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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연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당 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시작은 '아재 개그'였다.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일 "저보고 모두 발언을 하라는데 아유~ 참 시간이 많이 걸릴 텐데, 모~두 발언하려면"이라고 말했다. 혹시나 못 알아들을 걸 염려한 듯 "모두 발언이 아니라 혼자 발언 한 다음에 대화를 갖겠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당직자들을 사이에서 소소한 웃음이 새어나왔다.

'아재 개그'로 아이스브레이킹을 시도한 안 대표 뒤에는 '국민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사랑의 매를 통해 도약하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 실제 국민은 매서운 회초리를 들고 있다. 국민의당은 4주째 정당 지지율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지율 하락에 대해 안 대표는 "지지율은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노력하면 조금씩 축적되다가 어느 순간을 계기로 민심 흐름이 표출된다"라며 "물은 99.9℃에도 끓지 않는다, 10℃부터 시작해서 열심히 축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당의 생존을 위해 "튼튼한 3지대를 만들어 다당제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고한 다당제를 위한 외연 확대의 방안으로 바른정당과의 연대,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20년 만에 강력한 캐스팅보트 등장, 예산 정국에서도 힘 발휘"
취임 100일 맞은 안철수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당 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간담회장 백보드에 회초리 사진과 함께 '국민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라는 문구가 내걸려 있다. ⓒ 남소연
안 대표는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터로 역할한 것을 당의 성과로 꼽았다. 그는 "20년 만에 강력한 캐스팅보트가 등장해 국회 공전이 사라졌다, 당리당략에만 치중한 세력이 국민 눈치를 살피게 됐다"라며 "세 교섭단체 중 두 당이 반대하는데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부·여당이 고집만 피울 수 없다. 예산 정국에서 그 힘이 발휘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지난 대선 패배를 통해 기득권 양당과 버금가는 정치적 구도, 지형을 만들지 않으면 기득권 양당의 철옹성을 깨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대선 패배는 양당구도 혁폐를 위한 더 큰 제3의 지형을 만들었어야 한다는 교훈을 줬다"라고 자평했다. '다당제 구축'이 당을 살리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한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안 대표는 "다당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나 중대선거구제로 가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맞다고 본다"라며 "여기에 대해 기득권 양당 반대가 심한데 (현행) 소선구제만 바꿀 수 있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라고 답했다. 2018년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선거구제 개편 협력 방안이 논의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예산안-선거구제 개편 딜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 이에 대해 안 대표는 "그렇지 않다, 예산안은 예산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 연장선에서 안 대표는 '국민의당 4대 정치 개혁과제'로 다당제 정착, 지역구도 극복, 박제화된 정치이념 극복, 한국정치 세력 교체와 인물 교체를 꼽았다.

이 가운데 '박제화된 정치이념'에 대해 안 대표는 "한국 진보는 운동권과 결합해 민주화에 기여했지만 반미 민족주의와 완벽히 결별하지 못하고 안보 불안을 일으켰다, 한국 보수는 정치적 자유를 침해하고 한국 민주주의에 상처를 냈다"라면서 "둘 모두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못 박았다. 자유한국당과 선을 그으면서도 '안보 불안' 역시 강조해 바른정당과의 접점을 늘리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취임 100일 맞은 안철수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당 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 안 대표는 "지금은 예산안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말을 아꼈지만 "내년 지방선거가 3자 구도로 치러져야 한다"는 점은 명확히 했다.

그는 인재영입에 대해 "3자구도로 정리되지 않으면 당에 합류하기 힘들다는 분이 전국에 걸쳐 있다, 3자 구도는 선거연대도 있고 다른 방법도 있다"라며 "호남은 이미 양자구도라서 (3자 구도가 되면) 불리해진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신다, 전국 선거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둘 간의 차이를 어떻게 좁힐 것인가가 숙제"라고 말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 뜻을 보이고 있는 호남 지역 의원들을 겨냥한 듯 그는 "반대하는 분들은 다른 대안을 제시해줘야 한다, 앞으로 건설적인 대안을 주고 받는 토론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호남 중진 사이에서 안 대표가 '반문(반문재인)으로 간다'는 지적이 있는 데 대해서는 "문 대통령과 나는 경쟁자가 아니다,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 이런 길로 가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가 잘하는 일에 대해 "정책 하나하나에 잘잘못들이 많지만 국민과 소통하려 하고 탈권위주의 행보에 국민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것이 지금 지지율로 반영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취임 100일 맞은 안철수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당 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태그:#안철수, #국민의당, #바른정당, #취임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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