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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박원순 서울시장

아래는 1일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함께 한 인터뷰 내용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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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4 지방선거로 태어난 민선 6기 지방 정부들이 어느덧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됐습니다. 후년에는 민선 7기 지방선거를 위한 선거가 진행될 텐데요. 오늘은 저희가 서울시장실로 출장을 나왔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님을 모시고, 민선 6기 시정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계획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저희가 시장실에 가끔 왔었는데요. 오늘처럼 긴장되는 자리는 처음인 것 같아요.
"제가 긴장되죠. <팟짱>에 큰 부담을 느끼네요. 영광입니다."

-(박원순 시장님은) 작은 공간 하나도 허투루 쓰시는 법이 없는 것 같아요. 여기가 어디냐면 서울시장실 바로 앞에 복도예요. '책으로 소통하는 공유 서울'이라는 공간을 만드셨습니다. 여기는 어떤 공간인가요?
"여기는 서울시에서 발간하는 책자, 백서들을 전시하는 공간인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서울시청은 스토리 텔링을 다 해서 서울시민 누구나 와서 즐기고,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 됐죠. 보통 '시청'을 City hall이라 하잖아요. 우리는 '시민청'이다. Citizen hall이다. 지하에 가면 결혼식도 하고, 공연도 하고, 평생 학습도 하도록 만들었는데요. 좋은 공간을 내버려 둘 수 없잖아요? 시민들이 오시면 다 보시라고 그러고 있고요. 말씀하시니까 자, 이거 보세요. 출판물도 함부로 하지 않는다. 서울 출판물 지침이라는 게 있어요. 서책, 기호, 인포그래픽을 잘 쓰라는 것이고요. 친환경 발간 원칙이 있어요. 재생 용지 쓰고, 잉크도 두유 잉크 있잖아요? 뭐든지 제대로 해야죠. (웃음)"

-저희가 많은 인터뷰를 했지만, 이렇게 복도에서 하는 인터뷰는 최초 같습니다. 복도 인터뷰라 그런지 소리가 울려요.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요새 보니까 (박원순 시장님이) 페리스코프로 1인 방송도 하시더라고요. 기자처럼 하시는 건가요?
"제가 금년 1월에 다보스포럼에 갔다 왔잖아요. 거기는 기자들을 일절 못 들어오게 하더라고요. OECD 사무총장이나 스위스 대통령 이런 분들을 뵙는데, 시민들에게 보고해야 할 거 아닙니까? 그래서 직접 페리스코프를 해봤더니 (시민들이) 좋아하시더라고요. '원순 씨 X파일'이라고 해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 10분부터 직접 생방송을 진행합니다. 저도 진행자입니다. (웃음) 장윤선 기자만큼이야 안 되겠죠?"

-'박원순 시장님의 종횡무진 질주는 1인 미디어 시대에도 적합하게 발전하는구나' 싶습니다. 어제 구의역 사고에 대한 2번째 시민보고회를 여셨어요. '돈보다는 사람, 비용보다는 안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거셨는데요. 어떤 판단이 이번 결정을 이끄는 데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 건가요?
"사실 구의역 사고는 뼈아픈 저희의 잘못이었고요. 서울 하늘 아래 벌어지는 모든 사고는 제 책임이란 생각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구의역 사고의 경우에는 이미 여러 차례 되풀이됐던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제대로 사전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처리를 못 했고요. 그것이 그야말로 단순히 안전사고일 뿐 아니라 메피아 문제나 비정규직 외주화에 대한 여러 구조적 문제가 있었어요. 그런 폭발적인 이슈가 있었는데도 제대로 캐치하지 못했던 거죠.

안전과 차별 사회, 격차 사회에 대한 감수성이 없었다는 반성을 했고요.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본질적으로 해결해서 우리 사회 효율화나, 경영 합리화라는 이름 아래 많은 생명이나 가치가 훼손된 것을 바꾸겠다.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 단순히 안전 조치를 강화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신자유주의 흐름이 큰 강물처럼 흘러 왔잖아요? 이걸 되돌려 놓겠다, 맞서 싸우겠다는 제 결의를 보여 드리는 거고요. 이번에 2번째 발표를 했는데, 3번, 4번까지 하겠습니다."

