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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없는 유성 함께 해요'라는 대표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노동당 이경자(대전 유성을) 예비후보.
 '핵 없는 유성 함께 해요'라는 대표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노동당 이경자(대전 유성을) 예비후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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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쓰레기장, 이곳으로부터 750m'.

이름과 얼굴이 아닌, 섬뜩한 내용의 글귀가 적힌 명함을 내미는 총선 예비후보가 있다. 원자로와 핵폐기물 야적장에서 불과 1km도 안 되는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고, 반경 1.5km내에 3만500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끔찍한 상황'을 '공약'대신 설명하는 예비후보. 그는 대전 유성을 지역구에 출마한 이경자(50) 예비후보다.

노동당 후보로 출마한 그는 여러 종류의 명함을 가지고 다닌다. '핵쓰레기장, 두리초등학교로부터 750m', '핵쓰레기장, 관평동 롯데마트로부터 1.3km', '핵쓰레기장, 반석역으로부터 6.5km' 등 유성지역 곳곳에 맞는 명함이다.

다른 후보들 같으면 각 지역마다 '맞춤식 공약'을 써 넣을 명함에 주민들의 '공포심'과 '집값하락(?)'을 조장하는 문구를 써 넣은 명함을 돌리는 예비후보. <오마이뉴스>는 9일 오후 대전 유성구 지족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이경자 후보를 만나 인터뷰했다.

이 후보는 '언니 같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특권층이 되어 버린 정치인,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되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정치를 '특별한 것'이 아닌, 삶과 함께하는 '일상적인 것'으로 만드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옆집 아줌마도 정치한다는 생활정치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정치를 바꾸기 위한 두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우선 '전면비례대표제'를 제안했다. 고착된 지역 구도에 기반을 둔 양당 구조를 양산하는 소선거구제를 폐지하고 '전면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하며, 이것이 당장 어렵다면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산법률주의의 도입'을 주장했다. 행정부가 짜온 예산을 심의만 하는 국회가 아니라, 세금을 어떻게 걷고, 어떻게 써야하는 지를 국회가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며 국회에서 예산안을 조목조목 확인하고, 토론하고, 이를 공개하면 국민들은 어떤 정당이 예산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되어 자연스럽게 정책정당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 없는 유성'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유에 대해서는 핵시설이 밀집해 있고, 전국에서 두 번째 규모의 핵쓰레기장이 주민들과 가까이 있음에도 이에 대한 실상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어 이를 알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탈핵'은 핵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특히, 유성의 경우 핵쓰레기장 반경 750미터 안에 초등학교가 있고, 1.5킬로미터 안에 주민 3만 5000명이 살고 있는 끔찍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단기적으로는 핵시설들이 인구밀집지역에서 이전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탈핵의 계획 속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연대'에 대해서는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신념과 지향이 다르기 때문에 정당을 달리하는 것인데, 생각이 다른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그 신념과 지향하는 바를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거대한 폭력'이라고 했다. 다만, '정책적 일치를 통한 선거 연합'에는 적극 참여할 생각이며, 새누리당 견제만을 위한 '야권연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충남대를 졸업했으며, 민중당 기관지편집위원, 민중후보 백기완 선거대책본부 대전충남 총무국장, 청년진보당 정치연수원 사무국장, 사회당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또 평화캠프 대전지부장과 민들레의료생협 이사, 지역품앗이 한밭레츠 운영위원, 품앗이 생협 이사 등으로 지역에서 활동해왔고, 지난해에는 대전유성민간원자력환경안전감시기구조례제정청구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아 조례제정에 앞장섰다. 현재는 노동당 농업위원장이다.

다음은 노동당 이경자 예비후보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핵 없는 유성 함께 해요'라는 대표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노동당 이경자(대전 유성을) 예비후보. 그는 '야권연대'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거대한 폭력'이라고 말했다.
 '핵 없는 유성 함께 해요'라는 대표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노동당 이경자(대전 유성을) 예비후보. 그는 '야권연대'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거대한 폭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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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정치가 분리되지 않아야 진정한 정치 시작"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셨는데, 어떤 각오로 출마를 결심했나?

"사실 너무 문제가 많다. 우리 사회에... 세월호 사건이나 필리버스터, 이런 것들이 상징적으로 우리 사회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회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답하고 있지 않다. 지금까지 국회는 빠른 성장과 발전을 향한 속도전만을 고민했다. 그래서 환경 파괴, 안전 불감증,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방기, 인권 유린, 민주주의 후퇴 등 삶의 중요한 문제를 외면했다.

그래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20대 국회는 안전한 대한민국,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대한민국, 약자들에게 사회적 안전장치가 작동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활동을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 지역공약이나 지역개발을 통해 당장 표나 구걸하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고, 함께 토론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국회의원이 있어야 한다. 국회를 즐거운 정치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정치인 이경자는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저의 모토는 친근한 '언니 같은 정치인'이다. 사실 정치인은 우리사회에서 특권층이다. 국회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고, 그래서 우리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말한다. 그것이 상징하는 바는 '정치란 우리 일상의 삶과는 다른 별도의 것, 특별한 것'으로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저는 그것이 올바른 정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정치는 삶과 정치가 분리되지 않아야 진정한 정치가 시작된다고 본다.

