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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용태 혁신위원장 내정자가 16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대위원 상견례를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용태 혁신위원장 내정자가 16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대위원 상견례를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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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 대한 답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용태 새누리당 혁신위원장 내정자는 하루 전 발표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겨냥해 위와 같은 쓴소리를 던졌다.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비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장 내정자 간 상견례에서 김 내정자는 "새누리당은 국민이 원하는 답을 해야 하는데, 우리(당·청)가 (민심을) 인정하기 싫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전날 새누리당이 청와대 인선 개편 직후 낸 논평과 정반대의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이원종 비서실장,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강석훈 신임 경제 수석 등 각 인사들의 프로필과 경력 사항을 나열하며 긍정적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김 내정자를 비롯, 비대위원직을 통해 비박계가 전면에 등장하자마자 새누리당의 얼굴이 급진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날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지 않고 기존의 '부르고 싶은 사람만 부르는 합창'으로 하겠다는 국가보훈처 결정에 대해 "재고를 요청한다"는 논평을 냈다. 하지만 이 논평이 나오기 약 한시간 전까지 정진석 원내대표는 "정부도 원칙이 있는 거고... 최선의 방법을 찾다보니 이 방법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게 보훈처의 설명 같다"며 정부 입장을 옹호하는 쪽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에 대한 새누리당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뀐 건 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과 김용태 혁신위원장 내정자의 만남 때문이었다. 새누리당은 '안건이 없는 상견례'라고 설명했지만 주요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이 여기서 정해진 것이다.

상견례에서 김 내정자는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를 제기했고 다른 비대위원들도 비슷한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상견례 뒤 김 내정자는 "없었던 것처럼 지나갈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의 대응 기조가 확 돌아선 이번 일이 비박계가 전면에 나선 혁신위와 비대위가 보여줄 '혁신의 미리보기'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김 내정자의 당을 향한 거친 발언들 속에서도 이런 '미리보기'가 가능하다.

김 내정자는 혁신위 인사를 대부분 외부 인사로 기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한달 동안 정신 차리고 고쳤어야 했는데 아무것도 못 고쳤다"고 말했다. 총선 참패 후에도 반성 없이 변화하지 않는 당내 모습을 지적한 것이다. 탈당파 의원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라며 혁신위에서 관련 문제 또한 주도할 것임을 밝혔다.

친박계의 반발 가능성에 김용태 "혁신 거부할 수 없을 것"

하지만 혁신위원장 내정자 스스로 당 쇄신을 위한 강경한 변화도 서슴지 않겠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으면서, 당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 또한 예상되고 있다. 이날도 상견례가 끝난 직후 김선동, 박덕흠 등 친박계 재선 의원들이 정진석 원내대표를 찾아 비대위-혁신위 구성에 대한 항의성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는 혁신안에 대한 반발도 정면돌파할 기세다. '당내에서 혁신안이 거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내정자는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혁신안을 거부하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을 것"라고 못박았다. 이어 그는  "아무것도 (새누리당에) 남아 있는 게 없기 때문"이라면서 "(혁신위를) 기반으로 안을 만들고 당이 추인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김용태 혁신위'의 태생적인 한계도 이미 거론되고 있다. 비대위원장이 따로 존재하며 당무 전반을 관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혁신위는 별도의 조직으로 꾸려져 자체적인 당무결정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무엇보다 7월말 새누리당의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혁신안의 수용 여부가 새 지도부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태그:#김용태, #새누리당, #혁신, #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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