-어제가 끝이 아니라 이어서 발표하시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어제는 '서울 메트로라는 외주 줬던 업무를 완전히 직영화하겠다', '메트로뿐 아니라 모든 서울시 산하 기관 안전에 대한 업무를 직영하겠다'는 거고요. 또 하나는 '유진메트로컴, 계약으로 외주 나가 있는 건데 그것도 완전히 구조를 바꾸겠다'는 거고요. 그 외에도 '서울시가 투자 출연 기관에서 가지고 있는 여러 비정규직 업무를 완전히 정규직으로 하겠다'. 실제로도 7200명 정도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했거든요. 정규직화해도 처우가 충분치 않았어요. '과거와 무엇이 바뀌었냐'는 불만이 있었거든요. 이분들에게도 '선진 제도, 복지 포인트 제도를 도입해서 7월 안에 발표하겠다'는 것도 있었고요.

또 하나 말씀드릴 것은 하도급 문제입니다. 서울시가 어떤 공사를 원청 회사에 적정 공사 금액을 주더라도 최악에는 중간에 로얄티나 수수료가 빠져나가고 20%로 공사를 한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자재가 제대로 사용되겠습니까? 부실 공사가 되고, 안전에 위협이 되는 거죠.

또, 노동자에게도 적정 임금이 안 나가는 거죠. 그러다 보니 공사 현장 나가보면 외국인 노동자, 일용직 많고요. 사고가 날 수밖에 없고, 인간적인 처우를 못 받게 되는 거죠. 이걸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 중앙정부의 법령과 제도와도 연결돼 있어서 우리 힘으로 완전히 다할 수 없지만, '서울시는 할 수 있는 만큼 다 하겠다'.

거의 혁명적인 조치를 주문했습니다. 이것도 앞으로 발표할 거고요. 울리히 벡이란 분이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만나 뵙고 EU 유럽 공동체에서 위험사회를 안전사회로 바꾸는 연구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서울시도 넣어 달라'고 해서 용역 비용 책정하고 있는데 돌아가셨거든요. 이분이 말씀하시기를 '근대화라는 것이 위험한 사회로 가는 노정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셨죠.

서울시는 더군다나 한국전쟁 이후 급속하게 성장한 도시라 곳곳에 위험이 내재해 있죠. (울리히 벡이) '이 과정에서 성찰적 근대화가 필요하고, 탈바꿈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거든요. 구의역 사고를 통해 그저 땜질식 요법이 아니고, 완전히 판 갈이를, 탈바꿈해야겠다는 의지로 지금 직원들하고 엄청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많이 돌았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메르스로 점수를 많이 땄는데, 구의역으로 상당히 실점했다', '메피아 문제라던가 되풀이됐던 문제들인데, 시민사회 출신인 박원순 시장이 왜 즉각적으로 손을 대지 않았는가' 이런 문제 지적도 있거든요.
"서울시가 워낙 방대한 곳이어서 미처 사각지대를 놓친 것이 틀림없고요. 이게 점수의 문제는 아니고, 정말 우리 사회에 본질적인 노동의 존엄성 문제고, 격차 사회의 문제고, 안전의 문제이지 않습니까? 어떤 일도 제대로, 본질적으로 해결하는데 늦음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방식의 일을 신속하게, 혁명적으로 처리해내면 아마 '서울 모델'이 생길 것으로 봅니다. 이 문제는 서울 메트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거든요. 코레일도 마찬가지고, 다른 공기업에 철피아나 엄청나게 있잖아요. 서울시가 해내 버리면 그것이 모델이 돼서 전국에 확장되겠죠."

-진보 언론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면적인 노동 개혁 이슈를 우리 사회에 화두로 던진 것 아니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를 넘어서서 그들의 처우, 정규직이 됐는데 임금 차별, 승진 차별, 성차별 문제가 있었는데, 이걸 혁명적으로 바꾼다면 이른바 서울 모델이 전국화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란 평가도 나오더라고요.
"그렇습니다. 독일의 경우 법관과 서기와 법정 경비하는 분들 사이에 급여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구태여 판사 하려고 안 하는 거예요. 우리는 죽으라고 고시에 매달리고 그러잖아요. 그게 사회적 처우의 차이라 보거든요. 저는 서울시장뿐 아니라 간부들, 일반 주무관들 또는 서울시청을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 경비하시는 분들 다 소중한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덜 중요한 일을 합니까? 다 중요하죠.

