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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빠는 모두 노동자란다! 너도 커서 사회에 나가면 노동자가 되는 거야."

자녀에게 당당하게 분명한 계급 정체성을 가르쳐 주는 부모와 학교 교육이 있었다면 노동자를 바라보는 세상의 창은 달라졌을 것이다.

사회에는 사회적 계급이 존재한다. 자본주의 사회에는 소수의 자본가와 노동자 계급이 있다. 아이들에게 우리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노동자 계급이라는 것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을까.

어떻게 노동자로서 계급적 정체성을 갖게 할까. 어떻게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만들까. 노동자에게는 일할 권리, 단결할 권리, 파업이나 투쟁의 권리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까.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건강한 미래의 노동자로 살아가게 만들까.

아파트 계단 청소 중인 청소노동자를 가리키며 '공부 열심히 안 하면 저 아줌마처럼 된다'라거나 '대학가서 미팅 할래, 공장가서 미싱 할래'를 급훈으로 적어 놓은 학교에서 입시 지옥에 시달리며 자란 청소년들은 대부분 자신의 계급적 정체성을 바로 알지 못한다. 계급의 정체성에 대해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레드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이라 때론 노동자계급이라는 말조차 금기어처럼 여긴다. 노동자와 자본가라는 사회 계급적 용어 대신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로 계급을 대신한다.

노동자라는 계급적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육체노동자만 노동자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딸에게 "너도 노동자"라고 하자 "나는 사무원이에요" 하더라는 이야기에 씁쓸했다. 중간 계급들은 노동자지만 자신은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계급적 자기 정체성을 지니지 못한 탓이다.

계급간 불평등이 더욱 커지고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 신분의 수직 상승 통로는 거의 없어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층 노동자 계급으로 삶을 이어 가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계급적 정체성을 바로 알게 하고 어떻게 건강한 노동자로 불평등을 줄이며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해야하는 이유다.

<사회 계급이 뭐예요?>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책
 <사회 계급이 뭐예요?>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책
ⓒ 풀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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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계급이 뭐예요?>는 그림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을 수상한 그림책이다. 힘, 권력, 돈, 문화, 하는 일에서 생겨난 차이가 차별이 되는 것이 왜 옳지 않은지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그림과 간략한 글이 사회 계급이 역사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고 해요.
하지만 사람들을 불평등하게 만드는 것이 있어요.
힘. 권력. 돈. 그리고 문화 같은 것들이에요.

그림을 보며 아이들은 자신들이 느꼈던 불평등 상황을 떠올리며 공감을 표하기도 할 것이다. 아이들이 느꼈던 힘, 권력, 돈, 문화로 생긴 차이가 차별이나 불평등을 가져 오는 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서로 생각을 나누며 차별이 왜 나쁜지 깨닫게 될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힘 있는 사람 몇 명이 힘없는 사람을 지배하고 착취하는 사회구조에 대해, 사회 계급에 대해 정치권력, 거대 권력자본가인 대기업, 문화의 지역적 편차와 소외 지역을 예로 들어 대화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힘, 권력, 돈이 없어도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 노동자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세상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을 바로 알게 하는 것이 책이 다루는 주제다. 이 책을 추천한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공동 대표 배성호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사람들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내용들이에요. 힘센 사람이 제멋대로만  해서도 안 되고 신분이 높다고 해서 또 남자라고 여자라고 해서 차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요. 민주주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의견을 모으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회 계급이 뭐예요?>의 한 장면.
 <사회 계급이 뭐예요?>의 한 장면.
ⓒ 풀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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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계급이 뭐예요?> 중 한 장면.
 <사회 계급이 뭐예요?> 중 한 장면.
ⓒ 풀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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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말미에 사회 계급에 대해 생각해보는 항목이 있다. 그 항목과 별개로 아이들의 생각을 먼저 들어보며 생각할 것들을 논의해 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사회 계급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까요?

-생활 속에서 사회 계급을 느낀 적이 있나요? 언제 왜 그렇게 느꼈나요?
-여러분은 어떤 계급에 속한다고 생각하나요?
-여러분은 어떤 계급에 속하고 싶나요?
-계급이 없는 사회가 더 공정하다고 생각하나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계급이 없는 사회에서 더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모든 사람의 평등을 위해 정직하게 일하는 정당이 있다고 믿나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신분 등에 따른 차별 없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림을 그린 호안 네그레스콜로르는 1978년에 태어난 스페인 태생의 작가다. 광고와 신문, 어린이 책과 다른 책에 그림을 그린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해에 쓰인 글을 바탕으로 이 그림을 그렸다. 시대를 뛰어넘어 여전히 계급은 존재하고 계급 간 격차가 더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사회 계급이 뭐예요?/ 플란텔 팀 글. 호안 네그레스콜로르 그림.김정희 옮김. 배성호 추천/ 풀빛/ 12,000원



사회 계급이 뭐예요? - 2016 볼로냐 라가치 상 논픽션 대상 수상작

플란텔 팀 지음, 호안 네그레스콜로르 그림, 김정하 옮김, 배성호 추천, 풀빛(2017)


태그:##3사회 계급, ##노동자, # #자본가,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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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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