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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파 의원 7명의 복당을 주도한 권성동 사무총장(왼쪽)을 경질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 권성동 경질 놓고 고심 중인 김희옥 탈당파 의원 7명의 복당을 주도한 권성동 사무총장(왼쪽)을 경질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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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20일 오후 2시 53분]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 입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권 사무총장도 "해임 의결이 없는 한 비대위원 겸 사무총장"이라며 재차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승민·윤상현 등 탈당파 의원들에 대한 일괄복당 결정에 반발, 사퇴를 시사했던 김 위원장이 나흘 만에 돌아왔지만 여전히 당의 '분란'은 종식되지 않은 것이다.

비대위 회의 중에도 갈등은 그대로 노출됐다.

김 위원장은 회의를 시작하며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는데 땅을 굳게 하기 위해선 (비를) 말려줄 햇볕이 필요하다"며 "지금 당에 필요한 햇볕은 내부 단결과 존중, 양보와 배려다"라고 말했다. 즉, 그간의 내홍을 이제 정리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자신의 발언 직후 비공개로 회의를 전환시키자, 비박 측 김영우 의원이 "비대위원의 발언권을 제한하면 안 된다, 상의가 없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친박 측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위원장이 비공개하라잖아요"라며 맞섰지만 그는 지지 않았다.

그는 "만일 권 사무총장 경질 방침이 지난주 비대위에서 있었던 복당 문제와 연계된 것이라면 그것은 비대위의 자기부정이자 자기모순"이라며 "비대위가 잘못된 결정을 했다면 비대위 전체가 반성하든 사과하든 해야지 특정인 경질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상욱 혁신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사무총장 경질 관련 질문을 받고 "공식적으론 회의석상에 그 논의가 오르지 않았다"면서도 "단 하나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김 위원장의 뜻은 어제와 같다는 말만 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김태흠 사무부총장도 "어제 비대위원장의 의사 표현으로 이미 결정난 상황"이라고 거들었다.

김희옥 위원장 '친박' 요구 들고 복귀했지만...

그러나 '버티기'에 돌입한 권 사무총장에 대한 설득 작업도 그의 후임 인사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사무총장 경질 결정 자체가 친박(친박근혜)의 뜻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친박 의원들이 지난 17일 긴급 대책회의 이후 발표한 '정진석 원내대표의 공개사과 및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 요구안과 김 위원장의 '복귀 조건'이 딱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 '정진석 사퇴'에서 '사과'로 요구수위 낮춘 친박)

실제로 권 사무총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오후 권 사무총장에게 전화로 경질 의사를 전달하면서 "내가 복귀하는 데 있어서 명분이 필요하고, 사무처에 기강이 없다"는 취지로 그 배경을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권 사무총장은 이날 김 위원장과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에게) 정치는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 결정은 합리적 이유가 없어 보인다, 당의 통합과 화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특히 "당 사무총장 경질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계파 갈등이라는 수렁텅이에 빠지게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맞섰다.

권 사무총장은 19일 보도자료에서도  "(위원장과의 전화통화에서) 결론이 나질 않자 자세한 얘기는 내일 오전에 만나서 다시 하기로 했음에도 통화가 끝나자마자 일방적으로 언론을 통해 (경질이) 발표가 됐다"며 "만일 지난 비대위의 복당 절차를 문제삼아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것이라면 이는 사무총장 개인이 아닌 비대위 전체의 공동 책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박 성향의 이혜훈 의원은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정당에는) 민주적인 절차가 있는 것"이라며 "(사무총장에 대해) 비대위원장은 선임도 아니고 추천권밖에 없다. 법을 하셨다는 분이 그렇게 법에 대해 검토도 안 하고 그러시냐"고 말했다.

비박 하태경 의원도 전날 밤 페이스북에 "계파 청산하자고 들어오신 김 위원장이 계파 패권의 대변인이 되시려는건가요"라며 "권 총장을 경질하겠다는 것은 (탈당파 일괄복당)이런 민주적 의사결정에 불복하겠다는 것이고 계파 패권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권 총장을 거들었다.

그러나 친박 측은 '정진석 공개사과'와 권 총장 사퇴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친박계는 이날 오후 2시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대규모 회동을 예고했다.

새누리당 비박계 비대위원인 김영우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에 대해 "혁신과 통합에 결코 도움이 안 된다"며 경질 반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성동 경질 반대 입장 밝히는 김영우 새누리당 비박계 비대위원인 김영우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에 대해 "혁신과 통합에 결코 도움이 안 된다"며 경질 반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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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희옥, #권성동, #정진석, #유승민, #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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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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