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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정동영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정동영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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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의총을 통해서 다 정리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통합론은 정리가 됐다. 통합이 아니라 정책·가치 연대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뜻에는 지도부도 공감한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지금은 아니라는 거다. 노적(蘆笛)에 불 질러놓고 싸라기 몇 개 주워선 통합이라고 할 수 없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최근 급물살을 탔던 국민의당-바른정당 간 통합·연대 논의가 25일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통합'이 아닌 정책연대부터 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비공개로 약 2시간 동안 진행한 끝에 나온 결론이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안철수 대표는 "(바른정당과) 정책·선거연대부터 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손금주 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과의 통합·연대 등에 관해선 국정감사가 끝나고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해, 통합 논의 자체가 국감 이후로 미뤄졌음을 알렸다.

국민의당-바른정당 간 통합 논의는 이로써 '정책연대'로 일단 수렴됐다.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관련해 "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박지원·천정배·정동영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당 지도부가 다소 물러선 모양새다.

'통합' 논의 어디서부터? 지난 15일 안철수·김동철-주호영 비공개 회동 시작

이제 시계를 10일 전으로 돌려보자. 안 대표는 전날(24일) 중진들과의 만찬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통합 논의는) 앞서나갔다는 표현이 적절하겠다"고 말했다. 손 수석대변인도 "통합 문제와 관련, 일부 인터뷰 과정에서 실제 논의보다 과하게 언론에서 다뤄진 측면이 있다"고 말해, 근래의 '통합론'을 마치 언론에서 키운 것처럼 설명했다.

그러나 돌아보면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지난 18일, 안 대표가 지난 15일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을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부터다. 이는 주 대표 권한대행이 공개 회의 및 기자들을 만나 "김동철·안철수 대표와 만났다. 양당 통합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다음은 지난 10일간 양당 통합론과 관련된 주요 보도·발언 등 전개 과정을 정리한 것이다.

10월 15일 일요일
▸김태일 제2창당 혁신위원장 공개 기자회견 '시도당위원장·지역위원장 전원 사퇴' 제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비공개 회동

10월 18일 수요일
▸<조선일보> 보도 '국민의당, 어느 당과 합치는 게 좋은지 비밀 여론조사'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비공개 회동
▸안철수 대표 "여론조사는 국민들의 객관적인 민심을 알 필요가 있어서, 연구원 제안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였다"


10월 19일 목요일
▸<중앙일보> 유승민 인터뷰 "국민의당과 통합 논의 이어지면 한국당서 동참자 있을 것
▸주호영 국감대책회의에서 공개 발언
"어제 김동철 대표가 찾아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당 대 당 통합과 관련해 국민의당 쪽에서 많은 의원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원하고 있다며 바른정당 의원들 뜻을 확인해달라고 요청받았다."
"지난 주말, 안철수 대표님을 만났다. 양당의 당내 사정에 관해서 서로 의견을 나눴고, 양당 통합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좀 있었다."


10월 20일 금요일
▸<중앙일보> 안철수 인터뷰 "안철수와 유승민 눈빛이 달라졌다"
안철수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가 잘 되면 새로운 정치실험이 될 것", "영·호남 통합에 의한 지역주의 타파는 대한민국 정치사 중에 이뤄진 적이 없었다. (통합 논의에) 관심이 높은 건 그런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사공정규 시도당위원장협의회장 최고위원-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공개 발언
"사즉생의 심정으로 국민 여망에 부응하고자 우선 저부터 내려놓겠다. 제 대구광역시당위원장과 대구수성갑 지역위원장을 내려놓겠다. 사퇴 처리권한을 당대표에게 위임하겠다. 오늘 전국시도당위원장 총 15명 중 12명의 시도당위원장들도 함께 내려놓겠다."
▸장진영 최고위원, 같은 회의서 비판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도 그렇다. 방향은 동의하나, 정작 우리 당에서는 그런 공식적 논의가 없이 그런 제안이 바른정당에 전달됐다. 아무리 바쁘다 해도, 실을 바늘허리에 매어 쓸 수는 없다."


10월 22일 일요일
▸김세환 대전 서구갑 지역위원장, 김철근 서울 구로갑 지역위원장 등 국회 기자회견
"경기도 지역위원장을 포함해 우리 120명 지역위원장들은 (일괄사퇴 제안을) 당헌당규를 뛰어넘는 헌신과 정치적 결단의 문제로 인식한다. 각각의 지역위원장들의 정치적 결의를 모아 당 대표에게 사퇴 위임 동의 의사를 밝힌다."


10월 24일 화요일
▸국민의당 일부 중진 의원들 조찬 "일단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먼저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김동철 의원)
▸안철수 대표 - 호남 중진 의원들 만찬 "정책연대를 통해 차근차근히 선거연대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는 대화를 나눴다. 통합 얘기는 좀 물 건너간 것 같다" (조배숙 의원)


10월 25일 수요일
▸국민의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바른정당과 정책·선거연대부터 하기로 결정

안철수 "우리의 가치, 정체성 공유되는 수준서 연대의 가능성과 수준을 결정할 것이다"
▸김기옥 원외 지역위원장 협의회 회장, '일괄 사퇴' 제안 비판·반발
"원외위원장 195명(응답자 172명) 전수조사 결과 사퇴서 직접 작성자는 9명, 모호한 방식으로 위임한 분 26명, 사퇴 거부자 141명. 120명 원외위원장들이 사퇴했다는 기자회견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소모적 정치 논쟁을 중단해달라."


'연대'로 수렴했지만... 당내 지역위원장 '일괄사퇴' 혁신안 놓고 진통 여전

결국 안 대표와 당 지도부가 '통합'이 아닌 '연대'로 선회하면서, 국민의당-바른정당 간 통합 논의는 공개적으로는 당분간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은 당내 소위 자강파와 탈당파로 양분된 가운데, 오는 11월 13일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다만 국민의당 혁신기구인 제2창당위원회가 제안한 '조직 혁신을 위한 시도당위원장·지역위원장 전원 사퇴'가 여전한 당내 갈등의 불씨로 남았다. '일괄 사퇴' 제안과 바른정당 통합·연대 논의가 맞물린 탓이다. 일각에서는 이 제안을,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의당-바른정당 선거연대를 위한 '사전 밑작업'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 혁신위가 이를 발표한 날은 지난 15일로, 안철수-주호영 등 양당 대표가 비공개로 만나던 날이었다.

김기옥 원외 지역위원장 협의회장은 25일 오전 당 회의에 참석해, 비공개 회의 때 이에 대해 발언하며 비판을 제기했다고 한다. 앞서 당 관계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일괄 사퇴' 제안을 "그간 당을 위해 헌신한 원외위원장들을 향한 정치적 살인 행위"라 표현하며 "절차적 정당성도 없는, 소모적 정치 논쟁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던 그다.

손금주 대변인에 따르면 안 대표는 회의에서 관련해 "지역위원장 총사퇴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전제로 논의한 게 아니다. 오해"라 해명하며 "지역위원장 총사퇴가 역설적으로 국민의당과 지역위원장들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당은 원내·원외 지역위원장 사퇴 부분과 관련해 오는 27일 전까지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태그:#국민의당 통합, #바른정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통합, #안철수 주호영, #안철수 김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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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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