 지하철 등의 공공장소에 머무를 권리마저 빼앗긴 이들에게 인간답게 살 권리라니, 너무 거창하다. 서울역 계단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외국인 관광객은 누구도 쫓겨나지 않는다. 출·퇴근길 서울역을 지나는 사람들 누구도 불심검문을 받지는 않는다.

홈리스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수립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홈리스들은 도시개발을 위해 안 보이는 곳으로 밀려나고 형벌화 되고 있다. 사람이 아닌 존재, 홈리스 상태의 삶은 그렇게 취급당하고 있다.

홈리스추모제 하루 전인 12월 21일(목) 서울시청 앞에서 '홈리스인권(형벌화) 실태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 및 서울시장 면담 요청 기자회견을 통해 의견을 전달했고, 면담을 잡기 위한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관상용 인권 계획이 아니라 진짜 보장되어야 할 인권의 내용을, 실제 삶을 앞에 두고 이야기하자고.

홈리스추모제
 홈리스추모제
ⓒ 2017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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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2017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 참여단체인 '빈곤사회연대' 정성철 조직국장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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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행동은 '노숙인복지와인권을실천하는사람들(약칭,노실사)'에서 전환, 2010년 출범한 단체입니다. 홈리스행동에서는 노숙,쪽방 등 홈리스 상태에 처한 이들과 함께 아랫마을 홈리스야학 인권지킴이, 미디어매체활동 등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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