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조류전문동물병원인 은평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원장 이상철입니다. 1년 전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갑자기 발생하는 응급상황에서 집에서 시행할 수 있는 응급조치방법이라는 주제로 tvN과 촬영 및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돌발행동과 여러 가지 응급상황으로 많이 당황할 수 있습니다. 응급상황은 말 그대로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상황이 더 악화되어 평생 후유증이 남게 될 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생명을 잃게 됩니다.
적절한 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하여 추가적인 진료로 치료 및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처치방법을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례1] 뽀삐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어요... 움직이지도 않아요...ㅠ
1. 힘든 상황이지만 당황하지 말고 입을 벌려 숨을 쉴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머리를 최대한 들어 기도가 직선으로 되게 합니다. 입안에 이물질이 있으면 조심스레 제거하고 혀를 앞으로 당겨 줍니다.
2. 맥박을 확인합니다.
옆으로 누워있는 뽀삐의 뒷다리 안쪽, 즉 사타구니 부위를 검지와 중지로 눌러 맥박이 뛰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정상적인 맥박은 소형견일 경우는 1분에 80-120회이고 대형견일 경우는 60-80회 정도입니다. 쇼크 상태이기 때문에 정상보다 훨씬 약하거나 없을 것입니다.
3. 제일 중요한 심장마사지를 시행합니다.
심장은 뽀삐의 앞발을 구부려 가슴에 닿는 팔꿈치 부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심장부위를 한손으로 3-4cm 정도 들어가게 1초에 2번 10-15회 눌러줍니다. 대형견일 경우는 두 손으로 5-10cm 정도 들어가게 1초에 1번 6-8회 눌러줍니다. 이때 너무 강하게 눌러 늑골골절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입을 막고 뽀삐 코에 2초정도 가슴이 부풀 때까지 바람을 불어넣어 줍니다. 코에서 입을 떼고 2초 동안 공기가 빠져 나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다시 한 번 더 바람을 불어넣어 인공호흡을 합니다. 그리고 다시 심장마사지를 시행합니다. 다시 맥박을 확인합니다. 이렇게 10분 정도를 계속 반복합니다.
[사례2] 똘이 발톱이 부러졌어요... 피가 너무 많이 나고 아파해요...ㅠ
병원 응급전화로 연락이 많이 오는 사례 중 하나로 발톱이 부러져 피가 났을 경우인데요 생각보다 많은 출혈량으로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그때는 화장지를 여러 겹으로 대어 손으로 몇 분 동안 꽉 잡고 있으면 일반적으로 지혈이 됩니다. 그래도 지혈이 잘 안되면 밀가루를 바르고 같은 방법으로 시행합니다. 말티즈, 푸들 및 페르시안과 같은 흰색 털에 묻은 핏자국은 과산화수소수로 지우면 말끔히 제거됩니다.
[사례3] 복돌이가 갑자기 거품을 물고 경련을 해요...어떡해요...ㅠ
경련 및 발작을 하는 경우는 신경계문제를 비롯해 간성, 종양, 영양성 및 호르몬 이상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일단 경련을 하면서 머리 부분을 바닥이나 사물에 부딪혀 발생하는 2차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두툼한 담요나 방석을 깔아 보호합니다.
복돌이 목걸이를 풀고 입고 있는 옷은 벗겨주는 것이 좋습니다. 구토를 하면 구토물을 제거해 주는데 입안에 있는 이물질은 조심해서 제거해야 합니다. 경련을 일으키고 있을 때는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보호자라도 손을 심하게 물려 다칠 수 있고 의식이 없기 때문에 한 번 물면 쉽게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흥분하면 좋지 않으니 시끄럽게 떠들거나 복돌이를 부르지 않습니다. 복돌이 두 눈을 살짝 감기고 눈꺼풀 위를 엄지로 지긋이 눌러주면 일시적으로 상승한 뇌압이 하강하여 진정효과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련은 수십 초에서 몇 분 정도 계속 되고 상황이 종료됩니다. 이후 복돌이를 천천히 진정시키고 가능하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