그런 면에서 보면 급여나 처우나 인간적 예우가 달라지면 안 된다고 보거든요. 김군의 안타까운 죽음이 의미하는 바는 크고, 깊다고 생각해서요. 이미 이분들에 대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했거든요.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끝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전혀 아닌 겁니다. 물론, 비용이 들어가겠죠. 그렇지만, 저는 비용보다는 안전이고, 존엄성이다. '노동조합에 사람이 이만큼 밖에 가입 안 했냐', '서울시 공무원이 더 많이 가입하게 하라'고 했어요. 사용자가 노조 수가 늘면 부담스러워 하잖아요."

-오바마식이네요?
"그런가요? 노동조합에 많이 가입해서 힘이 세지면 사용자하고 힘이 대등해지면 서울시장한테 훨씬 많은 주문과 요구를 할 수 있고요. 저희가 잘못하는 걸 요구할 수 있죠. 잠깐은 힘들 수 있지만,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거죠."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격차, 차별 문제를 서울시에서 본격적으로 해소해나가겠다'는 선언으로 보입니다. 취재 다니다 보면 국회만 하더라도 기자들의 휴게 공간과 청소 노동자들의 휴게 공간은 천지 차이예요. 기자들 휴게 공간은 호텔 같아요. 청소 노동자 휴게 공간은 형광등 하나 있는 거죠.
"환경미화원들을 위한 시설도 찾아보세요. 이런 얘기가 있었잖아요. '환경미화원들이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다'는 얘기를 듣고, 서울시에도 환경미화원들이 일하는데... '아예 탈의실, 샤워 시설을 다 만들어라'고 얘기했습니다. '청소 근로자 휴게 공간, 실내 디자인 표준화 계획' 보세요. 샤워 시설 있죠? 수납공간 있죠? 신발장 이렇게... 여기는 온돌을 넣어라, 포인트 벽지를 해라. 저는 호텔같이 해드려야 한다고 봅니다. 가난하고, 취약하고, 어려운 분들이 훨씬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그런 사회가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는 사회 아닌가요? 모든 것이 준비돼 있습니다."

-어제, 오늘 말씀하신 내용을 들어 보면 안전을 위해 비용을 지불할 것이 많은데 '서울시민 세금 많이 거둬가는 거 아니야?', 보수 언론은 '박원순 시장이 예산 낭비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시가 위험의 외주화를 하지 않도록 바꾸는 예산이 가능합니까?
"저는 안전과 비용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안전을 선택해야죠. 우리 시대의 큰 흐름이 그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봅니다. IMF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여러 산업의 재구조화라든지, 비용의 절감이라고 하는 큰 목표를 위해서 이런 위험마저도 내줬잖아요. 그것이 과거 고속 성장 시대에 간과했던 인간의 존엄성이나 가치를 내버렸던 패러다임이었다면 이제는 기꺼이 안전을 위해서 비용을 치르고, 그렇게 해야 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저는 사실 우리가 지금 과거 성장 동력 엔진이 식는 시점이 오지 않았습니까? 삶의 질이 높아지고,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고, 사람에 대한 투자가 많아져야 비로소 성찰할 수 있어지고, 창조가 가능해지고, 혁신이 가능해지고.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성장판이 열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때가 온 거죠. 우리 지하철이나 비용 대신 안전을 선택하고, 이런 힘으로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서울 지하철 경우에도 이런 쪽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면 그것에 대해 충당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데요. 홍콩이나 동경 지하철은 30% 정도가 요금이 아니라 다른 수입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하를 잘 개발해서 임대료 수입을 높여서 30% 정도는 충당함으로써 요금에 90%를 의존하는 서울 지하철과 다른 길을 보여 왔거든요.

우리도 그런 상황이 왔고요. '사당역을 중심으로 하는 환승센터를 만들자', '백화점도 만들고, 수익을 통해서 적자를 줄이는 방법을 강구하자'. 지금 런던 지하철을 누가 운영하는지 아세요? 홍콩 지하철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도 외국으로 가자'. 페루, 말레이시아, 베트남에도 진출하고 있거든요. 그런 데서 수익을 얻어서 안전에 투자해야죠."

-백화점도 짓게 하면 민간 자본이 들어오는데 그 사이에서 갈등이 없겠습니까?
"모든 것은 갈등이 있죠. 100% 순수한 물은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문제가 생기죠. 선택의 문제라 봅니다. 그렇지만, 큰 방향은 안전이고 시민의 삶의 질이고, 인간의 존엄성이라 봅니다."

