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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 반박, 기침하는 MB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오전 바레인 출국을 위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관련해서 '감정풀이냐, 정치보복이냐, 의심이 들기시작했다'며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관여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10일부터 시작된 ‘이명박 전 대통령 출국 금지 청원’에는 3일만에 7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 남소연
[기사 대체 : 11월 12일 오후 2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구속 등으로 검찰 수사의 칼끝에 놓인 가운데, 12일 강연 차 바레인으로 출국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적폐청산 이슈 정점에 있는 그인 만큼, 취재진은 회견 예정시각인 낮 12시께 2시간 전부터 붐비기 시작했다.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청와대 청원 '이명박 출국 금지'의 참여인 숫자가 이날 오후 1시 기준 7만 명을 넘어선 터였다.

"여기서 하려고 할까? 그림이 거시기한데."

인천국제공항 귀빈실 주차장 입구, 이 전 대통령을 맞이하려는 취재진의 카메라가 좌우로 도열했다. 이 전 대통령이 자리를 잡을 포토라인 테이프도 일찍이 붙었다. 일부 기자들은 이 모습을 보고 검찰 출석 현장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을 수행하는 이동관 전 홍보수석은 이를 의식한 듯 기자회견 전 기자들에게 "피의자 출국이 아니다"라면서 "나라의 국격을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도 포토라인을 지나 귀빈실로 들어가면서 불쾌한 심사를 감추지 않았다. "김 전 장관 구속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다스는 누구 것인가" 등의 질문에는 "상식에서 벗어난 질문을 하지마라, 상식에 안 맞다"고 되받기도 했다. 그는 이 말을 끝으로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을 뒤로한 채 귀빈실로 향했다.

그는 특히 자신을 둘러싼 숱한 의혹과 일련의 검찰 수사를 '감정풀이 정치 보복'으로 맹비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적폐청산이라는 명목으로 이것이 과연 개혁이냐, 감정풀이 정치보복이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면서 "이런 것은 국론을 분열시킬 뿐 아니라 중차대한 시기에 외교 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이 자신이 집권하던 시절 군 사이버사와 국정원의 댓글공작 의혹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는 '안보 위기'를 꺼내들었다. 이 전 대통령은 "군 조직이나 정보기관 조직이 무차별적이고 불공정하게 다뤄지는 것은 우리 안보를 더욱 위태롭게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적폐 아냐' 강조한 MB, 기자 질문에 역정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동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적폐청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이는 김관진 전 장관 진술 보도에 대한 해명이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이 2012년 군 사이버사령부를 이용해 정치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소명, 지난 11일 구속된 가운데 그가 검찰 진술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사이버사 활동과 인력 증원 등을 보고한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가)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아야한다"면서 "부정적인 것을 고치기 위해 긍정적인 측면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새 정부의 '적폐청산' 시도는 번영이 아닌 파괴의 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한 국가를 번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파괴하고 쇠퇴시키는 것은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면서 "새 정부가 들어와 오히려 사회의 갈등이 더 깊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이동관 전 수석은 더 나아가 군과 국정원의 '댓글 작업'을 대북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이 귀빈실로 들어간 뒤 기자들과 만나 "댓글작업은 사실 북한의 심리전이 날로 강화되는 전장에서 불가피한 상황으로, 그것을 문제 삼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세상에 어떤 정부가 댓글을 달라고 지시하겠나, 대한민국 대통령은 그렇게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이어가는 중간 중간 "이명박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 전 대통령의 출국 소식을 듣고 찾아온 직장인 모임 10여 명이었다(관련 기사 : MB 출국길 쫓은 '직장인 모임' "다스는 누구 꺼?" ).

이들은 각자 '다스는 누구꺼?' 'MB 구속 적폐 청산'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명박을 검찰소환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 입장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 강연을 명목으로 출국을 하는데, 강연이 아니라 검찰에 자진출두해야 한다"면서 "국민 앞에 사죄하고 법적 처벌을 받으라"고 말했다.
"다스는 누구겁니까" MB 출국 인천공항 시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중동으로 출국하기 위해 12일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뒤로 "다스는 누구겁니까" "MB구속 적폐청산"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이 보인다. ⓒ 남소연
"다스는 누구겁니까" MB 출국 인천공항 시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중동으로 출국하기 위해 12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가운데, 시민들이 "다스는 누구겁니까" "MB구속 적폐청산"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남소연
태그:#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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