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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바른당'은 현실이 될까.

한동안 잠잠했던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론이 재부상하면서 국민의당이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천정배·정동영 의원 등 '평화개혁연대'(가칭)를 꾸려 통합에 반대하는 '반대파'들은 "통합은 패망의 길"이라고 했지만, 안철수 당 대표를 비롯한 최명길·이언주 의원 등 통합 '찬성파'들은 "외연을 넓혀야 국민의당이 산다"라면서 맞서고 있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연대·통합이 어디까지 가능할지를 놓고 21일 오후 2시 의원 전원이 모이는 의원총회를 예고했다. 찬성·반대파 의원들이 각기 의견을 강하게 고수하는 가운데, 의총을 통해 의견 차이를 좁히고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의총은 토론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길게는 4시간까지 갈 것이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민바른당'이 나올 수 있을까. 한동안 잠잠했던 국민의당-바른정당의 통합론이 재부상하면서 국민의당이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유승민 바른정당 신임 대표와 인사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모습.
▲ 악수하는 안철수-유승민 '국민바른당'이 나올 수 있을까. 한동안 잠잠했던 국민의당-바른정당의 통합론이 재부상하면서 국민의당이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유승민 바른정당 신임 대표와 인사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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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이언주·최명길 등 찬성파 "외연 확장해야 산다"

일단 당 수장인 안철수 당 대표는 적극적으로 연대·통합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안 대표는 지난 20일 당원들에 보내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고질적인 양당구도의 파도 앞, 이 파도를 넘지 못하면 우리 당은 소멸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당이 위기임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연대·통합은 당을 더 크고 강하게 만드는 데 초점이 있다"며 "강력한 중도 정치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당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연대·통합이 필요하다"라고 못 박기도 했다.

최명길 국민의당(서울 송파구을) 의원도 안 대표와 같은 생각이다. 최 의원은 2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연대·통합 방향을 강하게 가야 한다고 본다"라며 "정책연대를 해보니 각 당(국민-바른)이 내세우는 각종 정책의 방향성이 상당히 일치한다"라고 짚었다. "결론을 정해놓고 논의하는 건 아니지만, 순조롭게 논의가 되면 가장 효과적인 선거 연대는 통합이 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명길 의원(자료사진).
 최명길 의원(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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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의원은 이어 "국민의당의 정체성은 '중도'다. 정강·정책을 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비슷하다"라며 일부 반대파 의원들을 일컬어 "심리적으로 민주당인 분들" "일이 안 되게 만드는 걸 목표로 움직이는 것 같은 세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차하면 교섭단체를 따로 만들겠다는 등 계속 문제를 제기하면서 일이 안 되게 하는 것 같다. 그렇게 당을 흔들고 망가뜨리는 행위를 어르신들이 하면 안 된다"라는 지적이다.

천정배·정동영·박지원 등 반대파 "통합하면 패망한다"

하지만 반대파 의원들도 강경하다. "통합하면 패망한다" "신뢰를 상실하면 지도자가 아니다"라는 등 강한 발언을 통해 이를 반대하고 있다.

우선 천정배 의원은 21일 기자들에 '의총 서면 발언'을 배포하고 "'중도보수' 연대는 패망의 길, 바른정당과 연대·통합은 국민의당을 패망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이번에 당의 정치적 입장(개혁연대냐 중도보수연대냐, 문재인 정부와 협력할 것이냐 반문재인으로 계속 갈 것이냐)을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라며 "이기는 길을 가야 언젠가 이긴다. 덜 지는 길을 가봤자 영원히 진다"라고 덧붙였다.

정동영 의원 또한 '반대파' 중 한 명이다. 앞서 "중도보수 정당을 반대한다. 중도보수정당으로 가선 (국민의당이) 소멸한다"라며 반대했던 그는 2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도 재차 "당의 개혁적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 보수통합은 반대, 바른정당-자유한국당으로 가는 것은 반대한다"라고 강조했다. "연대는 선거의 문제고 정체성이 달라도 할 수 있지만, 통합은 안 된다. 통합의 정체성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정 의원은 "어제 안 대표 문자에는 '(통합으로) 2당이 되면 집권당은 시간문제'라고 하던데 그게 무슨 말인지 의총에서 물어보겠다"라며 "바른정당(11석)과 국민의당(40석)이 합쳐도 제3당이다. 그런데 2당이 된다는 건, '통합으로 빅텐트 치자'는 말은 자유한국당과도 합치자는 이야기인가"라고 반문했다. 정체성·가치가 맞지 않는데 지나치게 '통합'으로 논의가 쏠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다.

정동영 의원(자료사진).
 정동영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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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반안(철수) 그룹으로 알려진 '평화개혁연대'에 대해 정 의원은 "의견 그룹으로 활동하려 한다"라면서 "당의 개혁·평화주의 노선을 확고히 해 개혁적 정체성을 지키는 역할(을 하겠다)"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호남계 박지원 의원 또한 "이 엄동설한에 텐트 치면 뭐 하는가" "안 대표가 회동에선 연대·통합을 거론 않는다고 하더니 다시 한다고 하고 있다. 신뢰를 상실하면 지도자가 아니"라는 등 안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종합하면 찬성파와 반대파 모두 각자의 생각이 "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의원이 양쪽으로 나뉘어 내부가 분열하며 내홍이 증폭되는 사이, 국민의당 지지율은 창당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20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 주간집계 결과 국민의당은 전주대비 0.4%p 하락한 4.9%로 나타났다. 전후좌우 어느 쪽도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국민의당이 의총을 통해 해결책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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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국민의당 통합, #보수통합론, #국민의당 끝장토론, #국민의당 내홍, #바른정당 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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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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