-시장님의 좋은 뜻이 언론에서 나가는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서울시의회, 새누리당에서 반대당하는 상황에서 설득의 정치가 필요할 텐데 그런 작업을 하고 계십니까?
"우리 장윤선의 <팟짱>이 있잖아요. 다른 언론을 압도해서 이런 진위가 보도됐으면 좋겠고요.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리더의 덕목은 소통 능력이라 보거든요. 저는 늘 혁신과 협치를 강조해왔는데요. 어떤 좋은 정치도 반대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혁신하려면 기득권이나 반대가 있겠죠. 그걸 설득해 나가는 거죠. 서울역 고가 같은 경우에도 많은 분이 반대하셨잖아요. 남대문 시장 회장님이 반대하셨는데, 이제 시민대책위에도 들어와 계시거든요. 수백 번 직원들이 (상인들을) 뵙고, 이게 잘 되면 남대문 시장이 좋아질지를 설득하고 있죠."

-어제 발표하신 내용 중 하나가 '스크린도어가 레이저 센서로 2018년부터 바뀐다'는 말이 있던데요. 레이저 센서가 되면 무엇이 좋아지는 지 와 닿지는 않습니다.
"단순하더라고요. 레이저가 비쌉니다. 과거에 비용 중심으로 생각하다 보니 지금 형태로 갔는데요. 레이저 센서가 되면 구태여 이걸 수정하기 위해서 선로 안으로 안 들어가도 되고, 밖에서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합치면 280억인가요? 그 정도 돈이 들어가는데요. 조금 더 안전하기 위해서는 바꿔야겠죠? 그래서 선택의 문제라 말씀드린 겁니다."

-박원순 시장과의 인터뷰를 잘 새겨들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가치관을 통해, 어떤 사회에서 살 것인가', '선택을 통해서 필요하다면 비용을 지급할 각오를 해야 한다'.
"취임사 때 이런 말씀을 드렸어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비전이고 가치이지 않습니까? 우리 시대가 많은 방황과 혼란, 슬픔과 절망을 겪고 있는 것. 구의역뿐 아니라 세월호도 있지 않았습니까? 이 모든 것이 다 가치가 잘못 세워져 있고, 방향이 잘못돼 있어서입니다. 이런 것을 우리가 수정하고, 바른 방향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해야 한다. 그런 시기가 바로 우리가 사는 지금이라 봅니다."

-어제 발표에 앞서서 정무 라인을 대폭 교체하셨습니다. 기사가 먼저 나가고 이튿날 종합 대책 두 번째가 나온 것인데요. 언론은 '구의역 사고에 대한 문책성 인사다', '대선 준비를 위한 캠프'라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언론은 상상력이 참 큰 것 같습니다. 왜 죄 없는 보좌진들을 갈겠습니까? 전적으로 제 책임이죠. 제 잘못이고요. 그뿐만 아니라 '같이 일해왔던 사람들과 길게 얘기했다'는 말도 있고요. 반환점을 돌았잖아요? 2년이 지나서 새로운 2년을 맞이해야 하니까. 새로운 일도 해봐야죠."

-'홍보 라인을 강화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꼭 그렇지는 않고요. 미디어 수석은 원래 있다가 다시..."

-'앞으로 2년이 박원순 시장에게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예컨대 지금까지 서울시 시정과 앞으로 해나갈 서울시 시정의 방향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훨씬 좋아지는 2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서울시정이 만4년이 지났고, 5년 차입니다. 지난번 1기까지 치면... 저 나름대로 준비돼있는 시장이라 생각했는데, 구의역 사고를 거치면서 겸허하게 성찰해보는 기회가 됐습니다. 아직도 제가 부족한 것이 많고, 여러 회한이 많이 생겼어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금까지 해왔던... 아까 보셨던 것처럼 디테일한 정책이 많았는데 그걸 잘 패키지로 해서 보완할 건하고, 브랜드할 건하고, 정리하고요. 안전의 사각지대나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큰 틀에 도전할 것은 도전하고. 4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또 다른 2년을, 미래를 준비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사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캐릭터라 하면 운동화 신고, 백팩을 메고 현장을 다니는 '현장형 시장'으로 아는데요. 강남역 사고 때도 직접 현장을 다니셔서 '훌륭하시다', '현장성 있다'는 평가를 받으셨는데, 구의역 사고 때는 즉각적으로 움직이지 않으셨어요. '왜 그랬을까' 의혹을 갖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어떤 판단에서 그러신 거죠?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그 당시 판단이나 감수성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유야 있었습니다. 보통 사고라는 게 나면 사고 현장이 오래 지속하잖아요? 이건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여서 현장이 없어졌죠. 그 당시 서울 메트로가 잘못해서 책임을 김군에게 미뤘잖아요. 그러니 가족들이 빈소를 안 차리게 되고, '빈소 차리기 전에 오지 마라'고 한 사정은 있었죠. 그런데도, 제가 가서 이미 사라진 현장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살펴야 했다고 봅니다. 전적으로 제 잘못으로 생각하고요. 앞으로 더 잘하겠습니다."

