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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함께 살린 바다 희망으로 돌아오다' 서해안유류피해 극복 1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함께 살린 바다 희망으로 돌아오다' 서해안유류피해 극복 1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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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순간마다 놀라운 응집력과 강인함을 보여주었던 우리 국민들이 있었습니다. 전국에서 온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자갈과 바위를 하나하나 닦아냈습니다. 무려 123만명이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국민성금이 답지했습니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감동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해안의 기적이자 자원봉사자의 성지로 일컬어지는 충남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에서 열린 '서해안 유류피해극복 10주년' 행사에 참석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태안 유류피해민들의 적극적인 구애에 화답한 것이다.

태안 찾은 문 대통령 "생명의 바다로 되살아난 충남"

태안을 자원봉사성지로 선포하는 선포식 이후 이지애 아나운서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안희정 충남지사는 "촛불혁명의 기적을 이룬 문재인 대통령을 꼭 모시고 이 행사를 하고 싶었다"면서 "5천만을 대표하는 대통령을 모시고 기적의 바다, 대한민국의 단결과 희망을 노래하고 싶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는 박수를 유도했다.

이어 안 지사는 "이 바다에서, 유류피해와 함께 네 분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온 국민이 닦아주고 지켜주셨다. 도민과 함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자원봉사자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덧붙어 안 지사는 "문 대통령님의 국정철학인 '사람이 먼저다'라는 다짐을 꼭 지켜야겠다는 마음으로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담아 대통령님을 모신다"며 문 대통령을 무대에 올렸다.

무대에 오른 문 대통령은 국응복 태안군유류피해민총연합회장에게 산업철탑훈장을 수여하는 등 서해 유류피해 유공자들에게 훈장을 시상한 뒤 이어진 기념사에서 '희망'과 '국민의 저력'을 강조했다.

지난 2007년 12월 11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태안해양경찰서를 방문, 기름유출 사고 방제대책을 보고 받고 있다. 오른쪽에 노란색 재킷을 입은 당시 문재인 정무수석의 모습이 보인다.
 지난 2007년 12월 11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태안해양경찰서를 방문, 기름유출 사고 방제대책을 보고 받고 있다. 오른쪽에 노란색 재킷을 입은 당시 문재인 정무수석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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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모두가 기억하는 2007년 그 때 저는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이곳 태안에 왔다. 10년 전 이곳은 사상 최악의 유류오염사고로, 검은 재앙이 덮친 곳이었다"면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국가의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했지만 하지만 오염은 걷잡을 수 없게 번졌고, 해안과 바닷가는 기름으로 뒤덮였다. 당시 해양 전문가들은 원상회복까지 2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방제작업을 위해 만든 작업로가 솔향기 가득한 생태 등산로로 탈바꿈했고, 충남의 바다는 생명의 바다로 기적처럼 되살아났다"면서 "국민과 충남도민의 힘으로 되살아난 서해에서 해양안전과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새롭게 되새긴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 예보, 경보 시스템 구축 ▲ 세계 최초로 초고속 해상재난안전 통신망 구축 ▲ 연안으로부터 EEZ까지 전 해역의 통합관리 실시 등 안전‧재난 관리를 위한 정부의 의지를 전한 뒤 "모두의 힘으로 제 모습을 되찾은 서해가 국민에게는 쉼터가 되고, 지역경제에는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지혜를 모아나가겠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감축 의지 재천명

문 대통령은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의지도 재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배출량의 30%를 임기 내에 감축하겠다는 대선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또 업무지시 3호로 30년이 지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기를 가동 중지하는 '노후 석탄화력 셧다운'을 지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충남은 미세먼지로 고통받고 있다. 지난 6월 한 달간 보령화력발전소 1, 2호기와 서천 1, 2호기 등 충남의 네 기를 포함한 전국 여덟 기의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 중단을 지시했다"면서 "그 결과 그 기간 동안 충남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지난 2년 평균치보다 15.4% 낮아졌다. 앞으로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 중단을 매년 봄철 정기적으로 시행하면서, 폐쇄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밝혀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문 대통령은 ▲ 수도권으로 한정된 대기관리권역 지정을 전국으로 확대 ▲ 사업장 미세먼지에 대한 총량관리제 도입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 미세먼지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은 우리의 에너지를 깨끗하고 안전한 미래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미세먼지가 사라진 맑은 하늘 아래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나라, 국민 여러분이 함께 만들어 달라"고 당부의 말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오늘 서해안 유류피해 극복 10주년을 맞아 위기 때마다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놀라운 저력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1997년 외환위기, 2007년 서해 기름유출사고, 2016년 국정농단과 헌법유린 사태를 극복한 힘은 모두 국민이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기적은 국민이 만든 것"이라며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함께 살린 바다 희망으로 돌아오다' 서해안유류피해 극복 10주년 행사, 유류 피해 극복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개관 세레머니로 희망 항아리에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함께 살린 바다 희망으로 돌아오다' 서해안유류피해 극복 10주년 행사, 유류 피해 극복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 개관 세레머니로 희망 항아리에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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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를 끝낸 문 대통령은 곧바로 행사장에 마련된 부스를 지나 5분여 거리를 이동해 유류피해극복기념관 개관식에도 참석한 뒤 1시간 20여분 만에 행사장을 떠났다.

새롭게 개관한 '유류피해극복 기념관'은 유류오염사고 발생 당시의 태안모습과 이후 진행되었던 방제작업 관련 물품, 사진 자료 등이 전시된 전시실과 영상 체험실 등을 갖춘 시설로, 지난 2014년 10월부터 건립을 추진해 3년 만에 완공됐다. 앞으로 이 기념관은 태안을 찾은 123만 자원봉사자의 봉사 정신을 기리고 해양재난 대응 및 해양생태 교육을 실시하는 체험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우여곡절 많았던 문 대통령의 태안 행

한편, 행사 뒤 만난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태안행이 결정되기까지 청와대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태안행이 전격 결정됐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이번 유류피해극복 10주년 행사 참석이 확정되기 전 태안지역에서는 타르볼의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 등을 내세워 '행사 개최의 시기상조' 등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과 태안군유류피해대책위총연합회 관계자 등이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의 행사 참여를 희망하는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하며 적극 구애작전을 펼쳤고, 그러한 구애가 결실을 맺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희정 지사의 적극적인 지원사격도 청와대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는 지난 2007년 12월 7일 만리포 앞바다에서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 해상크레인이 충돌해 총 1만2547㎘의 원유가 태안해역에 유출된 사건으로, 역대 가장 큰 피해를 끼친 국내 해상 기름유출 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전국에서 123만 자원봉사자가 태안군을 방문, 11개월간 총 4,175㎘의 폐유와 3만 2074t의 흡착폐기물을 수거하는 등 전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피해 복구가 이뤄졌다. 태안군도 지난해 관광객 1천만 명을 돌파하는 등 서해안 대표 휴양관광도시의 모습을 회복해 가고 있다.


태그:#태안기름유출사고, #서해안유류피해극복 10주년, #만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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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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