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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날 홍 지사는 "이런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돼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 웃음 띤 홍준표 "소명하러 왔습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날 홍 지사는 "이런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돼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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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일 오전 10시 30분, 홍준표 경남지사는 과연 웃을 수 있을까?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홍 지사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여는데, 어떤 판결이 내려질지 관심이 높다.

홍 지사가 고 성완종 전 국회의원 겸 경남기업 회장한테 불법정치자금 1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은 지난해 4월 9일, 고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남긴 메모지가 발견되면서 불거졌다.

홍 지사는 옛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당 대표 경선을 앞둔 2011년 고 성 전 회장 측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홍 지사는 지난해 5월 8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불구속 기소됐다.

성완종 메모지에는 홍 지사 이외에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서병수 부산시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등장했다.

검찰은 8명 가운데 홍 지사와 이완구 전 총리만 기소했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재보선을 앞두고 고 성 전 회장한테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총리는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항소했다. 지난 8월 30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 전 총리한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홍 지사는 지난 8월 1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2년에 추징금 1억 원을 구형받았다.

부장검사 "한 때 존경하던 검사... 진실 밝히려는 의지 없어 보여"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난 1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을 위해 출석하고 있다. 홍 지사는 '불법자금을 받았냐?'는 질문에 "불쾌하다. 나는 받은일이 없다"며  "성완종이 잘 몰라요"라고  말했다.
▲ 홍준표, 불법자금 질문에 '불쾌한 질문'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난 1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을 위해 출석하고 있다. 홍 지사는 '불법자금을 받았냐?'는 질문에 "불쾌하다. 나는 받은일이 없다"며 "성완종이 잘 몰라요"라고 말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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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공판 때 손영배 서울지검 부장검사는 홍 지사에 대해 "정치자금법은 불법자금 수수를 통해서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저해하는 부분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다, 이를 훼손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고인은 신문 과정에서도 과거 공천 혁신 이야기하면서도 은밀하게 기업의 자금을 불법 수수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양형에 고려돼야 할 것"이라 했다.

손 부장검사는 또  "이 재판은 역사적인 재판이고 모든 국민들이 이 재판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해야 할 거 같다, 책임 있는 지도자라면 잘못이 있으면 깨끗이 인정을 하고 합리적으로 소명을 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검사 출신인 홍 지사에 대해 "한 때 존경하는 선배이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 여러 번 언급했지만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조작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본 법정에서 유죄를 전제로 한다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 오히려 검찰 수사에 대해서 음해를 하고 근거 없는 폭로를 계속해 왔다"고 했다.

홍준표 지사 측은 "홍 지사와 관계없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휘말려 1년 6개월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검찰이 제시한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금품을 수수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입증됐다고 도저히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가 징역에 처해달라는 검사의 손을 들어줄지 아니면, 무죄를 주장하는 홍 지사의 손을 들어줄지 궁금하다. 홍 지사의 선고 기일이 점점 다가오면서 사람들은 유·무죄 여부에 대해 말하기도 한다.

김영만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불법허위조작서명 진상규명위원회 대표는 "선고 날짜가 다가와서 그런지 사람들 사이에 홍 지사가 유죄를 받을지 아니면 무죄를 받을지에 대해 더러 말한다"며 "예단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법원이 잘 판단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여영국 경남도의원(정의당)은 "최근에 홍 지사가 'SNS 정치'를 하는 게 청와대를 향한 구애로 보인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하는데, 홍 지사 같은 분위기 메이커가 없다. 그런 정치적 목적으로 재판을 바라보면 정치적 거래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홍 지사가 무죄를 받고 적절한 시점에 지사직을 던지면서 대선의 주도권을 잡아나가도록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며 "그러나 이완구 전 총리의 경우 1심에서 유죄가 되었고, 같은 사건이기에 보편적 상식으로 보면 유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오는 8일 서울지방법원 현용선 부장판사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태그:#홍준표, #성완종, #정치자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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