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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배치 반대 200일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한 주민이 '롯데CC 결사반대'라고 쓴 펼침막을 들고 사드 반대를 외치고 있다.
 8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배치 반대 200일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한 주민이 '롯데CC 결사반대'라고 쓴 펼침막을 들고 사드 반대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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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국가는 사드 미사일 몇 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모두 지킬만한 나라, 국민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정부를 이 땅에 구성하는 것, 지킬만한 정부를 만들어주는 것이 진짜 안보이고 진짜 국방입니다."

주한 미군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서두르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사드를 반대하는 김천 주민들이 방송인 김제동씨와 함께 200일째 촛불을 들었다.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는 8일 오후 김천역 평화광장에서 주민 1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사드배치 반대 김천 촛불 200일 대동제'를 열고, 한반도 평화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사드를 반대한다고 외쳤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김제동씨를 비롯해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씨도 참석했다.

김제동씨는 "제가 생각하는 나라의 안보는 아이들을 지켜내고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자기 지역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고 자기의 일을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내는 것이 진짜 안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이어 "6.25동란 때 이 땅을 공산당으로부터 지켜냈던 분들이 이 자리에 나와 앉아계신다"며 "정부는 그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 어르신들의 후손을 지켜주는 것이 진짜 안보 아니냐"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8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8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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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 반대 200일 촛불집회에 참석한 김제동씨가 한 아이를 꼭 껴안아주고 있다.
 8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 반대 200일 촛불집회에 참석한 김제동씨가 한 아이를 꼭 껴안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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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만약 사드 미사일 한 개 포대 또는 두 개 포대로 북한 미사일 모두 막아낼 수 있다면 누가 반대하겠는가"라며 "다 막아낼 수 없기 때문에 진짜 국방을 생각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금 대한민국 국가안보를 반대하는 세력들은 국방예산 40조 주었지만 장군들 골프 친다고 빼돌리고 우리 아이들 군대 보냈을 때 물 새는 군화 만들고 총알 뚫리는 방탄복 만들어놓고 돈 빼돌리는 세력들"이라며 "사드를 반대한다고 해서 국가안보를 반대한다는 논리가 어떻게 나올 수 있느냐"고 국방부를 꼬집었다.

대구경북을 보수의 심장이라며 박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세력에 대한 비판도 내놓았다. 김씨는 "대구경북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의 고향이 아니라 노동을 이야기하고 인권을 이야기했던 전태일 열사의 고향이기도 하고 국민들이 도탄에 빠졌을 때 함께 민주화를 외쳤던 가객 김광석의 고향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의병을 일으켰고 공산세력으로부터 이 땅을 지켜냈던 모든 사람들이 사는 땅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김천과 성주 주민들을 이렇게 대우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사드 배치가 한반도에 이익이 된다면 미국과 중국이 반대하더라도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뭐라고 해도 배치해서는 안 된다.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대표하는 정부는 원칙을 세우고 중·미와 협상해야 한다. 그것이 외교"라고 말했다.

김씨는 주민들의 요청으로 김광석의 노래 '일어나'를 반주 없이 불렀다. 김씨가 노래를 시작하자 주민들은 함께 따라 부르기도 했다. 발언을 마친 김제동씨는 주민들에게 큰절을 한 뒤 내려왔다. 김씨는 무대에 오르기 전 아이들을 꼭 껴안고 손을 잡아주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씨가 8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 반대 김천주민 200일 촛불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씨가 8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사드 반대 김천주민 200일 촛불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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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씨는 "이재명 시장이 와서 여러분과 함께 손을 잡으려고 했는데 다른 일정으로 오지 못했다"며 "제가 이 시장을 대신해서 왔다. 외로워 마시고 두려워 마시라. 이재명이 여러분과 함께 사드 반대를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철 김천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롯데가 사드 부지를 제공한 지난달 27일 광장이 울음바다가 됐다"며 "정부는 계약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사드를 들이며 배치 절차를 강행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탈법이고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정부를 이대로 방관할 수 없고 국민들이 정의와 진실을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눈이 흩날리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사드 반대와 평화를 외쳤다. 무대 앞에는 촛불로 '사드 OUT 200'을 새겼고 참가자들은 '롯데CC 결사반대'라고 쓴 펼침막을 들었다.

 김천역 앞 광장에서 8일 오후 열린 200일차 사드 반대 촛불집회에서 김천 주민들로 구성된 '율동맘'이 율동을 하고 있다.
 김천역 앞 광장에서 8일 오후 열린 200일차 사드 반대 촛불집회에서 김천 주민들로 구성된 '율동맘'이 율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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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김천 주민들의 사드 반대 집회에 참석한 한 주민이 사드 일부 부품이 들어온 것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8일 오후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김천 주민들의 사드 반대 집회에 참석한 한 주민이 사드 일부 부품이 들어온 것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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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주민들로 구성된 '율동맘'의 몸짓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인디안순이, 몸짓패 '선언'의 공연도 이어졌다. 200일째 촛불을 든 주민들은 "사드 가고 평화 오라, 국정농단 박근혜 구속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한편 이날 오후 사드가 배치될 롯데골프장 인근인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는 성주와 김천주민, 원불교 교도 등 300여 명이 집회를 열고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이날부터 마을회관 일대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태그:#사드 반대, #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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