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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워킹 홀리데이 중이다.
▲ 워킹 홀리데이 중인 장대희 씨 캐나다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워킹 홀리데이 중이다.
ⓒ 장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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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있는데 가능할까요?"

인터뷰이를 구하던 중 갑작스러운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캐나다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있는 장대희씨.

"워킹 홀리데이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요. 캐나다에 대해서요."

캐나다에서는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영어 때문에 시작한 워킹 홀리데이

"영어를 못했어요. 그래서 왔어요."

그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했다. 정말 자신이 없었다. 영어는 커다란 장벽이었다.

"수능 때는 외국어 듣기 1번 문제도 안 들렸어요. 겨우겨우 찍어서 풀었죠."

대학에 들어왔지만 영어 실력은 나아지지 않았단다. 남들보다 영어를 못한다는 자책의 나날.

"독학도 해봤지만 영어가 늘지 않았어요. 이러면 안되겠다 싶었죠."

영어권 국가로 나가기로 했다.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건 호주와 캐나다.

"당시에 호주에 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묻지마 살인사건이 이슈였어요. 그래서 캐나다로 결정했죠. 아무래도 호주보다는 인종차별이 적다니까요."

이글루? 오히려 덥다

캐나다를 가기 전 가장 걱정했던 건 추위였다.

"캐나다를 상상해봤어요. 엄청 춥고 사람들은 이글루에서 살 것 같았고요. 캐나다구스를 껴입고 살 것 같았어요."

- 가보니 어떤가요?
"상상과는 달랐죠. 벤쿠버에서 지냈는데 겨울에 춥지 않더라고요. 한국에서 입었던 패딩을 가져왔는데 입지 못했죠. 입으면 땀이 나니까요. 눈도 내리지 않고요. 아 비는 많이 와요. 오죽했으면 레인쿠버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영어를 위해 온 캐나다지만 장벽은 높았다.

"의사소통이 어려웠어요. 그러다 보니 외롭기도 하고. 우울증이 올 정도였죠."

이렇게 지내다가는 캐나다에 온 이유가 없을 듯 했다. 그래서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다. 지하철에 있는 옆사람부터 시작했다고.

"외국인 하우스에서 살았거든요. 거기 친구들과도 친해지려고 파티에도 가고요. 4개월 지났을까요? 그때부터는 외국인과 대화하면서 지내고 있더라고요."

앤 해서웨이를 보다

한국에서 그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캐나다를 가기 위해 2년 동안 일을 한 것을 제외하면 평범한 일상에 있었다. 그래서 이색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캐나다까지 와서 평범한 일은 손해인 것 같았다. 그가 구한 곳은 영화사. 촬영 장소에 가서 텐트를 치는 일이었다.

"힘을 쓰는 일이었지만 이색적인거라고 생각했어요. 레스토랑에서 서빙하는 것보다 더 재밌을 것 같았죠. 아 앤 해서웨이도 봤어요!"

영화사에서 경험이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인종차별을 겪었다.

"인도인과 같이 일했어요. 어느 날 그 친구가 'city-boy'(시티-보이)에 대해 아느냐고 묻는 거예요."

'city-boy'는 도시에서 태어난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도시에서 태어난 사람'이라고 오역했다.

"안다고 했죠. 다음날이 되니까 '동물을 죽여봤냐'는 거예요."

인종차별이었다. 그들은 장 씨에게 '동물을 죽여봤냐?', '총을 쏴봤냐'면서 계속 물었다. 그는 고민에 빠졌다.

"어쩔까 하다가 그냥 말했어요. '난 군인이었고 총을 쏴봤다고요.' 군대갔다오면 해봤던 일이니까요."

의미는 미묘하게 달랐지만 의사 전달은 확실히 됐다. 이후 그는 무시당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캐나다 사람은 책임을 떠밀지 않는다

"문화적 차이를 느낀 적이 있나요?"라고 물어봤다. 종종 운전을 하는 장 씨. 그때 생긴 일화를 들려줬다.

"캐나다에는 블랙박스를 설치하지 않아요. 궁금해서 친구에게 물어봤죠."

친구의 대답은 이러했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캐네디언은 책임을 떠밀지 않기 때문이라고.

"사고가 났을 때 대부분의 캐네디언들은 잘못을 인정한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보행자나 차량이 없더라도 한번 정지하고 좌우를 살폈다.

"캐나다 시민의식이 높은 것 같아요. 아, 또 30m 뒤에서 오는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줘요. 거기서 우리나라와는 다르구나를 느꼈어요."

또한 야외에서 술을 못 마시는 점도 꼽았다.

"몇개 주를 제외하고는 야외에서 술을 마시는게 불법이에요. 우리나라와는 다르죠."

장씨는 캐나다로 가는 걸 추천한다고 말한다. 외국에서 외국인들과 사는 것은 꼭 해봐야 한다고.

"적극 추천해요. 다만 목표를 정하고 오는 게 좋아요. 목표가 없다면 애매하게 끝날 것 같아요."

조심해야 될 점은 없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설 유학원이요. 가격이 천차만별이거든요. 잘 알아보고 와야될 것 같아요. 하나 추천해드리면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가 있거든요. 외교부 산하에 있는데 꽤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더라고요. 여기서 정보를 얻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추천하는 여행지를 물었다. 그의 대답은 단호했다.

"나이아가라 폭포요. 인간은 그저 자연의 한 부분이라는 걸 느끼실 겁니다."


태그:#캐나다, #워홀, #영어, #밴쿠버,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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