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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월부터 운전면허 시험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필기시험과 장내기능시험이 강화되며 도로주행 시험의 경우도 채점 기준이 다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운전면허시험이 어려워지기 전에 면허를 취득하려고 학원을 찾고 있다. 삼십 대 중반이 훌쩍 넘은, 늦은 나이에 2종 자동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생전 처음 핸들 잡고 운전면허증을 발급받기까지 2주간의 좌충우돌 과정에서의 경험과 단상을 담았다.

학원 선택에서 유의할 점 세 가지

강남운전면허시험장
▲ 강남운전면허시험장 강남운전면허시험장
ⓒ 조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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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시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기에 다짜고짜 싼 곳을 골랐다. 서울 근교의 학원들의 경우, 기본교육 시간(학과 5시간, 장내기능 2시간, 도로주행 6시간) 가격은 대략 46~56만 원 선(도로주행 시험 응시료 포함). 20만 원대의 학원도 있었으나 그런 학원들은 전부 모형자동차 형태의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실내운전면허연습장이었다.

시뮬레이터로 운전연습을 하는 건 실제 운전과 다소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또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는 무료 시뮬레이터가 비치되어 있다. 이에 실내운전면허연습장 등록은 포기했다. 하지만 운전면허를 취득한 지금 시점에서 생각해 보면, 실내운전면허연습장도 잘만 활용하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기분을 덜 버려가며(?) 운전면허 취득에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언급함.)

도로주행의 경우 합격을 위해 코스를 미리 암기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학원들마다 코스 약도만 주는 곳이 있고 학원 홈페이지에 코스 동영상이 추가로 올라와 있는 경우도 있다. 운전을 아주 잘 하면 코스 암기가 딱히 필요치 않겠지만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코스를 암기해두는 것이 좋다. 학원 홈페이지에 코스 동영상이 제공된 경우 코스 암기에 당연히 더 유리하다.  

강사들의 친절함 정도는 많은 이들이 학원 선택에 있어 굉장히 신경 쓰는 부분이다. 학원 강사들의 친절함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많이들 하게 되는데 학원 고객게시판의 시험 후기들은 학원의 필터링을 거친 것인지 칭찬 일색이다. 따라서 학원 내 고객게시판의 모니터링은 큰 의미가 없다.

포털사이트의 개인블로그에 올라온 후기 등을 참조하는 게 더 정확하다. 하지만 강사들이 친절하고 잘 가르쳐준다는 글을 찾는 게 쉽지만은 않을 거다. 또 같은 학원 안에서도 친절하고 잘 가르쳐주는 강사가 있고 불친절하고 화를 잘 내는 강사도 있다. 때문에 이 부분은 학원 선택 단계에서 크게 고심할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어느 정도 마음을 비우고 불친절한 강사가 배정되면 수업 종료 후 데스크에 불만사항을 명료하게 전달하고 강사 교체를 요구하면 된다.

지금은 쉬운 필기시험과 장내기능시험

운전면허시험 학과문제집 맨 뒷면의 교통안전표지일람표
▲ 교통안전표지일람표 운전면허시험 학과문제집 맨 뒷면의 교통안전표지일람표
ⓒ 조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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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시험 준비는 학원에서 제공하는 얇은 문제집이나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문제은행 파일을 보면 된다. 2종은 60점, 1종은 70점만 넘으면 되는 객관식 절대평가 시험이기 때문에 쓸데없이 힘쓸 필요 없다.

시험은 종이 시험지 대신 컴퓨터로 치르며 정해진 시간이 없다. 평일 오전 9시부터 16시 30분까지 전국시험장에 가서 바로 응시할 수 있다. 장내기능시험 역시 과거에는 T코스, S코스 등이 어렵기로 악명이 높았다지만, 현재는 그냥 50미터 직진이 전부이기에 따로 준비할 게 거의 없다. 기어 조작 방법, 깜빡이, 전조등, 와이퍼 조작 방법 등을 해보고 액셀러레이터도 밟지 않은 상태에서 저속으로 전진하다 한번 정지하고 다시 가는 게 전부다.

