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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전담경찰관과 여고생의 성관계 사건을 수사한 경찰청 특별조사단(특조단)이 해당 경찰관들만 사법처리하는 수준으로 조사를 마무리했다. 

특조단은 12일 부산 사하경찰청서 소속 김아무개(33) 경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연제경찰서 정아무개(31) 경장은 불구속 입건했다. 김 경장은 지난 6월초 선도 대상이던 여고생과 차 안에서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조단이 김 경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에 의한 간음, 강제추행)과 아동복지법 위반(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이다. 또 특조단은 김 경장이 이 문제가 알려지기 시작한 6월 24일 이후 전화번호를 교체하고 잠적한 바 있어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도 판단했다. 

불구속 입건된 정 경장은 지난 3월 초부터 역시 선도대상이던 또 다른 여고생과 성관계를 하면서 각각 1천 건과 1만8000건의 넘는 전화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조단은 정 경장에게도 위계에 의한 간음 혐의를 적용했다.

한계 확인한 경찰 자체 조사... 꼬리자르기 비판 이어질 듯

부산에서 발생한 학교전담경찰관과 여학생의 성관계 사건 이후 후속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설익은 대책이란 비판은 여전하다. 사진은 이상식 부산지방경찰청장의 올해 초 회의 발언 모습.
 부산에서 발생한 학교전담경찰관과 여학생의 성관계 사건 이후 후속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설익은 대책이란 비판은 여전하다. 사진은 이상식 부산지방경찰청장의 올해 초 회의 발언 모습.
ⓒ 부산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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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단은 사하경찰서장과 연제경찰서장이 이 사건의 묵인과 은폐를 주도했다고 결론 내리고, 이들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라고 경찰청에 보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강신명 경찰청장과 이상식 부산지방경찰청장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았다. 특조단은 경찰청장과 부산경찰청장은 이 사안을 알지 못했다고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었다.

특조단 수사 역시 성관계 과정의 강압성과 대가성은 입증하지 못했다. 특조단은 해당 여고생과 가족이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향후 수사는 다시 부산경찰청에 넘겼다.

이 때문에 경찰의 자체 조사가 결국 꼬리 자르기에 그쳤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경찰청은 그동안 경찰서장들은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대기발령 조치하면서도, 핵심 수뇌부에게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부산지방경찰청 앞에서 이번 특조단 발표와 경찰의 지속적인 사건 은폐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달 24일 전직 경찰 간부가 페이스북 '경찰인권센터'에 이 사건을 알리며 문제가 되자 지난 1일 특조단을 꾸려 수사에 나섰다. 이후 경찰청이 사전에 이번 사건을 알고 있었고, 아동보호기관이 부산경찰청에 직접 전화까지 해 사건을 알린 것까지 사실로 드러나면서 경찰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태그:#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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