-많은 분이 저희 방송 함께하시는데요. 응원 댓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 인기가 많은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 몰랐습니다.
"장윤선 기자의 힘이겠죠."

-아닙니다. '역시 시장님의 힘입니다', '오바마가 먼저 하면 어떻습니까? 바른 판단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정성과 배려심과 겸손함, 원칙과 소신' 좋은 말은 다 쓰셨네요? '시민이 주인인 시대에 지도자의 덕목입니다' 여러 의견이 들어오는데요. 일일이 소개해드리지 못하는 점 죄송합니다. 댓글 중에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옥바라지 골목, 어떻게 그대로 보존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이런 의견이 있는데요. 잠깐 이 부분에 관해 얘기해주시죠.
"옥바라지 전에 제가 노동조합 말씀을 드렸는데요. 제가 외국을 가보니까요. 예컨대, 독일의 사민당도 노동조합을 기초로 해서 만들어진 정당입니다. 영국의 노동당이 그야말로 노동조합을 기본으로 만들어진 정당이잖아요? 노동자의 힘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정치를 변화시키는 핵심 원동력이거든요. 노동자가 얼마나 많습니까? 언론 노동자시잖아요? 우리 공무원도 노동자죠. 그 힘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인데, 우리는 그동안 노동자나 노동조합이라 하면 경쟁력을 약화하는 편견이 많았다고 봅니다. 그 점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옥바라지 골목도 제가 성찰을 많이 하게 된 것이었는데요. 제가 시장이 될 때부터 용산 4구역, 용산 참사를 제가 시장 되기 전부터 대책위원회로 관여하고. 박래군씨하고 신부님들과 관여하면서 '도시에 이렇게 잔인한 강제 철거는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하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옥바라지 골목은 그런 강제 철거의 문제에다가 또 하나는 서울시민의 삶이 녹아있는 그런 골목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문제였거든요. 취임하고 나서 보니까 무려 1000개 정도 재개발, 뉴타운이 추진됐더라고요. 상당한 정도로 추진되고, 반대자가 생기고 이 갈등이 서울 천지에 있었거든요.

다양한 방식으로 출구 전략을 만들어서 해결하고, 해결돼가고 있습니다만, 일정 경우는 엉거주춤한 상태도 있고, 여전히 갈등이 있는 곳도 있더라고요. 옥바라지 골목은 취임한 이후에 많이 진전돼서 전적으로 제 책임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제가 몰랐다가 온라인에서 강제 철거된 얘기를 듣고, 어느 행사를 가다가 쫓아갔죠. 그래서 그런 사달이 벌어진 건데... 어쨌든 지금은 당사자들과 시민대책위하고 여러 협의를 하고 있고요. 잘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희도 함께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영국 노동당, 독일 사민당을 얘기하셨는데요. 서울시가 내건 슬로건이 '노동 존중 특별시'잖아요. 이번에 내놓으신 대책들이 혁명적인 모델이라고 하셨는데요. 일반 국민이 볼 때는 '그렇게만 되면 참 좋겠다'는 기대가 있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은 파견법을 비롯한 노동 4법을 주장하면서 반대 입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반대로 가는 정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쎄요. 그렇게 어려운 질문으로... (웃음) 우리가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란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가 이렇게 민생이 도탄에 빠지고, 경제가 절망적인 상태, 성장이 종식된 사회를 살고 있지 않습니까? 공공부채가 1000조를 돌파하고, 가계부채가 1200조를 넘어서지 않았습니까? 우리를 돌아보고 성찰해야 한다고 봅니다. 고도성장 시대를 살아오면서 우리는 늘 남 따라가는 추격형 경제를 살아왔거든요. 이미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인데 새로운 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이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계속 그 끝에 와 있다는...
"그렇습니다. 절벽 앞에 우리가 놓여 있죠. 도약하는 길은 새로운 발상에 의해서 사다리를 놓던지, 그야말로 공중부양을 하던지. 지하도를 뚫어서 고난의, 절망의 시대를 통과하던지. 창조와 혁신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청와대나 중앙정부는 시대착오적인 철학, 비전, 방향으로 우리 경제를, 국민을 잘못 이끌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저도 옆에서 창조경제라는 걸 봤습니다. 창조경제라는 말은 너무 좋습니다. 서울도 '서울형 창조경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 방식이나 절차를 보면 뜬구름 잡기에 불과하거든요. 창조혁신센터를 만든다고 하면서 서울시장은 안 불렀어요. 서울시에서 하면서..."