우리 사회에는 이제 동네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출근 준비하고,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듣는 이웃으로서의 정치인이 필요하다. 바로 저처럼 평범한 사람, 옆집 아줌마 같은 이웃이 정치인이 될 수 있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 저는 그것을 보여주고 싶다. 거리의 목소리, 삶의 현장의 목소리를 국회에 들려주고 싶고, 국회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당당하게 외치고 싶다. 그래서 특권층의 벽을 허물고 싶다. 정치를 삶의 영역으로 되돌리는 정치인, 넘사벽을 허무는 아줌마 정치인이 되고 싶다."

-20대 총선을 맞이하면서 각 정당이나 후보자들은 한국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한국정치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변해야한다고 생각하는가?
"두 가지를 제시하고 싶다. 먼저 정치체제의 개혁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정치는 자유경쟁 대신 '과점 시스템'이다. 고착화된 거대양당구조와 또 그것을 공고히 만드는 선거법이나 정치시스템, 이것이 제일 큰 문제다. 시스템이 이렇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소수정당이나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기성 정치인들은 '국민의당'처럼 정강정책의 대결을 펼치는 게 아니라 계파와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을 반복한다. 국민들의 외면은 당연한 결과다. 그들만의 리그가 더욱 공고해지면서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따라서 고착된 지역 구도에 기반을 둔 양당 구조를 양산하는 소선거구제를 폐지하고 '전면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정당 지지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되어야 진정한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것이 당장 어렵다면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한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그래야 30%지지로 대표가 되고, 심지어는 20%대의 지지를 받고 대표자가 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예산법률주의의 도입'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회는 예산을 심의만 하고 있다. 행정부가 예산을 짜오면 국회는 심의만 한다. 그것은 일본이나 우리나라 등 소수의 국가만 채택하고 있다. 대부분은 예산법률주의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헌법이 일본헌법을 거의 베끼면서 일본의 천황중심의 강력한 권력집중기조를 따르고 있다. 이 구조가 계속되면 1인 독재의 여지가 충분하다. 무엇보다 나라 살림살이를 책임져야 할 국회가 세금을 어떻게 걷고, 어떻게 써야하는 지를 책임지지 않는다면 현재와 같은 예산로비스트 국회의원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얼마 전 세운 80조 국방예산은 차기 정부가 지출해야 하는 예산이다. 그런데 현 정부에서 무책임하게 결정해 버렸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4대강 사업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예산과 국고가 낭비되고, 국토는 망가졌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묻지도 않고 있다.

340조 원의 예산을 어떻게 걷고 어떻게 쓸 것인지를 국회가 결정해야 한다. 국회에서 예산안을 조목조목 확인하고, 토론하게 되면, 또 그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국민들은 어떤 정당이 예산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국민들은 그 정당의 비전과 국정운영계획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책정당으로 변화할 것이고, 의원들은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될 것이다. 예산법률주의가 실현되어야 국회의원들의 자질도 향상되고,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소신을 가진 실력 있는 정치인들이 많아질 것이다."

노동당 이경자(대전 유성을) 예비후보.
 노동당 이경자(대전 유성을) 예비후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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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선택한 이유는, 가치 흔들림 없이 실천하기 위해서"

-노동당 소속 예비후보다. 노동당 후보로 출마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2012년 진보신당과 사회당이 합당한 후 2013년 7월 임시 당 대회에서 당명 개정을 통해 '노동당'으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노동당은 '없이 사는 사람들'을 대표하는 정당이다. 노동의 가치와 중요성이 존중받는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저임금 1만 원 운동, 기본소득 등 한국사회의 근본 변화를 위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제가 노동당을 선택하고 노동당의 후보자로 출마한 것은 노동당의 이러한 강령에 동의하고, 노동당만이 스스로 내건 가치를 흔들림 없이 실천해 나갈 수 있는 정당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노동당'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크게 두 가지 반응이다. 나이가 든 분들은 '북한노동당이랑 무슨 관계냐'고 묻기도 한다. 그러면 저는 북한하면 연상하는 게 '핵무장'과 '절대왕정'인데, 그것에 우리는 반대한다. 이름만 같을 뿐이라고 말씀드린다. 또 조금 젊은 분들은 이정희 대표를 연상하며 '통진당이냐' 묻는다. 그러면 통진당과는 다르다고 말씀드린다. 크게 보면 레드컴플렉스에서 오는 반응이라 생각한다.

노동당에 대해서 불편해하는 이유는 우리사회에서 노동과 노동자에 대한 가치, 노동자에 대한 존중이 여전히 부족하고, 여전히 폄하되는 분위기의 반영이라 생각한다. 당명에 대한 문제제기를 받는데 당원들이 선택한 이름이기에 당분간은 이 이름을 사용할 것이다. 우리사회가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가 되면 시민들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노력해서 당명이 갖는 부정적인 면을 넘어서도록 하겠다."

