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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규모 5.8 지진이 발생한 지난 12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센터에서 유용규 지진화산감시과장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브리핑하는 기상청 관계자 경주 규모 5.8 지진이 발생한 지난 12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센터에서 유용규 지진화산감시과장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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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경주 지진, 전국 원전 가동 이상 없어' (속보)"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1, 5.8의 지진이 발생한 지 40여 분 만에 휴대폰에 도착한 속보 알림이다. 진앙지가 월성 원전, 고리 원전, 경주 방사능폐기물처리장 등 대표 노후 원전 시설들이 모인 곳과 멀지 않은 터라, 지역 사회는 물론 타 지역 일부 시민들의 관심도 이들 원전의 안전에 몰렸다. 특히 월성 원전의 경우, 지진 발생 지역과 27km 떨어진 지점에 있어 불안이 가중됐다(관련 기사 : 경주서 규모 5.8 2차 지진 "지진 관측 이래 최대 규모".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 공동대표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노후 원전 가동은 중단해야하고, 새 원전 건설 대신 빠른 시일 내에 소규모 발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탈핵·에너지전환 모임은 원자력 에너지의 위험성을 알리고 추가 원전 건설을 막기 위해 야당 의원 22명이 지난 6월 21일 발족한 단체다. 

우 의원의 주장은 간단했다. 지진이 발생한 단층 위에 세워진 원자력 발전소가 과연 안전하겠느냐는 것이었다. '살아 움직이는 땅', 즉 활성 단층 위에 원전을 짓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설계 수명 30년이 지난 월성 1호기의 경우, 시설 노후화로 인한 안전성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우 의원은 13일 성명을 통해서도 "이번 지진이 발생한 양산 단층대에 대해 원전 업계는 그동안 원전 설계에 반영할 우려가 없다고 했지만 그들의 주장이 틀렸음이 이번에 확인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이번 지진을 "예방적 효과를 준 좋은 지진"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추후 대형 지진이 발생할 경우 지금으로선 어떤 대응도 할 수 없음을 인식시켰다는 것이다. 아래는 우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원전, 내진 설계 돼있으니 안전하다? 명백히 잘못된 말"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 대표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왼쪽)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표결 강행처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 대표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왼쪽)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표결 강행처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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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지진으로 드러난 가장 큰 위험은 무엇인가. 
"규제 지침을 보면, (원전 부지를 선정할 때) 지진 활성 단층 여부를 정밀 조사하게 돼 있다. 원전 부지 반경 5km에서 40km 이내 활성단층이 있는 경우 반드시 해야 하는 조사다. (월성 원전, 고리 원전 건설 당시) 해당 부지가 활성 단층이라는 주장이 있었음에도 '죽어있는 단층'이라며 제대로 조사 하지 않았다. 해수면 아래 단층 조사도 마찬가지다. 그런 상태에서 내진 설계를 하고 건설한 원전이다. 안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내진 설계를 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기계 수명이라는 게 있지 않나. 설계 수명 30년이 넘어가면 내진 역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월성 원전의 경우 굉장히 위험한 상태다. 노후 원전 가동이 중단돼야 하는 이유다. 지진 안전 지대라고 믿고 살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명백히 드러난 것 아닌가."

- '내진 설계가 돼 있으니 원전은 안전하다'는 주장은 틀렸다는 것? 
"명백히 잘못된 거지. 월성 원전은 진도 6.5 규모(를 대비한) 내진 설계를 했다. 하지만 한반도 최대 지진 규모가 7.45까지 가능하다고 발표한 논문도 있다. 더 큰 지진이 날 경우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도 6.5 이하 지진을 견딘다 해도, (원전을) 오래 사용하면 그 (내진) 설계 값이 제대로 나올 수 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단층 조사도 제대로 돼 있지 않으니, 무방비 상태에 가까운 것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당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지진을 언급하며 "원자력발전소, 방폐장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지진 대책을 전면 재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에 구체적 노력을 당부한다면.
"맨날 말로만 하면 뭐하나. 다시 말하지만, 신규 원전 건설 하지 말고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하면 된다. 특히 (설계 수명 30년이 지난) 월성1호기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 전체 발전 방향을 신재생 에너지로 돌려야 한다."

- 정부의 늑장 대처가 아쉽다는 여론이 많다. 
"원전을 건설할 당시, 단층에 대한 검토가 거의 안 돼 있었다. 단층을 다 무시하고 건설한 거다. 어제도 마찬가지다. 지진이 나고 나서야 비상 대응이 됐지 않나. 지진 대응에 대한 시스템이 거의 논의되지 않고 있다."

"이보다 더 센 지진 났다면... 이번 지진, 예방적 효과 줄 것"

12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부해수욕장에 있는 해상누각 앞 다리인 영일교의 모습. 이날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 탓에 균열이 발생해, 포항시 관계자들이 영일교 접근을 막고 있다.
 12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부해수욕장에 있는 해상누각 앞 다리인 영일교의 모습. 이날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 탓에 균열이 발생해, 포항시 관계자들이 영일교 접근을 막고 있다.
ⓒ 독자 전병조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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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 신고리 원전이 있는 부산, 울산 지역은 어떤가.
"그 지역도 다 활성 단층대 위에 있다. 거기다가 그 지역은 원전이 집중돼 있지 않나. 고리의 경우 한 군데 10기가 밀집해 있다."

- 지난 2012년 국정감사 당시 경주 방사능폐기물처리장(방폐장)의 안전성 문제도 제기한 바 있다. 지속 되는 원전 안전 문제, 앞으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당장 없애기는 어려울 거다. 내진 설계 여부와 단층에 대한 검토도 다시 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라는 말이 명백히 허구임이 드러나지 않았나. 어찌 보면 이번 지진은 예방적 효과를 준 아주 좋은 지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보다 더 센 지진이 났다면 아무 대응도 못했을 것이다. 경고를 확실히 해준 거지. 단층 조사 제대로 하고, 노후 원전이나 신규 건설은 중단해야 한다. 이와 함께 빠른 시일 내 태양광 에너지 등 소규모 발전으로 전환하는 정책이 이뤄지도록 해야겠다." 

-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이 준비하고 있는 대응이나 대책이 있나.
"오늘 관련 성명을 냈다. 부산·경남 소속 의원이 고리와 월성 현장을 찾아 현안 점검도 벌였다. 점검 결과를 토대로 대응을 논의할 계획이다."


태그:#지진, #박근혜, #우원식, #탈핵,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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