-왕따세요? (웃음)
"글쎄요. 청와대 가서 한번 물어보시고요. 저는 협치나 협업이라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됐잖아요. 서울시에서 창조경제를 하면서 서울시장을 빼놓고, 서울시를 빼놓고 어떻게 됩니까?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 것이 재벌 기업 하나 업어서 하고 있지 않습니까? 창조경제는 들불과 같이 개미군단이 움직여야 한다고 봅니다. 이름없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마치 빌 게이츠나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대학생들이 자기 아버지 주차장에서 기업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우리 경제요. 10대 대기업이라 하면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30년 전 대기업이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조차도 10위는 10년 만에 늘 바뀝니다. 말하자면 우리 경제는 정체돼있는 것이죠. 새로운 물갈이, 판 갈이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오늘 굉장히 박원순의 혁명론이... 사회를 뒤집어엎을 것 같은 기개가 느껴집니다. 여러분도 느껴지시죠? 이렇게 해야 할 것 같아요. (웃음)
"제가 늘 그런 삶을 살아왔죠. 늘 새로운 걸 만들어 내지 않았습니까? 자꾸 이런 말 하면 안 되는데..."

-이런 말씀을 지도자들이 해주셔야 합니다. 왜냐하면요. 서울시나 성남시에 기대하는 청년들이 많이 있습니다. '청년수당이라도 조금 나오면 내 삶이 일보전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잘 안 되고 있어서...
"잘 풀렸었죠. 왜냐하면, 그날 며칠인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요. 담당 과장께서 제게 전화 와서 '잘 해결됐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결재했다' 그렇게 해서 '이걸 어떻게 발표하느냐'로 협의했거든요. 실제로 보건복지부 출입하는 기자가 합의된 것으로 보도했잖아요. 7시간 후에 보건복지부가 갑자기 다른 소리를 했죠. 제가 법률가잖아요? 민법상 합의는, 약정은, 계약은 반드시 서명으로 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구두상으로도 동의한 거죠. 보건복지부 장관이 동의하고, 과장이 '다 됐다'고 통보했는데 다 된 거죠. 근데, 갑자기 바뀐 거죠."

-청와대의 입김으로...
"그건 확언하기 어렵죠. 이번에 세월호 언론 압력처럼 언젠가 이것도 밝혀질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저는 자존심 버리고, 이왕이면 정부와 협의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된 거예요. 이건 청년수당 하나의 문제만이 아니고요. 어제 기자회견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철학의 차이라 봐요. 중앙정부는 2조 원이나 들여서 청년실업을 해결하려고 애를 썼는데 변화가 없잖아요. 그래서 서울시는 청년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돌파할 수 있을까', '청년들이 원하는 일을 하게 하고 그것을 수당으로 주자' 이렇게 된 겁니다. 그것만이 아니라 청년 보장 정책이라 해서 주거 문제, '청년들이 어쨌든 같이 모여서 노력하는 공간을 제공하자' 그러면서 수당 문제도 나왔거든요. 저는 이것을 가차 없이, 어김없이 추진할 생각입니다."

-말씀 나오신 김에 여쭤 보면... 1986년에 보도지침 사건이 있었잖아요.
"제가 그때 변호인이었죠."

-김주언 기자의 국가 모독죄, 국가보안법...
"제가 감옥에 (김주언 기자) 면회를 많이 갔습니다."

-그 기자가 또 폭로를... (웃음) (김주언 기자가) KBS 전직 이사로 인터뷰를 했는데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닌가요?
"적어도 민주주의에 관해서는 엄청난 퇴행을 했죠. 청와대가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서... 사실상 지시 아닙니까? KBS 대표이사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전화로 말할 수 있다는 것. 사실상 지시죠. 실제로 보도의 태도가 바뀌었다면서요? 저도 발언을 다 읽어 봤는데, '대통령이 보신다' 그러니까... 땡전 뉴스 시대로 되돌아간 것이죠. 권력이 정말 국민에게 귀를 열고 있는 노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대통령이 보기 좋게 방송을 왜곡한다는 말입니까? 30년 전이 아니라 (더) 과거로 돌아간 사건이죠."

