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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내년 대선이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후보의, 1여 2야 3파전으로 치러질 것이라 단언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내년 대선이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후보의, 1여 2야 3파전으로 치러질 것이라 단언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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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야권의 총선 승리 뒤 정치권을 바라보는 이들의 관심은 정권교체 가능성에 쏠린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전망은 주목할 만하다. 총선을 불과 석달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돼 선거승리를 이끈 책략가의 전망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우선 내년 대선이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후보의, 1여 2야 3파전으로 치러질 것이라 단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주장하는 결선투표는 "지금 제도 안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야권 통합경선도 "대통령이 되고 싶은 두 사람이 있으면 절대로 통합이 안 된다"는 것이다.

3파전으로 야권 표가 분산되면 여당 승리 결과로 이어진다는 우려엔 "꼭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며 "국민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더민주가 될 수도 있고, 국민의당도 될 수 있고, 새누리당도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부탁으로 더민주를 맡게 된 입장이지만 대선후보로서의 문 전 대표의 자질을 평가하는 데엔 인색했다. "법률지식은 누구 못지않게 풍부하게 있을 거고. 청와대 비서실장도 했으니 행정적인 능력도 갖췄다고 본다"면서도 "경제 분야엔 아직 큰 조예가 있는 것 같지 않다. 외교 관계도 경험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경제는) 단기간에 제대로 학습할 수 없는 것"이라며 문 전 대표가 '최적의 후보'가 되기 쉽지 않을 거라 봤다.

김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평가하길 꺼렸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38석이라는 성과를 거둔 점에 대해선 "내용상으로 보면 승리라고 할 수 없다"며 "전국적으로 놓고 봤을 때 수도권에선 딱 두 사람 당선됐고 나머진 전부 호남 의석 아니냐"고 평가절하했다.

국민의당이 "야권이냐 아니냐도 확실치 않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국회 운영과정에서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대표 개인에 대해선 "(기업을 하면서) 이윤극대화를 목표로 했던 사람이니 경제를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을 것"라면서도 "하지만 경제민주화 쪽과는 거리가 멀 거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인터뷰 내내 김 대표는 '현재 드러나 있는 대선 후보들이 경제민주화를 잘 하리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김 대표보다 한 살 어린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 버니 샌더스가 돌풍을 일으킨 예를 들며 김 대표 본인의 대선 출마 생각을 물었더니 "또 뭔 소리를 하려는 건가. 내가 지금 그럴 힘이 있는지 모르겠다"란 답이 돌아왔다.

김 대표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기반이 없는 사람이 뛰어드는 건 무모한 일"이라고 손사레를 쳤다. 하지만 김 대표는 프랑스의 샤를르 드 골 대통령 얘길 길게 했다. 2차 대전 직후 정권을 잡았지만 1년 반 뒤 정계를 은퇴, 10년 넘게 와신상담했던 드 골이 알제리전쟁이라는 프랑스의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이 돼 국가에 봉사했다는 것이다. "나라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고 제대로 준비한 사람이면 나이가 많고 적음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덧붙였다.

김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도 떠올리면서 "(새 인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지금 지지율이 얼마나 나오고 이런 게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이 인터뷰는 20일 오후 국회 더민주 당 대표실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안홍기·소중한 기자가 진행했다. 다음은 김종인 대표와 한 인터뷰 중 다음 대통령 선거에 대한 전망 부분을 정리한 것이다.

"문재인, 법률·행정 능력 갖췄지만 경제·외교 보완해야"

-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야권 대선주자 1위는 문 전 대표다. 여러 차례 문 전 대표를 만나봤을 텐데, 그는 조건에 어느 정도 적합한 사람인가.
"아직 문 전 대표와 개별적인 사항을 두고 논의해본 적이 없다."

- 그러면 그 동안 언론 등을 통해 파악된 문 전 대표는 무얼 보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는지. 
"글쎄. 문 전 대표는 변호사 출신이니 법률지식은 누구 못지않게 풍부하게 있을 거고. 청와대 비서실장도 했으니 행정적인 능력도 갖췄다고 본다. 근데 경제 분야엔 아직 큰 조예가 있는 것 같지 않다. 외교 관계도 경험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려면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그런 측면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 김 대표는 특히 경제민주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문 전 대표가 경제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면 된다는 건가.
"그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단기간에 학습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사고라도 정확히 갖고 있다면 괜찮다. 예를 들어 20세기 초 미국의 테오도어 루즈벨트 대통령도 경제 전문가는 아니었다. 하지만 대통령 되기 전, 미국 경제·사회의 독과점 구조를 반드시 고친다는 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대통령 되자마자 일사천리로 수행했다. 그래서 의식이 중요한 거다. 제도를 만들어도 집행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대통령의 의지가 그래서 중요하다."

