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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왼쪽 7명은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사진치유프로그램에 참가해 이번 전시에 참가한 5.18 유공자들이다. ⓒ 이희훈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저게 뭣이냐믄 나를 의자에 묶어놓고 몇 시간씩 고문하던 그 자리여."
"여그는, 마지막까지 내가 지킨 곳이여. 11명이 있었는디 넷이 살아남아서 나왔지라."

5월, 그 날의 쓰리고 아픈 기억들이 서울 한가운데 되살아났다. 광주5.18 피해자들이 찍은 사진을 통해서다.

16일 오후 서울시청 지하2층 시민청 갤러리에서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이 열렸다. 전시회에는 광주트라우마센터의 사진치유 프로그램 참가자 7명이 촬영한 사진 100여점이 전시됐다.

참가자들은 모두 지난 1980년 5월 광주항쟁에 참가했다가 붙잡혀 모진 고문을 당하거나, 당시의 잔혹한 장면을 목격하고 죄책감에 심한 트라우마를 겪어온 사람들이다.

시민들이 공수부대에 구타당하는 것을 보고 울분을 느껴 시위에 참가했다가 연행돼 모진 고문을 당하고 구속 수감됐던 이성전씨(67)는 505보안대, 상무대 영창 등을 찾아 자신이 고초를 겪은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화순경찰서 무기고에서 총을 가져와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마지막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27일 새벽 계엄군에게 체포됐던 양동남씨(55)도 모진 고문으로 심한 부상을 입고 후송돼 70여일간 입원치료를 받았던 국군통합병원 터를 방문해 사진을 찍고 처절하게 무너졌던 자신을 떠올렸다.

시민군으로 활동하던 중 머리에 총을 맞고 피투성이가 된 채 죽어가는 고등학생을 차에 싣고 병원으로 수송하면서 제발 살아만 달라며 기도하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곽희성씨(56)씨는 741기가 안장된 5.18 신묘역을 찾아 모든 묘를 하나하나 사진에 담고 참배했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진심리상담사 임종진씨를 만나 사진치유 과정을 진행했다. 즉, 항쟁 당시 자신이 겪었던 현장을 스스로 카메라를 들고 참혹했던 기억 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내적 트라우마와 정면으로 마주한 것이다.

고통스런 기억의 장소에 용기를 내어 가서 사진을 찍다보면 울컥하던 마음이 처음보다 덜어지고 세상과 다시 어울리며 사는 법을 배우게 됐다는 게 참가자들의 설명이다.

전시된 사진을 둘러본 서정우(23. 서울 종로구)씨는 "광주항쟁에 대해서는 책이나 신문을 보고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피해자들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보니 훨씬 생생하다"면서도 "불과 30여 년 전 우리나라에 이런 참혹한 일이 있었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임종진씨는 이 자리에서 "36년간 가슴속에 내재돼있던 아픔과 한없이 무너져야 했던 자존감을 회복해나가는 일에 용기를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여기 사진들은 단순한 이미지로서의 사진이 아니라 그들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의식이요 제례"라고 말했다. 또 "수없이 많은 피해자 가운데 우선 7분이 먼저 한 것이며 이 과정은 앞으로도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이 사진전을 통해 참가자들이 스스로 고통을 극복해 대한민국에 5.18정신이 고양되고 상생의 대동세상으로 발전해가도록 힘을 모아야할 것"이라면서도 "오늘 아침 정부가 5.18 기념식에서 임을위한행진곡을 합창만 하도록 결정한 것은 극소수 보수냉전세력의 손을 들어준 셈"이라고 개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6년이란 세월속에 사람들의 기억으로부터 좀 멀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5.18정신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기억"이라며 "여러분들의 아픔이 조금이라도 덜어지도록 서울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억의 회복' 사진전은 오는 23일까지 열린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을 참석해 전시 된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 이희훈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1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사 갤러리에서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 오월광주치유사진전 <기억의 회복>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태그:#광주항생, #5.18,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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