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연일 더불어민주당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반대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다른 당이) 이런저런 주문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사드반대전국대책회의와의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이 자기 당의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존중하나, 우리 당은 정권을 잡아야 할 정당이다. 신중하고 질서 있게 한발 한발 접근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아무 생각이 없는 게 아니고 지도부가 여러 번 토론해 신중론으로 정치적 판단을 한 건데 (국민의당에서) 자꾸 압박을 가하는 건 적절치 않다"라며 "(국민의당이) 우리 당을 새누리당 대하듯이 대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박지원 "집권전략으로 안보 이용해선 안 돼"

앞서 국민의당은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라"고 더민주를 압박해왔다. 이날도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회의에 참석해 "더민주는 사드배치에 반대하는가, 찬성하는가"라며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안보를 이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안보를 집권전략으로 이용하는 것도 더 큰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더민주 지도부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모호성을 2주 가까이 유지하며 침묵하고 있다"라며 "책임 있는 제1야당이, 햇볕정책을 계승·발전시키겠다는 공당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 사드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은 정부가 국회비준동의안을 제출하는 것이 사드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더민주도 빠른 시일 내 입장을 내줄 것을 다시 한 번 간절히 소망한다. 아울러 야권 공조로 국회비준동의안 촉구결의안을 낼 것을 거듭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우 원내대표는 "사드와 관련해 국회에서 공론을 열고 열심히 논의하고 있다. 내일과 모레 하는 긴급현안질의도 우리 당이 제안해서 한 것이다"라면서 결의안과 관련된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