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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원형공간인 '창원광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 경남 창원시가 '창원광장 활용방안 아이디어 공모'에 들어간 가운데, 시민사회 진영에서는 개발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창원시는 오는 9월 29일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받는다. 창원시는 창원광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기술적,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바라고 있다.

공모 결과 금상 300만원, 은상 100만원, 동상 50만원 등을 시상한다. 창원시가 아이디어를 공모하기는 두 번째다.

창원시는 2015년 9~10월 사이 아이디어 공모를 했고 당시 138건이 접수되었지만, 획기적이거나 현실적인 아이디어가 없어 금상을 뽑지는 않았다.

당시 공모에서는 울산 공업탑처럼 탑을 세우자거나, 옛 창원마산진해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미니어처(축소모형) 광장을 만들자, 타워나 전망대를 조성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또 야외 결혼식장으로 활용하자거나 야외 수영장(여름)․아이스링크장(겨울)을 하자, 열기구를 띄우자는 의견도 있었다.

창원광장은 서울광장(1만 3207㎡)보다 더 넓은 3만 4900㎡로, 전국에서 가장 넓은 도심 원형공간이다.

광장에는 나무 한 그루 없이 잔디만 덮여 있다. 광장 바깥에는 둘레에 5~6차선 도로가 지나간다. 광장과 인도 사이의 도로에는 건널목이 있지만 신호등이 없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초 사이 주말마다 광장에서는 촛불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또 간혹 부처님오신날과 성탄절에 불을 밝히는 시설이 설치되기도 하고, 간혹 음악회가 열리기도 했다.

광장에서 도로 건너편에는 창원시청과 농협중앙회 경남본부, 한국은행 지점,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이마트가 들어서 있다.

창원 시가지 전경. 중앙 위치 정도에 창원시청 앞의 '창원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창원 시가지 전경. 중앙 위치 정도에 창원시청 앞의 '창원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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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는 것 자체로 역할" ... "어느 정도는 개발해야"

활용방안 아이디어 공모에 시민사회에서는 '개발 반대' 여론이 나오고 있다. 도시건축전문가인 허정도 창원물생명시민연대 대표는 "각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나의 답을 갖고 하기는 어려운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공간을 그대로 비워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창원광장은 비어 있는 그 자체가 그 땅의 기능이다. 비어 있다고 해서 놀리는 땅은 아니고, 사용하지 않는 땅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시민들은 그 열린 공간을 보면서 개방감을 느끼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거기다가 어떤 대규모 시설을 한다는 것에 반대한다. 지하에 어떤 시설을 넣는 것은 별개다"며 "그렇지 않아도 주변에 시청과 대형매장까지 들어서 있어 흡입력이 높다. 도시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도시 전체가 균형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유묵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죽은 광장'이 아니라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민의 광장으로 돌려주어야 하는 게 원칙이고,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은 좋다"며 "활용방안에 대해 시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게 아니라 협의체를 구성해서 좋은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여영국 경남도의원(창원)은 "창원 구시가지에서 39사터라든지 팔용 5일장터를 다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창원광장만큼은 개발해서는 안 된다"며 "그 공간은 먼 미래 후손들을 위해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활용방안 공모를 한다는 것은 광장을 지금의 형태가 아니라 어떻게든 활용하겠다는 것이고, 개발적 사고가 개입된 것 같다"며 "창원시가 어떤 의도로 공모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개발적 의지를 갖고 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했다.

한은정 창원시의원은 "광장은 현행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고, 구조물을 올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지금은 시민 접근성이 어려운데, 이 부분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이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순호 창원시의원은 "창원광장은 지금 로터리 역할만 하고 있다. 광장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 개발이 필요하다"며 "그렇다고 해서 상업시설이 들어서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시민 접근성을 용이하게 해서 광장에서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창원시청 앞 창원광장.
 창원시청 앞 창원광장.
ⓒ 창원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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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창원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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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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