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하늘과 땅은 멀리 떨어져있어 전혀 상관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하늘이 있기에 땅이 있을 수 있고, 땅이 있기에 하늘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정치와 종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민주국가에서 정교분리, '국가가 종교의 중립성을 유지하여 정치권력과 종교를 함께 연관시키지 않는 것'는 기본입니다. 정치권력이 종교를 지배해서도 안 되고, 종교집단이 현실 정치에 영향을 미치거나 간섭을 해서도 안 됩니다.

그렇다고 정치와 종교가 무관할 수는 없습니다. 드러내는 형식과 나타내는 표현 방법은 다를지 모르지만 둘 모두가 인간들에 의해 그 집단이 형성되거나 조직 되고, 인간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불교가 2500년이 넘게 존립하며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교리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 교리를 계승 발전시켜 온 교단의 운영체제가 시대가 바뀌고 체제가 달라져도 사람들이 수용할 만큼 건강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실 정치 되짚어 보는 <부처님의 정치 수업>

<부처님의 정치 수업> / 지은이 윤성식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7년 4월 28일 / 값 15,000원
 <부처님의 정치 수업> / 지은이 윤성식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7년 4월 28일 / 값 15,000원
ⓒ 불광출판사

관련사진보기

<부처님의 정치 수업>(지은이 윤성식, 펴낸곳 불광출판사)은 석가모니부처의 삶, 석가모니부처님이 교단을 운영하고, 사람들을 대상으로 펼친 교화를 통해 현실 정치를 반추해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이 살아계시던 시대에도 전쟁이 있고, 갈등이 있고, 실직에 따른 가난도 있었습니다. 빈부격차도 있었고, 패거리정치도 있었고, 부패 권력도 있었습니다. 기득권자들은 세습하려 하고, 신진세력들은 개혁하려는 데서 발생하는 대립도 있었습니다.

그 시대에도 생존을 위한 제도가 필요했고, 최소한의 사회적 보장도 필요했습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해 줄 기준도 필요했고, 화합을 위한 어떤 제도도 필요했습니다.

책에서는 어떤 문제가 생기고, 갈등이 노현되었을 때 부처님께서는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거나 대처했는지를 통해 작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동차를 사면 자동차 보험에 가입한다. 그리고 사고가 나면 보험회사가 기본적인 손실을 보장해주리라 기대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나라에 세금을 내기에, 정부가 적어도 우리의 생존과 관련해 기본적인 수준을 보장해줄 것으로 기대해야 한다. 만약 정부가 생존의 기본적인 수준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1인당 GDP 27,000달러가 넘는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거둘 자격이 없다.' - <부처님의 정치 수업> 101쪽

어느 나라나 국민들에게는 의무가 부담됩니다. 납세 의무도 부담되고, 근로의무도 부담되고, 우리나라 남자의 경우 국방의무도 부담됩니다. 국민에게 의무가 부담된다면 국가는 의무를 다하는 국민들을 위해 의무에 상응하는 권리를 보장하고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치권과 정부에서는 그 책임과 역할, 국가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의무와 책임을 다했다면 5월을 아프게 하는 광주 민주화운동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세월호 침몰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부, 일자리 제공할 의무 있어

'<구라단두경>에는 대신이 왕에게 "농사를 짓는 모든 자들에게는 마땅히 소와 송아지와 종자를 주어, 그들로 하여금 각각 스스로 경영하게 하십시오."라고 건의하는 구절이 나온다. 농부에게 소, 송아지, 종자를 주는 것은 마치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주어 스스로 일하게 하는 것과 동일하다. 일할 권리는 불교의 관점에서 볼 때 국민의 당연한 기본권이며, 정부는 일자리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 <부처님의 정치 수업> 133쪽

우리나라는 근로의무를 다하고 싶어도 다 할 수 없는 나라일 수도 있습니다. 근로의무를 다 하려면 일자리가 필요하건만 일자리 부족에 따른 실업은 결국 의무를 방기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지옥의 나라'(헬조선)가 돼 버린 현실을 타개하려면 보다 바람직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바람직한 정책이 갖추어야 할 특징을 불교 교리에서 찾아보면 8가지, 유연성, 다양성, 개방성, 합리성, 합법성, 민주성, 혁신성, 자비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세상은 정치를 통해 바꿀 수 있으며, 정치를 바꾸는 첫 걸음은 투표장으로 가는 첫 걸음을 내딛는 것으로 절반을 이룰 수 있다는 말로 책을 맺습니다. 힌트처럼 주어지는 부처님 지혜가 결코 괜찮지 않은 세상을 정말 괜찮은 세상으로 바꾸어 가는데 이정표가 돼 주고 디딤돌로 역할 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부처님의 정치 수업> / 지은이 윤성식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7년 4월 28일 / 값 15,000원



부처님의 정치수업 - 부처님의 지혜로 설계하는 대한민국 정치

윤성식 지음, 불광출판사(2017)


태그:#부처님의 정치 수업, #윤성식, #불광출판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