여기까지는 학원 교육이 별로 필요치 않다. 혼자서 면허시험장에 비치된 시뮬레이터 등을 이용해 연습해 보아도 되고 운전할 줄 아는 친구에게 운전석의 기기 조작 방법을 설명 듣고 몇 번 해보면 된다. 다만 11월 이후부터 필기와 장내기능시험이 상당히 어려워진다니 주의할 것.

도로주행시험의 낙방

학원에서는 총 6시간의 주행 연습을 하는데 이 중에서도 1~2시간은 실제 도로가 아닌 학원 내에서 주행 연습을 한다. 따라서 실제 도로에서 주행 연습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실제 시험에서 도로주행 코스는 5킬로미터 이상의 거리이며 총 4개의 코스를 숙지해야 한다. 또 코스에 따라 신호위반에 잘 걸리는 함정 같은 부분이 있기도 하다. (예를 들면 오거리에서의 우회전 시) 이런 부분에 대한 설명을 4~5시간의 주행연습 동안 강사에게 충분히 듣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기본교육 시간이 끝나면 10만 원가량을 별로로 납부하고 추가교육 2시간을 다시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원 측에서 이런 식의 추가교육을 유도하는 곳도 있는 것 같다. 내 경우는 도로주행 기본연습을 이틀 동안 6시간 받고 그다음 날 바로 도로주행시험을 봐서 앞서 언급한 오거리에서의 2시 방향 우회전에서 신호위반으로 실격처리 되었다. 이후 따로 추가교육을 받지는 않았다. 강사가 교육 중 자꾸 화를 내서 배우는 내내 기분이 나빴던 데다 교육의 질도 높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신 강남면허시험장에 있는 무료 시뮬레이터로 혼자 주행연습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곳의 시뮬레이터는 핸들이 고장 난 상태라 운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외려 감각을 잃게 할 것 같았다. (단, 핸들을 조작할 필요가 없고 직진만 하면 되는 장내기능시험 준비에는 여전히 도움이 될 것 같다)

연습면허를 활용한 도로주행연습

그래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아버지 차를 이용한 실제 도로에서의 주행연습이었다. 장내기능시험에 합격하면 연습면허증이 발급된다. 연습면허증도 면허증이기 때문에 연습면허증 소지자는 일반도로에서 '주행연습'이라는 글자를 쓴 종이를 차에 붙이고 2년 이상 운전을 한 동승자와 함께 운전연습을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학원에서 받은 교육보다 아버지와 함께한 주행연습이 운전을 숙달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집 주변에서 가까운 운전연습하기 좋은 도로나 공터, 주차장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곳에서 시간 압박 없이 충분히 차를 몰다 보면 운전이 몸에 익고 자신감이 생긴다. 운전에 자신이 생기면 이제 도로주행 시험 코스를 암기해야 한다. 학원에서 나눠주는 코스 약도도 반복해서 보고 학원 홈페이지에 동영상이 올라와 있으면 동영상도 같이 보면 암기에 도움이 된다.

내가 선택한 학원은 별도의 코스 동영상을 제공하지 않았는데 인터넷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먼저 합격한 어떤 분께서 친히 코스별 동영상을 본인의 개인블로그에 올려주셔서 그 영상을 반복해서 본 것이 도로주행 시험 시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블로거들이 올린 코스 동영상이 실제 시험 코스와 약간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평일 낮 차량이 적은 시간에

코스를 외우는 것 외에 시험일과 시간을 차량이 가장 적은 시간대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주말과 출퇴근 시간을 피해서 선택하면 된다. 일기예보를 확인하여 비가 오는지 여부도 살펴야 한다. 비가 오지 않고 날이 맑을 때를 고르는 것이 당연히 더 유리하다.

실제 시험에서 불합격은 70점 이하의 점수로 인한 불합격보다 신호 위반이나 중앙선 침범 등에 의한 실격 때문인 경우가 많다. 물론 가랑비에 옷이 젖듯 작은 실수가 쌓이면 불합격할 수 있으므로 감점요소도 확인해두어야 한다. 학원이나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 등에서 도로주행 시험 감점기준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니 시험 전 확인은 필수!

덧붙이는 글 | [늦깎이 운전면허 취득 후기②]로 이어집니다.



태그:#운전면허시험, #학과시험, #장내기능시험, #도로주행시험, #강남운전면허시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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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노무사. 반려견 '라떼'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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