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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행자에게 예쁜 미소를 보내주는 프랑스 파리의 꼬마.
 낯선 여행자에게 예쁜 미소를 보내주는 프랑스 파리의 꼬마.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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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유럽대륙 서부에 위치한 국가로 지중해와 대서양 가운데 있다. 정식명칭은 프랑스공화국(La République de France). 왕정과 제정, 공화정을 반복하다가 1871년 공화정부 수립 이후 오늘에 이르렀다.

이탈리아·스위스·독일과 동쪽 국경을 접하고 있고, 북동쪽에는 룩셈부르크와 벨기에가 있다. 북서쪽 바다를 건너면 영국이다. 남부지역은 지중해·에스파냐와 맞닿아 있다. 본토는 육각형 모양이고, 마르티니크와 기아나 등이 프랑스령(領)이다.

수도는 파리(Paris). 인구는 약 6천650만 명이다. 이 중 230만 명 정도가 파리에 거주한다. 면적은 64만3801㎢로 한국의 2.5배 정도고, 이는 EU(유럽연합)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넓이다. 중북부 유럽에서 이주한 켈트족과 게르만·노르만계가 국민의 다수를 차지한다. 라틴계와 아프리카인, 정치·사회적 문제로 입국한 아랍인들도 함께 살고 있다.

파리엔 여러 인종들이 모여 산다. 최근엔 테러 등의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다른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관용의 정신'은 프랑스의 오랜 미덕 중 하나다.
 파리엔 여러 인종들이 모여 산다. 최근엔 테러 등의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다른 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관용의 정신'은 프랑스의 오랜 미덕 중 하나다.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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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82%)와 이슬람교(7%)와 유대교(2%)와 불교(1%), 여기에 그리스정교(0.5%)까지 다양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섞여서 살아간다. 사용되는 화폐는 유로(Euro)다.

오래 전부터 '문화와 예술의 나라'로 불렸다. 실제로도 수많은 화가와 음악가, 철학자와 작가들이 태어나고 활동한 곳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로도 유명하다.

수도인 파리는 물론, 남부의 해변도시 등에는 해마다 수천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든다. 맛있는 음식과 유럽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풍부한 볼거리, 여기에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와 관용의 정신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프랑스에 관한 환상'을 제공하고 있다.

청(靑)·백(白)·적(赤) 3색으로 구성된 프랑스 국기는 자유·평등·박애라는 인간적 이상을 상징하고 있다. 프랑스대혁명 시기에 만들어진 국가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의 행진곡풍 선율도 우리들 귀에 익숙하다.

'키스'와 '포도주'로 기억되는 나라

프랑스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 환하게 불 밝힌 모습이 아름답다.
 프랑스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 환하게 불 밝힌 모습이 아름답다.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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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린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조명이 켜졌다. 그 아래를 지나는 사람들.
 어둠이 내린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조명이 켜졌다. 그 아래를 지나는 사람들.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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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아시아건, 유럽이건, 아프리카건 어느 국가나 그 나라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것들이 한두 가지는 있다.

한국의 김치와 일본의 스시(壽司)는 두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인 동시에 그 안에서 국민성의 일부분까지 읽어낼 수 있는 문화코드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역동성과 이란 사람들의 대가 바라지 않는 친절함은 그 나라를 상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 역시 나라를 상징하거나 대표하는 것들이 여럿이다. 내 경우엔 그것들 중 두 가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바로 '키스'와 '포도주'. 앞으로도 오랫동안 '프랑스' 하면 이것들이 자연스레 떠오를 듯하다.

주야불문, 장소불문... 파리 연인들의 입맞춤

40대 중반을 넘어서니 어쩔 수 없이 '애정표현'에 있어선 다소간 보수적이 돼간다. 그런 내게 '키스하는 연인들'은 질투심과 부러움의 감정을 동시에 일으킨다.

파리를 여행한 7일 동안 키스 장면을 얼마나 봤던가? 골목에서, 카페에서, 강변에서, 심지어 슈퍼마켓 안에서도 남의 눈치 보지 않고 키스를 하는 프랑스 사람들. 젊은 커플들이 많았지만, 중년도 있었고 60대로 보이는 노인들도 입을 맞추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보수적인 경상도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겐 도시 전체가 '로맨스 영화 촬영장' 같아 보일 것이다.

