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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면이 바다인 태안반도에는 3개 수협과 89개의 어촌계가 있다. 전형적인 반농반어의 지역인 태안군은 다른 지역과 달리 행정리인 마을단위의 개념보다는 바다를 인접한 지역인 어촌계가 중심이 된 새로운 공동체가 있다.

바로 어촌계라는 조직으로 마을 공동체의 중심이 되고 있다. 특히나 막대한 수익이 달린 어촌계의 입어권 가입은 새롭게 이사를 오는 귀농·귀촌자들에게 여전히 높은 장벽이다.
따라서 더불어사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어촌계의 개방과 어촌계가 잘 운영되는 곳을 방문해 이들의 노력을 보도하는 것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의미있는 취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기자말>

병술만의 유래는

옛 문헌에 보면 병술만은 고려시대 삼별초가 경기 강화도에서 충남 아산만 영흥도를 거쳐 수개월 동안 주둔했던 곳이다.

조정은 고려원종 11년(서기1279년)몽고와 화해하고 송도로 수도를 옮겼는데, 이때 삼별초의 지휘관인 배중손(爽仲孫)이 송도 환도를 불응하고 왕족인 승화후 온(承化侯 溫)을 왕으로 추대하여 몽고에 반하는 무인정권을 수립하고 아산만의 영홍도를 거쳐 이곳 병술만에 주둔하게 되었다.

그때 병술만 주변은 발검배(拔檢-검을 뽑다-), 목축곡(牧畜谷-말을 기르는 계곡-), 망재 (-망을 보는 언덕-), 둔두리(屯頭理-부대의 진을 친 곳-), 병술안(兵術岸-군사 훈련장-), 들마당, 줄밭머리 등의 지명을 갖게 되었고, 이때 병술안에 유래해서 지금의 병술만이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병술만어촌계원들이 바지락을 채취하고 있다.
 병술만어촌계원들이 바지락을 채취하고 있다.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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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진형 이장의 혼이 담긴 곳

병술만어촌계는 정성준 계장을 중심으로 바지락 37ha, 해삼 전복 5ha의 면적을 152명의 계원들이 안면읍 중장1리(이장 소중문) 70여 가구가 주로 가입된 어촌계이다. 실제로는 농어촌체험마을로 갯벌체험과 캠핑장 그리고 드라마 촬영지로 잘 알려진 곳으로 매년 체험객 및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이곳은 당초 사유지였으나 고 이진형 이장의 노력으로 마을 공동소유의 어촌계 자산이 되었다.

지난 3월 16일 정성준 계장과 마을 주민들은 고 이진형 이장의 송덕비 제막식을 지역 기관단체장과 주민 2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개최하며 그 덕을 기렸다.

고 이진형 이장은 지난 2008년 중장1리 이장에 선출이 되어 2014년까지 7년이란 긴 세월을 중장1리 주민들의 손과 발이 되어 마을을 위해 헌신과 열정을 다하면서 이장과 어촌계장의 불꽃 같은 삶을 살았다.

병술만 농어촌 체험마을을 2011년도 태안군 제1호 농어촌 체험마을로 지정받도록 하였고, 2012년에는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주최 전국어촌체험마을 경진대회(부산)에서 최우수 농어촌체험마을로 선정되어 포상금으로 6천만원을 지원 받았다.

정성준 병술만 어촌계장
 정성준 병술만 어촌계장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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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10년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 표창장, 한국 어촌 어항협의회 표창장 수상에 이어 2014년에는 어촌계장을 역임하면서 '고도화사업'이란 명분으로 2억원이라는 자금을 지원 받아, 지금의 병술만 어촌계가 탄탄대로로 나갈 수 있도록 했다.

이 이장은 2014년 불치의 병인 암 선고를 받고 투병 중에서도 개인양식장을 병술만 양식장으로 찾아오기까지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였다. 결국 고등법원을 거처 최종심인 대법원에서까지 승소하여, 지금의 황금어장인 병술만 체험어장을 병술만어촌계에게 선물로 주고 생을 마감했다.

전국 최고의 바지락 천국

병술만 어촌계는 찾아오는 손님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 샤워장 세면장 화장실 등을 연중 내내 개방하고 있으며, 갯벌체험을 원하는 경우에는 체험료 외에는, 모든 필요장비(장화,호미, 바구니, 장갑)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병술만의 바지락은 오래전부터 특히 유명해서, 노량진수산시장에 병술만의 바지락이 풀릴때면 다른 곳의 바지락은 쉽게 팔리지 않을 정도라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자연산 바지락은 작은 것부터 안경알만한 것까지 그 크기가 다양하고 많아서 체험을 온 관광객들은 캐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맛조개가 많이 살고 있다.

맛조개는 갯벌에 있는 조개구멍을 찾아 10cm가량 호미로 땅을 판 뒤 구멍에 소금을 뿌려 맛조개가 고개를 내밀길 기다렸다가 눈을 내밀면 재빨리 손으로 맛 조개를 꺼내서 잡을 수 있어 초보자도 손쉽게 잡을 수 있는 곳으로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체험객이 많다.

어촌계의 현안은

정성준 어촌계장은 "지금까지 병술만 어촌계는 그 흔한 바지락 종패 지원 사업비도 한번 받아보지 못할 정도로 수산행정의 소외를 받아온 어촌계"로 "매일 작업비의 10%를 적립해 다음해 종패 구입을 하고 있으니 이제는 태안군이 우리처럼 작은 어촌계도 배려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하고 있다.  
붕괴위험이 높아가는 야외피크닉장
 붕괴위험이 높아가는 야외피크닉장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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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밤 교대로 5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어장을 지키고 있는 병술만어촌계는 최근 다른 어촌계들이 갈등을 벌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갈라졌던 인근 중장6리와 합병을 통해 어촌계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정 계장은 "결국은 같은 바다에서 매일 보는 얼굴인데 싸우는 것 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함께하기로 하고 결정하니 어장도 넓어지고 웃음꽃이 피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정성준 병술만어촌계장은 "어촌체험마을로 전국 최고의 마을이 되어가고 있는 병술만어촌계를 행정이 조금만 더 도와주면 더욱 튼튼히 설 수 있다"며 "충남도와 태안군이 미루고 있는 야외피크닉장의 붕괴 위험을 보완해주고, 인근 도유지에 대한 임대 문제 등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병술만어촌계, #태안반도어촌계를 찾아서, #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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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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