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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비리게이트에 분노한 국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촛불을 들기 시작한지도 7주차를 넘어 8주차가 되었다. 새누리당은 국정감사를 보이콧하며 박근혜와 최순실을 보호하려고 했으나 국민에게 제대로 사죄도 하지 않은 상태로 개헌을 통해 재집권을 노리고 있다. 단호하고도 분명하게 청산되어야 할 해묵은 잔재들이 대한민국의 안보를 외치는 코미디로 국민을 기만한다.
▲ 촛불집회 박근혜와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비리게이트에 분노한 국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촛불을 들기 시작한지도 7주차를 넘어 8주차가 되었다. 새누리당은 국정감사를 보이콧하며 박근혜와 최순실을 보호하려고 했으나 국민에게 제대로 사죄도 하지 않은 상태로 개헌을 통해 재집권을 노리고 있다. 단호하고도 분명하게 청산되어야 할 해묵은 잔재들이 대한민국의 안보를 외치는 코미디로 국민을 기만한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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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Chicken Game)이란 말이 있다.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인 게임 방식을 이르는 말이다. 지금 청와대에서는 이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본관 집무실에서 집무를 본 시간보다 관저에 머문 시간이 더 많은 걸로 확인된 대통령을 두고 여전히 "죄 없다"라고 주장하는 세력이 존재하고,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은 스스로 절대로 물러날 수 없다고 버티는 진풍경은 이미 외신에도 다 알려진 사실이다. 과연 박근혜란 인물이 자기 자신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적어도 이성적인 국가 지도자라면 세월호에 탑승한 수많은 생명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2014년 4월 16일에 본관 집무실을 비워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국민의 세금으로 엄중경호와 예우를 받는 대통령이 휴일도 아닌 주중에 청와대 관저에 있었는지조차 비서실 그 누구도 모른다고 한다. 참 믿기 어려운 행동을 한 박 대통령은 지금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렸다고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에게 지금 이 나라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그는 청와대 관저에서 버티기에 들어갔다. 건강한 국민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깊은 상처로 치명상을 입어 신음하는 짐승의 모습이 됐겠으나, 다행히도 국민들은 건강한 정신력으로 이 나라를 지탱하고 있다.

그렇게 건강한 국민들이었기에 촛불을 들고 한 마음으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까지는 국회에서 이끌어 냈다. 그러나 아직 절차가 모두 마무리 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있어야 하는데, 언제 결정이 내려질지 아무도 모른다. 또한 광장의 촛불 민심은 박 대통령 탄핵을 넘어 새누리당과 재벌의 해체까지를 요구한다. 이 또한 검찰과 정치권에 의의지가 있는지 의문인 상황이라 어떤 결론도 확신할 수 없다.

이 시점에서 냉정하게 현상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권에선 슬그머니 개헌을 향해 움직이는 조짐이 감지된다. 광장은 박 대통령 퇴진, 새누리당·재벌 해체라는 외침이 담긴 촛불들로 가득 찼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현행 헌법을 사실상 탄핵하라는 뜻으로 오해했다면, 어떤 방향으로 민의를 풀어나갈지 원점에서 다시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개헌 논의에 착수하자는 일부의 움직임은 광장으로 모인 민의를 저버리는 행동이다. 국민은 부패를 척결하라 외쳤고, 권력의 힘을 빌려 특권을 누리는 세력들을 엄벌할 개혁을 갈망한다. 개헌이 필요하다해도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특검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포괄적인 수사를 시작했을 뿐이다. 청와대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란 추측은 청와대가 여러 차레 보여준 대응방식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정치권은 특검이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고 적법하고도 공명정대하게 수사를 하도록 든든한 힘이 되어야 한다. 자칭 보수라 하는 집단들이 막무가내로 남발하는 고소와 고발을 막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권은 전혀 엉뚱하게 국민들이 촛불로 만들어낸 탄핵 정국을 자신들의 전리품으로 분배할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의원을 흠집 내 자신들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차기 권력을 움켜쥐는 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 개헌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근혜 정권에서 부역자로 활동한 자들이 슬그머니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진 점을 강조하며 다시 권력을 쥘 묘책으로 개헌을 거론한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헌은 2달 반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지금 필요한 일은 개헌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부터 해야 된다. 정치는 물론이고 경제와 문화 등 다방면에 핀 곰팡이와 먼지를 말끔히 털어낼 때다. 개헌은 정치권을 깨끗하게 청소할 기회를 날려버릴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나는 개헌논의를 부추기는 정치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하는, 청산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국정농단, #대통령 탄핵, #박근혜 탄핵, #개헌 반대,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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