파리 사람들은 "사랑은 표현하는 것"이란 말을 100% 신뢰하는 듯했다. 어둑어둑 해가 저무는 몽마르트르 언덕을 내려오며 보았다. 아시아계 남성과 유럽 여성이 애틋하게 서로를 안고 키스하는 모습을. 아름다웠기에 부럽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는 사랑에 빠지기 쉬운 도시다.

4유로짜리 와인의 근사한 맛과 향기

적지 않은 프랑스 사람들이 포도주를 즐긴다. 저녁 식사 때도 한두 잔의 반주는 빠지지 않는다.
 적지 않은 프랑스 사람들이 포도주를 즐긴다. 저녁 식사 때도 한두 잔의 반주는 빠지지 않는다.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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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포도주와 적포도주는 물론, 핑크빛 로제 와인과 기포가 입 안에서 시원스레 터지는 샴페인까지. 프랑스엔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수십 수백 종류의 포도주가 판매되고 있다. 게다가 가격도 한국보다 저렴하다. 와인을 좋아하는 나에겐 숙소 인근 조그만 슈퍼마켓의 주류 코너가 천국의 입구처럼 느껴졌다.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가 작품을 쓰던 카페에서 평소에는 접하기 어려웠던 '생떼 밀리옹' 같은 고급 포도주를 마셔보는 호사는 파리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배낭여행자도 걱정할 필요 없다. 구멍가게나 슈퍼마켓에선 4~5유로(5~6천원)면 맛과 향이 썩 괜찮은 포도주를 구할 수 있다. 치즈 몇 조각을 함께 산다면 여행에서 만난 숙소의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기에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파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여행 패턴은 여행자의 취향에 따라 결정된다. 어떤 사람은 박물관을 둘러보고, 미술관을 방문하며, 오래되고 멋진 건축물을 만나는 '낮 관광'에 방점을 찍는다. 또 다른 부류는 '밤 여행'을 즐긴다. 어둠이 내린 거리에서 사람들을 관찰하거나, 안개 낀 낯선 골목의 분위기가 선물하는 이질적인 감정을 만끽하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의 '낮'에 관해선 정보가 넘쳐난다. 가이드북만 펼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게 '파리의 낮'이다. 여기선 정보량이 다소 적은 '파리의 밤'에 관해 잠시 이야기해볼까 한다.

파리의 청춘들, 센 강변에서 노상방뇨를

파리를 찾은 첫날 밤. 엄청난 시차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불면으로 뒤척이다가 결국은 호텔을 나섰다.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다. 센 강의 검은 물결이 보고 싶어 강변을 향해 걸었다.

아니나 다를까. 늦은 밤이었음에도 가슴 속 뜨거운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파리의 청년들이 센 강 둔치에서 맥주와 포도주를 병째 들이켜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 봐라. 가로등이 비치지 않는 어두운 곳에선 노상방뇨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었다.

남자만이 아니라 여자도 있었다. 낯이 뜨거워진 건 그들이 아니라 그런 장면을 처음 보는 나였다. 이튿날 파리에 거주하는 지인을 통해 왜 그런 풍경이 반복되는지 들을 수 있었다.

"센 강변엔 공중화장실이 적어요. 게다가 모두 유료거든요. 술값을 아끼려고 카페가 아닌 둔치에서 맥주를 마시는 애들이 돈 주고 화장실을 가겠어요?"

몽마르트르 언덕엔 올빼미가 산다

낮에는 힘없이 드러누워 있다가 밤이 되면 눈동자 번득이며 활동을 시작하는 게 비단 흡혈귀 드라큘라(Dracula) 백작만은 아니다. 밤의 커튼이 드리워져야 활기를 찾는 '올빼미족'은 어느 나라에나 있다. 한국에도 흔하다.

프랑스의 수도 파리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가장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 몽마르트르 언덕 사크레쾨르 성당 주변이다. 계단에 앉아 도란도란 밀어를 속삭이는 연인들은 새벽 2시가 넘어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상대를 향한 애정 어린 손길과 키스는 누가 보건말건 무시로 오간다. 맞다. 청춘이 사랑을 나누는데 공간이 뭐 중요하며,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마지막으로 정보 하나 더.

밤에 담배가 떨어져 곤란에 빠진 흡연자나 포도주 한 병이 간절해 철문이 굳게 닫힌 슈퍼마켓 앞에서 발을 동동거리는 여행자가 있다면 아랍인이나 중국인이 운영하는 잡화점을 찾아보면 된다. 그들의 가게는 보통 새벽까지 술과 담배를 판매한다.


태그:#프랑스, #파리, #와인,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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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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