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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을 전공한 언니와 동생이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씽씽걸스
▲ 씽씽걸스 국악을 전공한 언니와 동생이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씽씽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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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몸이 상당히 좋지 않았어요. 병원에 가도 병명도 나오지 않고 아픈 곳은 상당히 많고요. 그러다가 장고를 배우게 되었는데 장구를 치면서 몸이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어요. 2010년부터 한국전통예술원에서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인 경기민요를 이○○ 선생님께 배우기 시작하면서 몸 아픈 현상이 많이 가셨죠."

요즈음 한창 뜨고 있는 '당달구야'라는 트로트 가요를 부르는 친자매인 '씽씽걸스'는 2016년 4월에 음반을 내고 데뷔를 했다.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에 거주하고 있는 효선(언니), 효심(동생) 자매는 친 자매이다. 언니 효선양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동생 효선양은 중국어과를 나왔다.

"우리소리를 하다가 우연히 가요경연대화에 나가게 되었어요. 제가 동생에게 함께 나가자고 권유를 했죠. 그곳에서 입상을 한 후 작곡가 선생님께서 둘이 듀엣으로 음반제작을 해보자고 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처음에는 자신이 없어 한참이나 망설였어요. 그러다가 노랫말이 우리들에게 잘 맞는다고 해서 지난 12월부터 취입준비를 한 것이죠."

친 자매인 씽씽걸스는 언니의 권유에 따라 트로트 가요경연대회에 나갔다고 한다
▲ 노래하는 자매 친 자매인 씽씽걸스는 언니의 권유에 따라 트로트 가요경연대회에 나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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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 이광수의 <흙>에서 따온 '당달구야'는 땅을 단단하게 다지는 노동요인 '지경(地硬) 다지기'를 말하는 것이다. 그 후렴에 보면 '에헤라 달고'나 '아하어허 당달구야' 등의 받는소리가 이어지는데 그 받는소리를 노래의 제목으로 인용한 것이다. 대개 노동요는 선소리꾼이 메김소리를 선창하면 많은 사람들이 뒷소리인 받는소리를 부르는 형태로 이어진다.

노동요는 긴 시간에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작업현장에서 많이 불려진다. '달고소리' 혹은 '당달구야'라고 부르는 지경소리는 땅을 단단하게 다지면서 집안의 안과태평을 기원하는 소리이다. 이 소리는 집을 지으면 효자효녀를 낳고 자손들이 번영하며 부귀공명할 것을 기원하는 소리로 나타난다.

올 2월에 '당달구야'를 타이들 곡으로 데뷔를 했다
▲ 앨범쟈켓 올 2월에 '당달구야'를 타이들 곡으로 데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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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성 노래인 '당달구야' 

춘원 이광수의 <흙>에 실린 당달구야 역시 이런 기원성 소리로 나타나고 있다. 아들을 낳으면 효자와 충신을 낳고 딸을 낳으면 효녀와 열부를 낳게 해달라는 소리로 시작해 조상과 자손이 천만년 부귀를 누리고 살아갈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저는 민요를 배웠기 때문에 소리를 할 때 그 분위기를 알고 있지만 동생은 민요를 배우지 않았어요. 그래서 둘이서 연습을 할 때 애를 먹기도 했죠. 저희들은 주로 <당달구야>와 같은 우리 민요성 노래와 트로트를 부르는데 민요처럼 부를 때는 동생이 힘들어하고 트로트를 부를 때는 제가 잘 되지가 않아 애를 먹기도 하고요. 그래서 남들보다 더 많은 연습을 한 것 같아요."

쟈켓에 수록된 씽씽걸스 사진
▲ 쟈켓사진 쟈켓에 수록된 씽씽걸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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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효선 양은 몸이 좋지 않아 무당집을 찾아가면 "신이 왔으니 내림굿을 해야 한다"는 소리를 했다고 한다. 병원을 수도없이 찾아다녔지만 병명도 모른 채 고통으로 날을 보내다가 몸의 고통을 잊고자 장구를 배우고 소리를 배워 가수로 활동하게 된 '씽씽걸스'. 일반 트로트 가수들과는 다른 독특한 경기민요의 창법을 구사하는 그녀들의 소리는 감칠맛이 있다.

우리나라 전통예술가들과 대중가요를 부르는 가수들 중에는 신기가 있다는 이야길 듣고 내림굿을 한 후 불리지는 않고 신주단지만 모신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한다. 일부 학자들은 예술인이나 연예인도 무속인들과 같은 신명(神明)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앨범 타이틀곡인 '당달구야'는 춘원 이광수의 <흙>에 나오는 지경소리 가사이다
▲ 당달구야 앨범 타이틀곡인 '당달구야'는 춘원 이광수의 <흙>에 나오는 지경소리 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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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서 만난 '씽씽걸스', 독특한 창법이 일품

지난 주말 수원시 권선구에 소재한 권선가구상가 세일행사장에서 만난 씽씽걸스. 두 자매가 나란히 율동을 하며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있다가 그 소리에 빠져들었다. 민요를 전공해서인지 창법이 남다르다. 그런 독특한 창법을 구사하는 가수들이 요즈음 트로트 가수 중에 상당수가 있다.

"제가 키가 작은데 언니예요. 사람들은 제가 작다고 동생인줄 알아요."

노래를 한 곡 부른 후 구경꾼들을 향해 언니 효선 양이 하는 말이다. 곁에 있던 동생 효심 양도 사람들이 자신이 키가 더 커서 언니인 줄 안다는 것이다. 앙코르를 외치는 관객들 때문에 몇 곡을 더 부른 후에야 자리를 떠났다.

차세대 트로트 가수로 유망한 씽씽걸스의 공연
▲ 씽씽걸스 차세대 트로트 가수로 유망한 씽씽걸스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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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초대를 받아 무대에 서고 있어요. 노래를 부르면 반응도 좋고요. 사람들이 저희 노래를 듣고 난 후에는 옷을 한복으로 갈아입고 민요도 부르고는 해요. 저희는 이제 새롭게 시작을 했기 때문에 아직은 노력을 더 해야 해요. 가요계에 개성이 강하고 실력이 뛰어난 선배님들이 많잖아요. 저희들도 열심히 노력해서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아야죠"

효선 양은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해서 더 좋은 노래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겠다고 하면서 지켜봐 주기를 바란다고 한다. 아직은 가요계에 데뷔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씽씽걸스의 노래를 들어보면 언젠가는 상당한 인기 트로트 걸그룹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선다. 언제까지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자매듀엣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타워와 티스토리 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씽씽걸스, #트로트, #경기민요, #효선, #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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