-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 공약 자체는 받아들였지만 의지가 없었던 건가, 아니면 의지는 있었는데 주변에 포위된 건가.
"내가 경험하기엔 본인 의지는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초기부터 반대했던 사람들이니까, 자연스레 이런 상황에 이른 것이다."

- 그걸 교훈으로 삼는다면, 더민주의 최적 후보는 본인이 갖고 있는 의지뿐만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집단이 필요할 거 같다.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 좋은 예가 노무현 대통령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대통령 되기 전 만나서 이야기를 해봤는데, '이 사람이 나라를 바꿀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협조를 약속했다. 그리고 그 사람 주변에 그렇게 사람이 많지도 않았는데, 당선되자마자 한달 반쯤 지나고 나니 사고가 싹 바뀌더라. 주변에 사람들이 작동했겠지만, 본인의 확실한 신념이 있지 않고선 그럴 수 없다고 본다."

- 비례대표로만 다섯 번째 국회의원직을 맡게 됐다. 여당에서도, 야당에서도 모두 국회의원을 하게 된 건데. 대표에게 여당과 야당은 무엇인가. 지금의 야당은 왜 선택한 건가. 이 야당이 경제민주화를 더 잘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인가.
"그런 식으로 여야를 구분해선 안 된다. 난 대한민국 장래를 위해 나라가 좀 잘 돼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나라가 잘 되려면 지도자를 잘 만나야 한다. 17대 국회(새천년민주당 소속)에 들어와 있을 때, 대선에 출마하려는 여러 국회의원들을 만나봤다. 그때 보니, 당시 박근혜 의원이 그래도 대통령을 제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 여야를 통틀어 한 명 뿐이었나.
"야당에선 '깜'이 되는 사람도 없었다. 오죽해서 내가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란 말까지 했다. 내 기준은 뭐냐. 첫째로 대통령이 될 사람은 탐욕스럽지 말아야 한다. 둘째는 주변이 좀 간단해야 한다. 세 번째는 이해집단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 기준을 놓고 보니 당시 박근혜 의원만한 사람이 없었다. 야당은 대통령하겠다고 나타난 사람이 선거를 약 7개월 앞두고 나온 당시 문재인 후보 아닌가. 한 나라의 대통령은 그렇게 대통령할 생각도 없다가 선거 7개월 앞두고 주변에 의해 나온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무튼 당시 박근혜 의원이 곤경에 처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이 비대위 체제일 때 나보고 '나라를 위해 도와달라'고 해서 그래서 그 당에 들어간 거다. 비대위를 만들과 정강정책을 바꾸면서 내가 박근혜 의원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 '당신이 고정지지층에서 최대한으로 가져갈 수 있는 표는 35%다. 이건 야권도 마찬가지다. 그럼 나머지 (30% 중 절반인) 15% 이상을 누가 가져가냐의 문제인 건데, 이 때문에 '고정층을 너무 생각하지 말자'고 해서 정강정책에 경제민주화도, 복지도 넣었던 것이다. 그걸 일관되게 추진해 대통령이 된 것이다.

이번에도 생각은 똑같다. 지금은 야당이 갑작스럽게 분열돼, 야당이 존재할 수 있느냐, 없느냐 기로에 설 만큼 위기에 빠졌다. 야당이 존재하지 않고 제 1당만 존재하면 일본의 자민당처럼 될 수 있다. 그래서 야당을 정상화시켜야겠다는 생각에 더민주에 들어왔다."

- 더민주로 가면서 대선까지, 정권교체까지 생각한 건가.
"수권정당을 만들어주겠다고 말했으니, 정권교체의 기초를 닦아주기 위해서 왔다."

- 지금 박근혜 정권을 보면 당시 김 대표의 판단은 잘못된 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국민께 사과를 드리기도 했다."

"대선은 3파전, 단일화 여럽고 누구든 승리 가능"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결과 123석을 획득해 새누리당을 제치고 원내 제1정당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꽃다발을 받아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꽃다발 받아 든 김종인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결과 123석을 획득해 새누리당을 제치고 원내 제1정당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꽃다발을 받아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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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적의 후보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2017년 대선에 나설 후보들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나.
"아까 말한 세 가지는 당연히 갖춰야 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 국가 경영능력을 따져봐야 한다.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단순하게 나라를 끌고 갈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소위 글로벌 체제에 대한 이해도 풍부해야 하고, 다양성의 의미도 뭔지 알아야 한다. 국가를 보위해야 하니 대내외 안보의식도 갖춰야 한다. 국민을 먹여 살려야하기 때문에 경제에 대한 투철한 생각이 있어야 한다.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며 교육 등 분야에도 다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 여야 양당체제였는데 지금은 국민의당이 등장한 상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상황인데. 정권교체를 바라는 상황에서 새누리당, 국민의당, 더민주 후보가 각각 나선다면.
"셋이 경쟁해야지."

