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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영화 <자백> 공동체상영회가 3일 샌디에고, 애틀란타, 산호세, 필라델피아에서, 4일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6개 대도시에서 열렸다.

MBC 해직언론인이자 현 뉴스타파 앵커인 최승호 감독은 동포들의 초대를 받고 캘리포니아로 왔다. 최 감독은 상영회장에서 또는 온라인 상으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눴고,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지역마다 영화상영 전후로 촛불집회 또는 피켓 시위를 하기도 했다.

중국취재 때 접경지역에서 있었던 위험 순간과 여권을 뺏길 뻔 했던 사건들, 국정원이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은 이야기를 최승호 감독으로부터 직접 전해들은 동포들은 "<뉴스타파> 등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성역을 가리지 않고 보도를 하는 양심언론에 대한 후원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촛불 집회를 이어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불의한 정권의 유지를 위해 국정원, 검찰, 언론이 폭력을 저질렀다"며 영화를 본 동포들은 분노와 탄식을 쏟아냈다. "본인들이 공직에 있을 때 조작한 간첩사건들이 무죄판결이 났는데도 사과 한마디도 없고 처벌받지도 않은 김기춘과 원세훈 등을 어떻게 처벌해야 할까"를 묻는 참석자들도 많았다.

애틀란타 상영회 후 열린 관객과의 온라인 대화에서 '국정원 개혁, 언론 개혁은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질문을 받은 최 감독은 "서류 위조로 간첩을 만들어 내는 국정원에 수사권을 주지 말고, 정보수집 기능만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며 "미 의회가 CIA를 견제하듯이, 한국도 국회가 국정원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남재준 국정원장의 간첩조작사건에 대한 사과 발표가 2014년 4월 15일이었다. 다음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는데 당시 어떤 생각이 들었나?'라는 질문에 대해 최 감독은 "앞으로 취재를 통해 사건들의 연관을 밝힐 것이다"라고 말했다.

관객들은 '큰 언론사와 독립언론사에서 일할 때의 차이','탐사보도 저널리스트가 되려면?', '구상 중인 차기 작품은?'에 이르기까지 과거사 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잇는 질문들을 쏟아냈다. 최 감독은 "공영방송 소속으로 일할 때는 취재상대방의 협조도 얻기 쉽고 스탭들도 많아 편리한 반면, 작은 독립언론사에서는 취재협조를 받기는 어렵지만, 주제를 가리지 않고 철저하게 뿌리까지 밝혀낼 수 있다"고 했으며 " 앞으로 재벌 관련 몇 가지 주제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최승호 감독과 온라인 대화가 감동적이었다는 평이다
▲ 3일 열린 애틀란타 공동체 영화상영회 최승호 감독과 온라인 대화가 감동적이었다는 평이다
ⓒ 장승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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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사람사는 세상'의 초대를 받은 최승호 감독은 <자백> 공동체상영회가 열리는 샌디에고 공공도서관으로 나와 관객들과 생생 대화를 가졌다. 상영회에는 샌디에고 동포들 100여 명이 참석하여 영화 <자백>과 시국에 대해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최 감독은  "해외동포들의 후원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필라델피아에서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필라델피아 사람들'이  한인마트 앞 3차 촛불시위를 한 데 이어, 오후 7시 알버트시니어데이센터에서 <자백> 공동체 상영회를 진행했다. 필라델피아 상영회에는 멀리 볼티모어에서 올라온 가족을 비롯해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 50여 명이 모였다.
3일 최승호감독과 온라인 대화도 있었다
▲ 필라델피아 시위 및 영화상영회 3일 최승호감독과 온라인 대화도 있었다
ⓒ 필라세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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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객은 "<자백>에 담긴 유우성씨의 사례와 같이 간첩혐의를 받았던 분들 상당수가 다행히 법원 판결을 통해 무혐의임이 밝혀져도, 일단 언론을 통해 간첩혐의가 집중적으로 보도되면 많은 사람들이 실제 간첩사건으로 기억하게 된다"며 " <자백>을 통해 그러한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신 점, 그리고 집요하게 가해자들을 취재하는 과정 등을 기록으로 담아 주신 점에 감사하다"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

또한 삼성이나 국정원 등 거대 권력을 대상으로 한 취재 과정의 어려움이나 두려움에 대한 질문에 최 감독은 이렇게 밝혔다.