-언론단체들은 '청문회를 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옛날처럼 그런 분위기는 아니에요.
"사실 이게 뭐... 이례적인 사건이라 생각하지 않는 게. 지하철 상왕십리 열차 추돌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때 '세월호 기사 대신에 서울시장이 책임 있는 상왕십리 추돌 사고를 키워라'는 기사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건 방송과 언론이 윤리적으로도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죠."

-'잃어버린 10년'이란 지적을 해주셨는데요. 곳곳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정권의 압력, 개입으로 보도가 왜곡되고. 네이버같이 큰 포털은 주요 기사로 걸지도 않아요. 21세기 대명천지에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 본령이잖아요. 반대로 언론이 권력의 눈치를 보거나 권력의 압력에 놓이면 그 사회에는 희망이 없는 사회죠. 토머스 제퍼슨이 그런 말을 했잖아요. '언론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언론을 택하겠다'. 저는 언론이 민주 사회에서 국민 인권을 지키는 데 사활적 관건이다. 특히,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중핵적 권리라는 말도 하죠."

-여러분, 그런 의미에서 박원순 시장님이 하시는 페리스코프와 오마이뉴스의 <팟짱> 시청 많이 해주시길 바랍니다. 시간이 다 되어서 몇 가지만 여쭤보고 (방송을) 끝내야 할 것 같은데요. 안희정 충남지사가 불펜 투수론을 말했잖아요. 시장님도 몸을 풀고 계십니까?
"그런 질문이 안 나오나 했어요. (웃음) 지난번 제가 광주에서 전남대 학생들 상대로 강연할 때 정말 '역사 앞에 숨지 않겠다'는 말을 드렸는데 많은 논란이 된 것 같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우리 사회가 처참한 민생의, 고난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고. 민주주의의 퇴행과 사회 후퇴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서울시가 잘 되기 위해서도, 서울시장으로서도 당연히 할 말은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고요. 동시에 서울시장으로서의 본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겠다. 특히,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해서 제가 추호도 서울시장의 역할을 게을리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결코,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요. 둘 다 함께 열심히 하겠습니다."

-광주에서 '역사 앞에 숨지 않겠다'가 아니라 '앞장서겠다'고 하셨거든요. 비겁하게 숨지 않는 게 아니라 앞장서는 건 의미가 달라서요.
"앞장서겠습니다. (웃음)"

-워낙 (우리나라에) 문제가 많으니까요. 특히, 양극화 문제 해소는 모든 국민이 원하는 바입니다.
"대한민국의 절체절명의 과제죠. 서울시도 마찬가지죠. 서울시가 그런 모순이나 고통이 가장 극적으로, 상징적으로 드러난 공간이어서 한편으로는 중앙정부의 정책에 잘못이 있으면 기꺼이 지적할 것이고요. 서울시 정책수단에도 한계가 있어서 그런 게 없으면 해결이 어렵더라고요."

-시장님이 현장형으로, 정책 중심으로 국민이 고통스러워 하는 현실의 문제를 가지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시정을 편다면 여의도에 있는 정치인들은 대체로 관심이 '개헌'에 가 있습니다. 의미는 있어요. 내년 6월이 되면 87년 6월 항쟁이 30년. 한 세대가 흐른 셈이 됩니다. 개헌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맞습니다. 민생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개헌이 돼야 한다고 보고요. 87년 체제가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잖아요. 2017년이 되면 30년이 되는데 우리 사회가 얼마나 큰 변화가 있습니까? 이런 변화를 담아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권력 구조의 개편도 필요해 보이고요. 분권형 체제, 서울시장을 해보니까 정말 중앙정부가 현장에 있지 않잖아요. 현장에 있는 지방정부가 잘할 수 있도록 재정도, 권한도 밀어줘야 합니다. 이른바 8대 2의 재정 구조도 OECD 국가 평균이라는 5대5로 가야 한다고 보고요. 서울시장으로서 국장 한 명을 추가로 임명하려고 해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 경쟁력이 생길 수 없고, 국가 경쟁력도 생길 수 없습니다. 이런 분권형 체제를 헌법 전문과 본문 안에도 들어가야 한다고 보고요.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적 경제나 이런 게 중요한 시대잖아요? 기본권 안에 들어가야 하고요. 정파적 입장에서 다루면 안 되니까 범국민적 토론이 본격화돼서 서로가 합의할 수 있는, 합의해낼 수 있는 컨센서스 빌딩(Consensus building)이 정치 리더십이라 생각합니다. 여의도가 우리 국가에 좌우 이념 갈등, 빈부 격차, 지역 갈등, 세대 갈등까지 용광로처럼 녹여내는 본산이 돼야 하는데 이런 갈등을 초래하고, 정파적으로 (정치)하는 대변인들 말씀도 좀 바꿔 주시고 스스로 헌신하고, 희생하는 감동의 정치를 하시면 좋겠어요."