- 야권이 분산되면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는 거 아닌가.
"꼭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국민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더민주가 될 수도 있고, 국민의당도 될 수 있고, 새누리당도 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여당으로서 그동안 해왔던 걸 평가받아야 하니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경쟁관계에 놓이게 되는데, 무엇을 내놓고 지지를 호소하느냐에 따라 국민이 판단할 거다."

- 안철수 대표는 결선투표도 주장하는데.
"지금 제도 안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일각에선 당은 그대로 두고 통합 경선을 통해 야권 단일 후보를 내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경선을 할 수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는데, 내가 늘 이야기하지만 대통령이 되고 싶은 두 사람이 있으면 절대로 통합이 안 된다. 그런 방법으론 당이란 게 존재하기 때문에 두 당이 합쳐서 통합, 대통령 후보 경선을 할 수 있다면 그럴 수도 있는데, 내가 늘 이야기 하지만 대통령 하고 싶은 두 사람이 있으면 절대로 통합이 안 된다."

"안철수, 경제민주화와는 거리가 멀 것"

-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대통령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나.
"본인들이야 충분히 돼 있다고 할 것이다. 남이 뭐라고 이야기하면 기분 나쁠 이야기를 왜 하겠나"

- 선거기간엔 안 대표와 관련해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그렇다라도 내가 보기에 대통령 하려는 사람은 자기가 다 잘났다고 생각을 하고 무슨 핑계를 대도 꼭 대선에 나서야할 이유가 있다. (1987년 대선 때의) 김대중, 김영삼을 보면 야당이 통합하면 이길 거라는 걸 알면서도 내가 나가는 것이 유리하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나간 거 아니겠나. 더민주가 대선후보를 내면 결국 3자 대결로 간다는 전제를 깔고 해야할 것이다."

- 선거기간 동안 김 대표가 예상한 것과는 달리 이번 선거에서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많은 의석을 얻었다.
"호남이란 특수성 때문에 의석을 많이 얻었다고 생각한다. 안 대표 본인은 승리했다고 하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승리라고 할 수 없다. 전국적으로 놓고 봤을 때 수도권에선 딱 두 사람 당선됐고 나머진 전부 호남 의석 아닌가."

- 안철수 대표가 정치인으로 성장하려면 뭘 좀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글쎄 남의 일이니…. 사실 (국민의당이) 야권이냐 아니냐도 확실치 않다. 앞으로 국회가 열리고 국회 운영과정에서 제3당의 색깔이 드러날 테니 그때까진 잘 모르겠다."

-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긴가?
"경우에 따라선 그럴 수도 있겠다."

- 안철수 대표는 기업을 해 본 사람으로서 문재인 전 대표에 비해 경제에 대한 관심이 더 크고 시각도 다를 거라는 평가가 있다.
"이윤극대화를 목표로 했던 사람이니까 경제를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민주화 쪽과는 거리가 멀 거라고 본다"

"내가 대선? 그럴 힘이 있나. 기반 없으면 무모한 일"

-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연설 내용을 보니까 핵심이 김 대표가 말하는 경제민주화와 비슷하다. 그 버니 샌더스 열풍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나.
"미국사회가 종전같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레이건 이후 30여년 동안 신자유주의의 지배가 계속되면서 불평등이 너무 심화됐다. 그러니까 젊은 세대가 실망을 많이 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게 됐다, 그래서 샌더스 같은 사람의 말이 먹히는 것이다."

- 김 대표도 나이가 비슷하다. 버니 샌더스 후보가 김 대표보다 나이로는 1살 어리다. 샌더스처럼 직접 대선에 나갈 생각은 있는지.
"또 뭔 소리를 하려는 건가. 내가 지금 그럴 힘이 있는지 모르겠다."

- 문재인 전 대표는 경제분야에 약할 것 같고, 안철수 대표는 경제민주화와 거리가 멀 것 같다고 했다. 당에도 경제민주화를 잘 할 것 같은 사람이 없고. 그런 상황이면 '내가 직접 나서서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나.
"나중에 시간이 가면. 그때가면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 그런 질문은…." (손사래)

- 대선에 직접 나설 생각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회피했다. 하지만 주변에는 그런 말 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자기가 (대통령) 될 수 있는 기반이 확실하면 헐 수도 있는 건데, 그런 기반이 없는 사람이 뛰어드는 건 무모한 일이다."

