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국회 미방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이 질문을 받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후보자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장일 때 JTBC에 대상 주지 않았나. 문제는 태블릿PC 입수 경위가 조작됐느냐 하는 거다. 만약 절도에 의한 입수라면, 만약에 조작됐다는 게 밝혀진다면 지금이라도 책임져야 한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파면 결정의 결정적 단초가 된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가 등장했다. 조원진 무소속 의원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를 문제 삼으면서 탄핵 당시 언론 보도가 불공정했다고 주장했다.

이효성 후보자는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니다. 위원장은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지 (수상작을)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조 의원은 "문제의 태블릿PC가 절도됐다면 그를 가지고 방송을 떠들었던 사람들은 절도공범이라고 짚어두는 것"이라며 "탄핵과정에서 (JTBC 등이) 공정방송 했다고 보느냐"고 곧장 물었다. 이것이 본론이었던 셈이다.

이 후보자는 "저널리즘 원칙에 의해 (보도)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내 생각은 다르다. 거짓, 선전, 음모, 기획된 탄핵이었다.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탄핵이었고 가장 추악한 편파방송을 했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큰사진보기
▲  조원진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미리 준비한 자료사진 등을 대형화면에 띄우면서 탄핵 당시 언론보도를 '가짜뉴스'로 몰아붙였다.

"태블릿PC 입수경위, 다 거짓말 아닌가. 독일의 쓰레기통에서 주워왔는지 아닌지. 가져온 사람은 절도죄로 집어넣어야 한다.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는 1만2천 명, (탄핵 찬성) 촛불집회에 72만 명? 웃기는 소리 아닌가. (이 사진을 보면) 10배나 (태극기 집회 참석 인원이) 많은데 이런 쓰레기 같은 언론·방송들이 어디 있나. 이래도 편파방송 없었다고 하는 것인가."

이 후보자는 이에 "(조 의원이 제시한) 그 사실에 대해서는 정확한 경위를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이런 거짓말들이 100가지가 넘는데 방통위에서 (당시 언론보도에 대한 감시·감독을) 공정하게 했다고 할 수 있느냐"는 조 의원의 질문에는 "그것은 제가 (방통위에) 있을 때 일이 아니라 말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 의원은 "그래서 탄핵 과정에서 (언론보도가) 공정했느냐고 묻는 것 아니냐"며 "가짜뉴스가 6개월 동안 국민을 세뇌시킨 것이다. 가짜뉴스를 던지면 종편패널이 하루종일 그것을 떠들고... 이런 방송언론이 공정성이 있는 것인가"라고 재차 주장했다.

"후보자가 아니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물어야 할 것을..."

조 의원의 질의에 반응한 것은 여당 의원들이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금 (조 의원이 질의한) 편파방송, 허위방송으로 지적된 사안이 방통위의 일인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하는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이 방통위원장 후보에게 엉뚱하게 방심위에 물어야 할 질문을 던졌다는 얘기였다.

특히 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정부에서 추천한 사람들이 방심위원 다수를 구성하고 있는데 그들이 (조 의원이 질의한) 저 방송에 대해 어떤 제재를 했나, 안 했나"라며 "(후보자가 아니라) 당시 방심위가 제 기능을 했는지 우선 따져묻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조 의원은 "동료의원 발언에 꼬투리를 잡은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방심위에다 물어봐야 한다? 말이라고 하는 것인가. 저 분이 (JTBC의 태블릿PC 보도에) 기자상을 줬기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고 방송의 공정성을 물어본 것"이라며 "위원장이 제지를 해야 한다. 왜 꼬투리를 거나. 토론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주장했다.

큰사진보기
▲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하고 있다. 유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질의로 이용한 뒤 후보자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문제제기를 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이는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팩트 중심으로 얘기해야 하는데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여기서 쏟아내면 되겠나"라면서 "(인사청문회라는) 공적 장소를 일방적인 선전장으로 만든 것에 대해 지극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조 의원은 "(내가 제시한 자료를) 팩트가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편, '친박(친박근혜)' 핵심으로 분류되는 조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에서 탈당, 탄핵 반대 세력들과 함께 '새누리당'을 창당해 대선후보로 나선 바 있다. 그는 최근 이 새누리당에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 등과 함께 '제명' 결정을 받고 '대한애국당'이라는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