-'자기들이 갈등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불쾌감을 주는 문제가 있다'.
"총선이 끝난 지 얼마나 됐습니까. 총선이 주는 민심은 누구도 승자로 만들지 않고, 협치와 상생, 협력 그리고 희생을 요구한 것 아닙니까? 이른바 특권 이야기 나오고 참... 국민의 좌절이..."

-가족 채용 논란은 어떻게 보세요?
"글쎄요. 아무리 가족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되더라도 스스로 배제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 국민이 이 절망의 시대에서 요구하는 큰 명령이라 생각합니다. 흙수저론, 헬조선 구호가 광범위하게 불리는 시대에 가진 사람,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의 어떤 도덕적 자제력, 헌신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남경필 지사가 협치형 대통령제를 제안했어요. '대통령은 스스로 뽑지만, 분권형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주장을 했는데 설득력이 있다고 보시나요?
"헌법 개정이든 여러 현안을 당의 주장, 사람의 주장이 정파적 입장에서 다뤄져서는 해결될 리가 없다고 봅니다. 정말 국가적 관점에서, 민족적 관점에서, 미래적 관점에서 다뤄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누가 자기의 정치적 입장에서 툭툭 던지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87년 6월 항쟁 30년이 돼서 어떤 개헌이 우리 국민에 합당한가, 합의의 정신이 발현되는 방향인가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하셨는데요.
"제가 협치의 대명사잖아요. 서울시장으로 제가 취임하고 나서 모든 것이 협치입니다. 서울 플랜 2030이 있거든요. 그거는 정말 수백 회의 협의와 시민이 중심이 돼서 만든... 거기에 한 자도 제 의견을 보탠 적이 없습니다. 나중에 읽어 보니 완전히 제 생각과 일치하더라고요. 집단 지성의 힘을 믿습니다. 시민 복지 기준도 천 명이 모여서 원탁회의를 했잖아요. 헌법 개정에 대해서 이견이 많겠죠. 근데, 이게 정말 지겹다고 할 정도로 토론하면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한 번도 개인 의견을 개진한 적이 없는데, 나중에 보니 똑같더라', '집단지성의 힘을 믿는다'는 리더를 만나기 어려운데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는 리더가 많은데 시청 공무원들 여기 많이 나와 계시는데요. 맞습니까? (웃음)
"우리 직원들은 힘들죠. 옛날에는 뭐, 시장이나 간부, 전문가가 만들어 온 것을 보고 결정하면 되는데 수백 번을 회의하고... 제가 우리 서울시 공무원들한테는 정말 미안함과 안쓰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해줄 수 있을까."

-인상적인 장면이 하나 있는데요. 3·8 여성의 날에 장미꽃을 준비해서 여직원들한테 나눠 주셨다면서요?
"아유..."

-그게 일하는 사람들한테는 감동이죠. 작은 감동을 자주 주세요. 그러면 서울 시민들이 더 행복한 서울시에서 살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간이 다 되어서 복도 토크쇼는 여기서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시장님, 끝으로 시청자들께 뜨거운 연대의 인사를 해주시죠.
"저는 장윤선의 <팟짱>에 나오면 의외의 질문과 굉장히 센 질문들, 거의 피의자 심문 정도로 (질문받을 것을) 기대했는데 오늘 왜 이렇게 약한가요? 그래서 감사드리고요. 저는 장윤선의 <팟짱> 애청자들이 우리 시대를 바꾸는 큰 힘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노무현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 하셨잖아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화한 힘이 세상을 바꾼다'고 하셨는데요. 같은 생각입니다. 시청자분들이 그렇다고 생각하고요.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끝>



태그:#박원순, #장윤선, #박정호,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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