- 미국 오바마가 대통령 될 때 40대였다. 전세계적으로 40대 지도자. 왜 한국에선 1971년 김영삼의 40대 기수론 이후 40대 대통령론이 형성되지 않는다고 보는가. 
"노무현이 50대에 대통령이 됐는데, 잘했으면 괜찮은데 못했다. 그러니까 40~50대에서 대통령을 하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면 안 된다. 준비를 철저히 한 사람이어야지. 육신적으로 젊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오바마의 경우도 당시 시대 여건이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했지만, 대통령 되고나서 2008년 금융위기 등 경제 처리하는 과정이나 외교관계를 볼 거 같으면 굉장히 성숙치 못한 결과가 나타난다. 최근에 2기 임기 들어가서 조금 더 성숙한 것처럼 보이지만. 대통령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드골 같은 사람이 1945년 2차대전 끝나고 임시 대통령(임시정부 주석 및 총리)을 한 1년 반 정도 하다가 쫓겨났다. 그 뒤 10년 가까이 와신상담 하면서 살면서 '조국이 나를 다시 부르면 제대로 좀 만들 수 있을텐데'라며 철저히 준비를 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알제리 전쟁(1958년)이 일어나자 나이 70 가까이 된 드골이 등장했고 현대 프랑스의 기틀을 확고하게 다졌다. 그러니까 나라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고 제대로 준비한 사람이면 나이가 많고 적음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우리 40~50대에 그런 준비 한 사람을 찾기는 힘들다."

"여론조사 지지율로 대통령 되는 게 아냐, 새 인물 가능성"

- 문재인 박원순 등 언론의 여론조사에 잡히는 사람 말고. 새로운 최적의 대선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은 없나
"노무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이던 2001년 1월에 나를 갑자기 보자고해서 만났더니 '제가 대통령 출마하려고 하니 좀 도와달라'고 했다. 그 전에 잘 모르는 사이였는데 그렇게 와서 얘길 했다. 깜짝 놀라서 '갑자기 이런 사람이 무슨 대통령을 하겠다는데, 뭐라고 이야기해야 하나' 생각했다. 내가 '대통령을 하려면 장관을 일단 그만두고 나서 준비를 해야 할 거 아니냐' 그랬더니 '해수부에서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끝마치려면 6개월 더 필요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이보쇼, 대통령출마하는 사람이 장관을 그만두는 게 낫지. 내일이라도 김대중 대통령이 그만두라고 하면 그만둬야하는데'라고 하고 헤어졌다.

그 뒤로 열흘도 안 돼서 또 만나자고 해서 만났다. 당시 노 대통령이 내가 민망할 정도로 사정을 했다. 그때 '아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바뀔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좋소 당신을 도와주는 걸로 합시다' 그러고 헤어졌는데 일주일만에 장관 해임됐다. 그 뒤 노 대통령이 시간이 많이 나니까 가끔 사무실에 왔다갔다 했다. 2002년 1월에 여론조사 한 거 보니까 노무현 1.5%, 이인제 34% 이렇게 나왔다. 내가 '당신 1.5%인데 그래도 당신이 될 거 같다' 그랬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 노무현이 대통령까지 되지 않았나.

지금 지지율이 얼마나 나오고 이런 게 의미가 없다. 작년 메르스 사태 때 박원순 서울시장 지지율이 30% 까지 올라갔지만 지금은 10%도 안 된다. 김무성도 20%까지 갔다가 지금은 어디 갔는지 모르게 없어져버리고. 여론조사 지지율로 대통령 되는 게 아니다."

- 그렇다면 아직까지 거론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겠다. 이리저리 눈여겨 보고 있나.
"나타날 가능성 있다. 나는 지금은 누가 되든 관심이 없어. 왜냐면 여지껏 우리나라 대통령을 보면 대통령 되기 전 생각, 후보 때 생각, 당선된 때 생각이 다르다. 일관성이 없다."

- 당은 아니더라도 경제민주화를 계속 주문하는 세력, 대통령의 의지를 지켜낼 수 있는 어떤 그룹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글세, 경제민주화라는 것이 자기 머릿속에서 소화되지 않는 사람은 백날 이야기해봐야 의미가 없다. 대통령 되는 사람이 머리속에서 소화돼서 확신을 가지면 우리나라 현실을 놓고 봤을 때 어느 것부터 점차적으로 하는 것이 순리에 맞는가 판단할 수 있다고 봐. 그렇지 않고서 백날 이야기 해봤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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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종인, #더민주, #문재인,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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