"국정원은 질문이나 자료 요청을 해도 답변을 주지 않아 취재 진행이 어렵다. 삼성이나 국정원 등 거대 권력을 상대할 때 두려움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해야되는 일이니까 하는 것이다. 다른 언론이었다면 보도가 어려웠을 수도 있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광고료가 아닌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광고주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그런 점에서 뉴스타파가 좋은 점도 있다. 일부 권력에 아부하는 언론인들을 보면 안타깝다. 권력은 오래 가지 않을 뿐더러, 또 과거와 달리 점점 더 의식있는 시민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권력을 좇는 해바라기 언론인들이 오래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3일, 북가주 쿠퍼티노에서 200여 명이 모여 영화 <자백>을 관람했고, 제 4차 촛불시위를 가졌다.

4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영화 상영회에서 최승호 감독이 직접 상영회에 참석해 관객들과의 대화를 가졌다.
3일 열린 공동체 영화상영회 이후 촛불집회도 있었다
▲ 북가주 영화상영회 3일 열린 공동체 영화상영회 이후 촛불집회도 있었다
ⓒ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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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페이스 북과 포털사이트마다 관객들의 영화감상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자백>은 유우성씨 간첩 조작으로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재일 교포 유학생 간첩 조작에 이르기까지  <뉴스타파>의 최승호 감독님이 취재한 국정원의 간첩 조작 사건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불의한 정권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사용되어야 할 권한을 어떻게 불법적으로 불의하게 사용하였는지 확인하며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상황 가운데 진실을 보도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지켜야 할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하며 정의로운 민주주의국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뉴스타파>와 같은 바른 언론이 얼마나 소중한가 되새길 수 있었지요. 영화 상영 종료 후 최승호 감독님과 연결하여 영상 통화를 통해 인사의 말씀을 듣고 질의 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참석한 모두에게 더욱 더 기억에 남는 행사가 되었습니다.(장승순)"

"많은 페친들에게 강추하며 아직도 박정희 신화나 박근혜 동정론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꼭 봐야한다.(오경석)"

한편, 영화 <자백>과 이 영화에 대해 언급한 손석희의 앵커브리핑은 동포들이 자주 가는 웹사이트에서 큰 호응과 주목을 받고 있다.

샌디에고 상영회에 참석한 한 관객은 페이스북에 최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과 '고백과 자백, 진퇴와 퇴진사이에 커다란 간극'을 말했던 손석희 앵커의 앵커브리핑을 감상평으로 올리기도 했다.

"가해자로 등장하는 인물은 지금 우리도 잘 알고 있는 그 사람.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 검사 김기춘. 누군가는 그를 일컬어 '현대사 질곡의 핵심' 이라고 말했다지만, 정작 그는 그 일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어두운 역사를 버텨온 사람들을 절망하게 만든 '모른다'는 그 대답, '모른다'는 그 말은 40년이 지난 오늘에도 마찬가지였지요."

"'퇴진'은 구성원 전체나 책임자가 물러난다는 의미, 즉 전면적인 자기반성을 뜻하지만 '진퇴'는 물러섬과 나아감, 즉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 촛불은 바람이 불면 언제라도 꺼진다는 누군가의 소망을 진퇴라는 단어는 품고 있었습니다. 물론 자신은 주변을 관리못한 것 외에는 잘못이 없다는 고백도 자백도 아닌 주장과 함께 말입니다. 그렇게 '고백'하지 않는 그들은 '퇴진'하지 않을 방법을 모색중인 가운데, 또다시 찬 겨울 거리로 나와야하는 시민들…그러나 역사는 뜨거웠던 겨울로 기록할 지금 이 거리에서 그 역사에 우리는 무엇을 고백할 것인가…"

다양한 문화 행사 및 시국집회, 시사 및 정치게시판을 통해 해외동포들은 조국의 촛불 민심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 주 탄핵소식을 기대하는 의견과 한국 소식들을 공유하며 시국집회를 계획하는 것으로 보아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태그:#자백, #최승호 감독, #공동체 상영, #미국, #손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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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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