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민황이가 전신주에서 떨어져 처참하게 죽은 모습.
 민황이가 전신주에서 떨어져 처참하게 죽은 모습.
ⓒ 예산군

관련사진보기


올해 자연의 품에서 45년 만에 알을 낳고 새끼를 키워내 전국뉴스의 초점이 됐던 예산황새 민황이(암컷, K0003)가 전깃줄에 걸려 감전사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이에 충남 예산군과 한전이 예산황새공원 주변 전신주의 감전예방대책을 내놓았으나 "황새 감전사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여론의 질책이 따갑다.

예산군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2시쯤 예산황새공원 옆(마을 쪽)에 있는 전주의 전깃줄에 민황이의 날개가 걸려 감전사했다.

이를 현장에서 목격한 황새사랑 강희춘 회장은 "사고 당시 만황이(수컷)가 전신주 맨 꼭대기에 앉아 있었는데 신랑(만황이)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 앉으려던 민황이가 양쪽 날개가 전깃줄에 닿자 '꽝' 소리를 내며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민황이는 날개부분이 타고 살이 찢겨져 죽었다. 그로 인해 황새공원도 정전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 들어 황새가 공원 근처에서 감전사한 것이 두 번째다. 최소한 황새가 많이 모이는 공원 근처 전봇대에는 감전방지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 천연기념물과 자연환경복원에 대한 한전의 무지와 방관을 그대로 드러낸 사고다"라며 한국전력공사의 무관심을 겨냥했다.

감전사한 민황이는 2013년에 태어났고 지난 2015년 9월 자연방사됐다. 지난 3월에는 북녘땅까지 날아갔다가 열흘 만에 다시 돌아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만황이(K0005)와 짝을 맺고 지난 4월에 새끼황새 두 마리를 부화해 자연황새 멸종 45년 만에 자연복원에 성공,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주인공이다.

예산군은 지난 5일 환경부·문화재청 직원 및 한국교원대 황새연구진과 함께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를 방문해 황새감전 안전대책 마련을 논의했다.

군청 박경우 천연기념물팀장은 "허태요 전력사업처장 및 관계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책을 논의했고, 오는 11월까지 황새공원 인근 및 주 먹이활동 주변에 있는 전신주에 절연체 교체작업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군에서도 LG상록재단에서 후원하는 사업비로 인공횟대 등 황새가 쉴 수 있는 시설을 더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박시룡 박사는 황새 감전사와 관련해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복원한 황새를 야생으로 방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처럼 위험한 상황에서 황새를 계속 방사할 경우 감전사하는 비극이 계속될 것이다"며 "감전예방대책 및 인공횟대 설치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야생방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예산황새공원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총 15마리의 황새를 야생방사했다. 이 가운데 그해 11월 일본까지 날아간 산황이(K0008)가 가고시마현 공항에서 비행기에 부딪혀 죽었고, 지난 8월 태황이(K0012)가 광시 가덕리에서 감전사해 이번 민황이(K0003)까지 모두 3마리를 잃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예산황새, #황새 감전사, #황새자연복원, #천연기념물, #예산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