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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고있는 김용익 전 의원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고있는 김용익 전 의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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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3일 오후 4시 56분]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개헌 보고서가 새해 벽두 정치권의 논란거리를 만들었다.(관련기사:  민주당 싱크탱크, '개헌 보고서' 신문 기사에 정정 요청)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논란이 된 민주연구원의 개헌 보고서와 관련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당의 단합과 신뢰를 저해한 행위가 발견될 경우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민주당 '리셋 2017' 소속 초선의원 20명은 추 대표에게 보고서의 작성·배포 경위 등 진상 조사와 관련자 문책,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초선의원들의 성명서가 나오자 추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관련 문건은 민주연구원 소속 연구원의 개인 의견에 블과하고, 내용을 보더라도 확인되지 않은 허위의 사실과 해당 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부적절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라며 이 같이 발표했다.

이어 추 대표는 "당대표로서 그 동안 일관되게 경선관리 및 후보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공정성과 중립성을 엄격히 준수하고자 노력했다"라며 "그럼에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향후 당의 단합과 공정한 대선 관리를 저해하는 일체의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기강을 확실히 정립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추 대표는 "저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관련 문건 작성을 지시한 적도 없을뿐더러 저 역시 보도가 나온 후인 오늘에서야 관련 문건의 내용을 알게 됐다"라며 "(언론 보도처럼)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자기들끼리 돌려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 '리셋 2017' 소속 초선의원 20명은 3일 오후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보고서 사건에 대한 문책과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의원들은 다음의 세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첫째. 당내 경선이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특정인을 당의 후보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특히 민주연구원이라는 당의 공식 기구에서 낸 보고서에서 '비문 연대, 비문 전선, 비문 결집' 등의 표현을 쓴 것은 당의 분열을 자초하는 행위이다.

둘째. '국회 개헌 특위'를 사실상 무력화 시키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정 개헌안을 지지하는 의원들을 다수로 하고 적극적인 개헌론자들은 소수로 구성해야한다는 식의 의견은 개헌 특위 활동을 지지부진하게 만들겠다는 저의를 드러낸 것이다.

셋째. 개헌에 대한 우리 당의 진정성을 의심케 만들고 있다. 대선 전 개헌 반대론의 출구 전략으로 대선 후 개헌 공약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렇더라도 개헌은 사실상 실천하기 어렵다고 본 것은 우리 당의 개헌 추진 의지를 스스로 폄하한 것이다.

의원들은 추 대표에게 보고서의 작성·배포 경위 등 진상 조사와 관련자 문책, 재발방지대책 제시를,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국회 개헌특위 구성의 원칙과 기준을 상세히 밝히고, 향후 '개헌특위' 활동에 당내 다양한 의견들을 충분히 반영할 것을 각각 요구했다.

성명서에는 강훈식, 기동민, 김병기, 김병욱, 김성수, 김영진, 김영호, 김종민, 박용진, 박재호, 송기헌, 어기구, 위성곤, 이철희, 이훈, 임종성, 정춘숙, 조응천, 최명길, 최운열 의원이 서명했다.

김용익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연구원은 보고서로 당의 정책을 결정하진 않는다. 참고자료와 정보를 제공해드리고 받아들이는 것은 당 지도부의 선택"이라며 "제가 원장이 된 후부터 경선 때까지 5명의 후보를 균등지원하겠다고 했다. 너무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랬다면 가만히 있었겠냐? 이런 게 패권주의"

그러나 초선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기자와 만나 "당 공식기구에서 개헌에 대한 의견을 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왜 숨기냐?"며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이랬다면 가만히 있었겠냐? 이런 게 패권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일에는 국회 개헌특위 첫 회의가 예정되어 있는데, 민주당 소속 일부 중진의원은 이번 사태의 문제 제기를 강도 높게 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출범 이후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공략하며 지지율을 한껏 끌어올렸던 민주당이 새해 들어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얘기도 나온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도 이번 사건을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때리는 호재로 여기고 있다.

새누리당 김성원 대변인은 "문 전 대표가 개헌 얘기만 나오면 펄쩍 뛰면서 반대를 해온 이유가 드러난 것"이라며 "제왕적 대통령에 목 매고 있는 문 전 대표는 정치개혁을 위한 국민적 요구에 분명한 태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특히 15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국민의당 당권주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 전 대표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에서 대선후보 경선 규정을 비밀리에 추진하는 것과 함께 이번 개헌전략보고서는 공당으로서 비열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문 전 대표의 뜻이냐"고 물었고, 문병호 전 의원도 "민주당 싱크탱크가 문재인 패권 세력 수구파의 본산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다. 문재인 패권세력이 개헌을 막겠다는 것은 박근혜 정권의 부패한 기득권을 그대로 물려받아 자신들이 누리겠다는 오만한 의도에 다름 아니다"고 주장했다.


태그:#김용익, #민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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