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무상급식'은 4·13선거의 쟁점 가운데 하나다. 특히 경남은 그렇다. 새누리당 일부 후보와 새누리당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이 '무상(의무)급식'을 공약으로 내걸기는 했지만 논란을 빚고 있다.

경남은 2015년, 새누리당 소속(성완종 게이트 이후 당원권 정지) 홍준표 지사가 예산 지원을 끊어 무상급식이 중단되었다.

경남지역 학교는 올해부터 경남도청과 시군청이 예산지원을 하지 않아 지난 4월 1일부터 학교 무상급식이 중단되고 유상급식으로 전환되었다.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바라며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학부모들이 선전전을 벌이며 '밥'이라고 쓴 입마개의 모습.
 경남지역 학교는 올해부터 경남도청과 시군청이 예산지원을 하지 않아 지난 4월 1일부터 학교 무상급식이 중단되고 유상급식으로 전환되었다.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원상회복을 바라며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학부모들이 선전전을 벌이며 '밥'이라고 쓴 입마개의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2014년까지 경남은 경남도청과 시군청, 교육청이 예산을 분담해 읍면지역 초중고교와 동지역 초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했지만, 2015년에는 홍 지사와 시장군수들은 예산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학부모들은 '선거 때 보자'고 했다. 학부모와 시민단체, 야당은 무상급식 중단 등의 이유를 들어 '홍준표 지사 주민소환 투표청구 서명운동'을 벌였고, 지난해 말 경남선관위에 서명부를 제출해 놓았다.

강기윤, 이만기, 박권범 후보 '무상급식' 내걸어

오는 13일 치러지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와 김해시장, 거창군수 재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무상급식을 공약을 어느 정도 내걸었을까.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의 거의 대부분 '무상급식' 공약을 내걸었다.

각 가정에 배달된 <선거공보>를 보면, 새누리당 후보들은 일부만 이 공약을 제시했다. 강기윤 총선후보(창원성산)는 "의무교육에는 정부가 책임지는 의무급식을 추진하겠다"고, 이만기 후보(김해을)는 선거공보 첫 장에 '무상급식 추진'이라 해놓았다.

강기윤 후보는 5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초등학교와 중학교 의무교육에 따른 급식을 의무급식으로 규정하고, 해당 급식 재정을 헌법 가치에 따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후보는 이를 위해 '학교급식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무투표 당선'이라 선거공보를 내지 않은 이군현 후보(통영고성)를 제외한 나머지 새누리당 후보들은 '무상급식'이란 언급이 없다. 학부모 박남희(사천)씨는 "경남은 무상급식이 최대 관심거리였다"며 "어제 집으로 온 선거공보를 보았는데, 새누리당 후보의 공보에는 '급식'이란 단어조차 없다"고 말했다.

거창군수 재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박권범 후보는 '무상급식 초중고교까지 지원확대'라 해놓았다. 박 후보는 홍준표 지사 때 경남도 보건복지국장을 지냈다.

새누리당 소속 강기윤 국회의원선거 후보(창원성산, 맨 위)와 이만기 국회의원선거 후보(김해을, 가운데), 박권범 거창군수 재선거 후보(아래)는 선고공보에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새누리당 소속 강기윤 국회의원선거 후보(창원성산, 맨 위)와 이만기 국회의원선거 후보(김해을, 가운데), 박권범 거창군수 재선거 후보(아래)는 선고공보에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 선관위

관련사진보기


새누리당 경남도의원으로 있다가 중도사퇴하고 총선에 나선 무소속 박인 후보(양산을)는 '무상급식 완전 해결'이란 펼침막을 내걸었다가 사흘만에 바꿔 달았다.

박인 후보는 공보에 "도의원 재임 중 새누리당 도정간담회를 통해 초등학교라도 무상급식을 지원하자며 동료의원들을 설득했다"며 "급식도 교육의 한 과정이므로, 아이들이 먹는 것에서 차별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놓았다.

양산지역 한 학부모는 "박인 후보가 '무상급식 완전 해결'이라는 펼침막을 내걸었다는 사실을 알고 학부모들이 선거사무소에 전화를 하고 유세장에 찾아가서 따지기도 했으며, 1인시위도 벌였다"며 "무상급식이 완전히 해결된 게 아닌데 펼침막으로 학부모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아 속상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공천과정에서 '무상급식 지원 원상회복'을 내걸었던 안홍준 의원(마산회원)은 경선에서 탈락했고, 지금은 새누리당 경남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으로 있다.

안 의원이 경선 때 무상급식을 내걸자 상대 윤한홍 후보(마산회원)는 "안 후보는 옛날에는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더니 이제는 야당에서 주장하는 무상급식 회복을 공약으로 제시했다"며 "급식 문제를 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안 된다. 선거 때만 되면 야당이 주장하는 무상 시리즈를 내놓는 안 후보는 새누리당을 떠나라"고 했다.

강기윤 후보는 새누리당 경남도당 위원장이다. 강 후보는 지난해 12월  22일 새누리당 경남도의원 연찬회 특강에서 급식 논란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한탄할 만큼 덤터기를 쓰고 있다"며 "홍준표 도지사의 숭고한 뜻을 지켜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해 노회찬 후보는 지난 3일 후보초청 토론회 때 강 후보에 대해 "새누리당 경남도당 위원장 취임 이후 일방적으로 홍준표 지사를 옹호하며 교육감에게 문제가 있지, 도지사에게 문제가 없다는 발언을 하지 않았느냐"며 "지난해 12월에는 '홍 지사의 숭고한 뜻을 지켜야 한다'고까지 한 분이 선거 열흘 앞두고 의무급식을 이야기하면 누가 믿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는 "무상급식 중단 이후 홍 지사 5회, 박종훈 교육감 5회, 경남도의회 의장과 도의원 등을 만나면서 대화와 타협, 중재를 요청해 사태 해결을 주도했다"며 "'숭고한 뜻을 받들자'고 한 건 급식비리를 없애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려 한 마음을 이해하자는 취지"라 해명했다.

진헌극 친환경무상급식지키지경남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는 "무상급식중단은 지난해 경남에서 가장 큰 화두였다. 그런데 대부분 여당 후보들이 무상급식과 학교급식법 개정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그만큼 관심이 없거나, 새누리당이 그동안 선별복지였기에 무상급식을 거론하기 부담으로 느낀 것으로 보인다"며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도민과 학부모들이 염원한 문제를 외면한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태그:#무상급식, #강기윤, #이만기, #박권범, #박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