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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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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월드컵 결승전을 위해, 출국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올해 11월 1일부터 엄청난(!) 변화가 있었네요. 공항에서 주저앉아 1인 시위라도 해야 할 듯한 마음입니다. ㅠㅠ

4~5년 전인가, 여권의 입국 도장이 사라졌습니다. 나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그 나라의 출입국 도장이 여권에 쌓이는 것이 여행의 '낭만'이었는데, 그 당시의 결정도 속상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 안내판을 만나고보니, 저 같은 '스탬프 수집가'에겐 '청천벽력'이네요. 왜 이런 결정을 한 걸까요?

급하게 출국 심사를 받고 자리를 옮겨줘야 하기도 하고, 심사 카운터에선 웬만하면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려고 생글~ 웃음만 웃는 편인데, 오늘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용기를 내어 질문을 던집니다.

"도장, 안 찍어주시나요?"
"네. 없어졌어요."
"왜요?"
"네?"(이런 질문은 처음 받으신다는 표정이다)
"도장 왜 안 찍어주시는 건데요?"
"글쎄요. 의미... 의미가 없어서요."
"네? 저한테는 의미가 있는데요."


저렇게 답변을 하고는, 부랴부랴 수속 카운터를 밀려나듯 떠나 왔는데, 여전히 '저 결정'에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사태(!)는 '전자여권'으로 바뀌면서 예정된 수순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원하는 사람에겐 찍어준다던가 하는 '유연성'을 가져갔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효율성 만으로 모든 것이 '획일화'되는 것이 당연시 되는 결정은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국민의 누군가는 '여행지의 도장'을 펼쳐보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이런 결정에서 '민주주의'의 의미, 라던가, '다수결' 혹은 '효율성'에 의한 폭력성을 떠올리는 것은 비약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어쩌면, 세상의 '폭력'과 '획일화'는 이런 작은 것을 '허락'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1인 시위를 하든, 신문고를 울리든, 방법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여권에 출/입국 도장을 되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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