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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종인 대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김종인 대표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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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사드 배치의 당론 결정을 위한 의원총회 요구에 당분간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사드 관련 당론 채택을 위한 의원총회를 하자는 당내 기류에 대해 "대책위를 만들었는데 무슨 의원총회냐?"고 반문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에 앞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더민주에 만들기로 한 사드 대책기구는 제가 직접 위원장을 맡아서 문제점을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 사드의 군사적 실효성 점검 ▲ 주변국과의 갈등 ▲ 국론분열 극복책 ▲ 경제 피해대책 등의 네 가지 중점사항을 꼽아 사안을 꼼꼼히 챙기겠다는 게 우 원내대표의 생각이다.

우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주변 강대국 사이에 낀 우리나라는 외교로 문제 푸는 능력이 탁월해야 하는데, 사드는 미국과 중국·러시아를 모두 설득하는데 실패했다"며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뉘앙스의 발언도 했다.

그러나 더민주의 핵심당직자는 "우 원내대표도 사드 배치에 비판적이지만, 이 문제의 당론 채택을 위한 의원총회는 따로 소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더민주 의원들에 따르면, 사드 문제 논의를 위한 12일 비공개 간담회에서 발언에 나선 의원 24명 중에 김성수·이철희·이훈·정재호·최명길 등 신중론을 편 6명을 제외한 18명이 사드 배치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반대론에 섰다. 간담회 직후 신중론자들의 발언이 많이 부각되면서 외견상 두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 간담회에서는 반대 3, 신중 1의 비율로 사드 반대론이 압도적이었다는 얘기다.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민평련 의원 16명이 13일 당내를 향해서는 당론 채택을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압박하고, 국회 차원의 사전 비준과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도 '반대'가 압도적인 당내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평련 "의원총회 열어 적극적으로 의견 모아야"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의원들이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한반도 및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협력을 위협하는 사드(THAAD) 배치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유승희 설훈 의원.
▲ '사드 반대' 당론 요구한 설훈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의원들이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한반도 및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협력을 위협하는 사드(THAAD) 배치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유승희 설훈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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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당직자는 "의원총회를 한다고 해서 간담회에서 드러난 반대 비율이 크게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하면서도 "원내지도부가 의총 소집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인으로 상징되는 비대위는 한미 동맹을 강조하며 찬성 입장을 펴고, 우상호의 원내지도부는 사드 배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전략적 모호성'을 당분간 유지하자는 게 지도부의 중론이라는 것이다.

핵심당직자는 "사드 문제는 국가안보가 걸린 중장기 과제"라며 "추미애·송영길 등 당권주자들이 모두 반대 입장인만큼 8월 27일 전당대회가 만들 새 지도부는 지금의 김종인 지도부보다는 선명한 노선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그 전까지는 좀 더 여론 추이를 보면서 대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드에 대한 더민주의 입장을 모호하게 유지하는 것이 지지율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14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주중 여론조사에서 더민주의 정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6%p 하락한 26.1%를, 국민의당은 0.9%p 오른 15.7%를 각각 기록했다(새누리당 30.3%).

안민석 의원은 TBS 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 인터뷰에서 "찬성도 반대도 아닌 "전략적 모호성은 제1야당으로서는 대단히 비겁한 모습이다. 그런 모습으로는 지지자뿐 아니라 중도층까지 실망감을 드리게 될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긴급 의총을 소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일 민평련의 '사드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의원들의 반응도 다소 엇갈렸다.

소병훈(경기 광주갑) 의원은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나는 사드 반대 입장이지만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당 지도부 의견도 이해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의총 결과는 한 쪽이 압도적이었지만, 당 지도부는 의원들 뿐만 아니라 당 전체의 미래를 함께 생각하는 집단 아닌가? 12일 의원간담회도 의견 조율의 과정으로 봐야하는데 자꾸 당내 싸움으로 몰아가니까... 당이 하나의 목소리로만 가는 것에 대한 지도부의 우려도 이해한다."

김현권 의원(비례대표)은 "당 지도부의 고민을 이해하지만, 한·미 모두 대선을 앞둔 상황이라 변동 가능성이 크다. 이럴수록 보다 적극적으로 국회가 노력해야 한다"라며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끼리 토론하고, 적극적으로 의사를 모으는 절차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칠곡, 성주 등의 반대 목소리를 보면 민심은 굉장히 폭발적이다. 민심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정치는 이 민심을 정확히 읽어야 한다. 민평련 차원에서 대책위에도 적극 참여하고, 의총에 관한 요구도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태그:#우상호, #김현권, #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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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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