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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 장벽 건설 거짓말 강요 파문을 보도하는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 장벽 건설 거짓말 강요 파문을 보도하는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 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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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에게 거짓말을 강요한 것이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는 3일(현지시각) 미국-멕시코 정상 전화회담 녹취록을 입수해 "트럼프 대통령이 니에토 대통령에게 '멕시코가 국경 장벽 비용을 부담한다'고 언론에 말할 것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멕시코 이민자들의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해 접경 지역에 거대한 장벽을 건설하고, 그 비용을 멕시코 정부가 부담하도록 만들 것이라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절박한 트럼프, 멕시코 대통령 협박·회유

그러나 니에토 대통령이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이뤄진 전화회담에서 "멕시코는 장벽 건설 비용을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며 완강하게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에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라고 만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장벽에 관해 우리 둘 다 정치적인 문제(political problem)가 걸려 있다"라며 "미국인들은 멕시코가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말하고, 멕시코인들은 반대로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언론에 그렇게 말하면 나는 살아남을 수 없다"라며 "(만약 멕시코가 장벽 비용을 내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나는 더 이상 멕시코 정부 인사들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겠다고 협박하다가 "당신과 나는 항상 친구일 것"이라며 "장벽 문제를 해결하면 우리는 건국의 아버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회유하기도 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국경 장벽은 멕시코의 존엄에 관한 문제"라며 끝까지 장벽 비용 부담은 거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요청에 "장벽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론에 말하지 않겠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거짓말 잇따라 들통 '망신'

마이클 안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언론의 논평 요청을 거부하면서 "양국 정상의 전화회담 녹취록이 담긴 기밀문서의 유출이나 진위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전에도 니에토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자신의 새로운 이민정책을 칭찬했다고 말했다가 멕시코 정부가 이를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그런 대화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전화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이민정책에 관해 나눴던 대화를 언급한 것"이라고 궁색한 해명을 내놓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세계 잼버리대회에서 했던 자신이 연설에 대해 미국 보이스카웃 연맹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전화를 걸어와 칭찬했다고 주장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태그:#도널드트럼프, #엔리케페냐니에토, #멕시코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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