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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오토텍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돌입한 갑을오토텍 노조의 농성이 1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갑을오토텍 전경.
 갑을오토텍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돌입한 갑을오토텍 노조의 농성이 1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갑을오토텍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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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오토텍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돌입한 갑을오토텍 노조의 농성이 1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갑을오토텍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돌입한 갑을오토텍 노조의 농성이 1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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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시작했던 농성 투쟁이 어느덧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있는 자동차 공조시스템 부품제조업체 갑을오토텍 이야기다. 금속노조 갑을오토텍 지회(아래 노조, 지회장 이재헌) 조합원들은 13일 현재 140일 째 농성(사측 직장폐쇄 기준)을 이어가고 있다.

발단은 갑을오토텍 사측이 7월 26일 직장폐쇄를 단행한 데 이어 8월 경비용역 배치 방침을 밝히면서부터다. 조합원들은 이에 맞서 공장 입구에 천막을 설치하고, 그곳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날이 추워지면서 조합원들은 공장 안으로 거처를 옮겼다. 휴게실에서 생활하는 조합원도 있고, 아예 공장 안에 천막을 치고 지내는 조합원도 있다.

이들의 바람은 하나다. 사측이 직장폐쇄를 해제하는 것이다. 지난 8월 말까지는 관리직 사원들이 공장 진입을 시도하다가 조합원들과 충돌하는 일이 잦았다. 갑을오토텍 서울 본사 관리직 직원들이 공권력 투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일은 없다. 조합원 가족들이 꾸린 가족대책위원회의 한 회원은 "공권력이 위협하는 상황이 없어진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른 움직임도 있다. 지난 7일 노사민정협의회에 따르면 5일 갑을오토텍 노사문제 해결 및 공장정상화를 위한 알선·조정단을 구성했으며, 노사 양측을 대면해 현안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 직장폐쇄부터 풀어라"

갑을오토텍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돌입한 갑을오토텍 노조의 농성이 1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갑을오토텍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돌입한 갑을오토텍 노조의 농성이 1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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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오토텍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돌입한 갑을오토텍 노조의 농성이 1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갑을오토텍 작업장 입구에 붙은 파업 상황판.
 갑을오토텍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돌입한 갑을오토텍 노조의 농성이 1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갑을오토텍 작업장 입구에 붙은 파업 상황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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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만난 이재헌 지회장은 '직장폐쇄가 사태 해결의 단초'라면서도 사측이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노조의 점거로 인해 4개월간 생산차질액이 900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이 지회장의 말이다.

"임금이나 단체협약은 협상테이블에 앉아 머리를 맞대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직장폐쇄를 풀어야 한다. 그러면 조합원들은 현장에 복귀할 것이다. 그런데 사측은 관리직 사원의 출입을 요구한다. 그뿐만 아니다. 업무복귀의 전제로 1년 시한의 무파업 선언을 내걸었다. 즉 1년 동안 파업을 하지 말라는 말이다."

조합 측은 마냥 사측의 태도변화를 기다릴 수만은 없는 처지다. 일단 농성이 장기화되면서 5개월 째 임금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경영진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이와 관련해 한아무개 조합원은 지난 주 수감 중인 박효상 전 대표이사를 구치소로 찾아가 면회를 신청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이사는 이를 거절했다.

박 전 대표이사는 지난 7월 특전사와 경찰 출신 직원을 채용해 노조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 11월 10일 대전지법은 박 전 대표이사의 항소심을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갑을오토텍 노조가 제기한 쟁점 네 가지

갑을오토텍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돌입한 갑을오토텍 노조의 농성이 1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작업장 인근엔 투쟁 격문을 적은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갑을오토텍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돌입한 갑을오토텍 노조의 농성이 1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작업장 인근엔 투쟁 격문을 적은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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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갑을오토텍 지회 조합원들은 공장 안에 간이 천막을 설치하고 숙식을 해결한다.
 금속노조 갑을오토텍 지회 조합원들은 공장 안에 간이 천막을 설치하고 숙식을 해결한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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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장기화되자 노조 측은 법에 호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노조 측이 제기한 쟁점은 1) 사측의 교섭거부 2) 상여금 체불 3) 대체근로 4) 대체 하도급이다. 이에 고용부는 11월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특수수사팀을 꾸려 조합의 고소·고발 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헌 위원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동료 조합원들을 독려하는 금속노조 갑을오토텍 지회 이재헌 지회장.
 동료 조합원들을 독려하는 금속노조 갑을오토텍 지회 이재헌 지회장.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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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사측의 교섭거부는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넘어갔다. 한편, 노사는 이미 상여금에 대해선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노동청에서는 이에 대해 기소의견을 냈다.

또 사용자가 쟁의행위 기간에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 수행을 위해 사업과 관련 없는 사람을 채용·대체하거나 업무를 도급·하도급하는 행위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 그럼에도 사측은 관리직 사원을 투입하는가 하면 L업체 등에 버스 에어컨을 생산하도록 했다. 이 점 역시 결론은 기소의견이다."

농성이 장기전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결기는 여전하다. 입사 24년 차인 성아무개씨는 "가족들이 힘들어 하지만 아빠의 싸움이 일터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이해하고 양보해준다"라면서 "어서 법적 판단이 내려져 업무에 복귀하고 싶다"라고 고백했다.

'연대'라는 이름의 손길들

지난 10일 천안, 아산 지역 시민단체 회원 50여 명이 갑을오토텍을 찾아 조합원들이 겨울에 먹을 김장김치를 담갔다.
 지난 10일 천안, 아산 지역 시민단체 회원 50여 명이 갑을오토텍을 찾아 조합원들이 겨울에 먹을 김장김치를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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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는 장기투쟁대책기금(장투기금)을 집행해 갑을오토텍 지회를 지원하기로 했다. 장투기금은 원래 장기투쟁으로 6개월 이상 임금을 받지 못한 조합원의 생계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인데, 갑을오토텍의 상황을 감안해 앞당겨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채권 판매도 활발하다. 갑을오토텍 지회에 따르면 10일 기준 총 8억 원 목표액 가운데 3억 원가량이 판매됐다고 했다. 지역 시민단체도 지원에 나섰다. 지난 10일 천안·아산 시민단체 소속 시민들 50여 명이 갑을오토텍 공장을 찾아 조합원들과 김장을 담갔다. 배추 600포기 분량이었는데, 배추는 해남농민회가 후원했다.

이재헌 지회장은 "이렇게 투쟁을 위한 조건을 마련해주니 계속 싸워 소기의 성과를 이루도록 하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태그:#갑을오토텍, #이재헌 지회장, #박효상 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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