-정치신인으로서 인지도가 높지 않다. 소수정당이기에 당선가능성도 낮은데, 어떤 선거전략으로 이번 선거를 치를 계획인가?
"'객관식 정치인'을 선택하는 것보다 '주관식 정치인'을 만들자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주요전략이다. 주어진 것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하여 국회의원을 뽑는 게 아니라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치를 독점해왔던 정당, 그런 정치인 중에서 찾지 말고, 정치를 바꾸고 유성을 바꿀 수 있는 정치인, 저 이경자를 지지해 달라고 설득할 계획이다.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냥 이름을 알리는 것보다 '의미 있는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저는 명함을 돌릴 때 '핵 없는 유성을 만들기 위해 나온 노동당입니다' 이렇게 말한다.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 이름을 반복해서 하는 것 보다 '저 사람이 왜 나왔지? 아, 핵문제? 그게 뭐지?' 이렇게 생각하고, 알아주기를 바란다. 중요한 것은 노동당이라는 소수정당이 있고 그 당이 이런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저 스스로 제 이름을 말하지 않고 있다."

-유성 핵 문제를 이번 서거운동의 주로 의제로 삼고 있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가?
"3월 11일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5주기가 되는 날이다. 또 체르노빌 사고는 20주기가 되는 해이다. 후쿠시마 사고는 인류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한다. '핵은 여전히 안전하고 효율적이고 청정한가'라는 물음이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독일과 많은 나라들이 '탈핵'을 결정했다. 또 많은 나라들이 탈핵에 대해 연구하고 있고,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핵문제를 현실적인 문제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한국은 핵발전소를 더 짓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유성은 어떠한가? 유성은 '핵공단'이라고 불린다.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원자로'가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해 핵관련 시설이 밀집해 있다. 그러한 핵 시설들이 인구밀집지역 내에 있다. 연구용이라는 이유로,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안전하게 관리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주민들에게 정확한 실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국의 모든 방사성 폐기물은 유성으로 모이고 있고, 그 양은 전국 2위이다. 이러한 실상을 알리기 위해 '핵문제'를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다. 알리는 것에서부터 '탈핵'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지난 해 주민발의로 '대전유성민간원자력환경안전감시기구조례청구운동'을 하면서 유성구민 1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 그런데 이 1만 명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3인 가족 중 1사람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계산해도 유성인구 34만 명 중 10%도 안 되는 사람만이 이 문제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분들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방사성 폐기물이 아파트 뒤 산에 임시로, 20년 넘게 보관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들은 알아야 한다.

또한 여전히 주민들이 모르는 크고 작은 사고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핵쓰레기장 반경 750미터 안에 초등학교가 있다. 두리초등학교다. 반경 1.5킬로미터 안에는 주민 3만 5000명이 살고 있다. 정말 끔찍한 일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동되는 25기의 핵발전 연료가 모두 덕진동에 있는 핵연료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그렇게 생산된 핵연료봉을 육로로 이송해서 전국발전소에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 와중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사소한 사고나 핵연료봉 분실 등 큰 사고에 대해 아무런 대처방안이나 매뉴얼, 혹은 정보공개가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저는 단기적으로는 이런 핵시설들이 인구밀집지역에서 이전해야 하고, 안전감시를 위한 감시기구가 실제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핵은 탈핵의 계획 속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대체에너지 생산과 연구 투자, 불필요한 전력사용량을 줄이는 방안들이 탈핵의 구체적 방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당 이경자(대전 유성을) 예비후보의 명함.
 노동당 이경자(대전 유성을) 예비후보의 명함.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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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으로 일자리 뺏기지 않는다"

- 명함을 보면 '핵쓰레기장으로부터 750m', '핵쓰레기장으로부터 1.5km'라고 표기되어 있다. 또 거리의 홍보 플래카드에도 그렇게 쓰여 있는데, 주민들 반응은 어떤가?

"두 가지다. 이미 알고 있는 분들은 '이렇게 가까웠어요'라고 말하며 더 많이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약간 거부감은 들지만 알 것은 알아야 하니까하면서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

반면, 다른 많은 분들은 '이렇게 얘기하면 집값 떨어진다'고 불쾌해 하신다. 또는 '나 거기 다니고 있는데 내 일자리 뺏자는 것이냐'고 화를 내시거나 '당신이 몰라서 그렇지 얼마나 안전하게 잘 관리되는 줄 아느냐', '불필요한 불안을 조장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화를 내시기도 한다.

그런데 꼭 하고 싶은 말은 '탈핵'을 자신들의 일자리로 받아들이는 종사자 분들이 있다. 일자리와 인류의 미래를 등치하는 것은 정말 심각하게 고려해야할 문제라고 본다. 전혀 질이 다른 문제인데 그렇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탈핵에 대한 구체적 실행에 들어가면 그 일을 과연 누가 할 수 있겠나? 그 분들이 할 수밖에 없다. 그 분들이 전문가니까. 일의 성격이 달라지는 것으로 봐야지 일자리를 뺏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야권연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소수정당 후보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생각이 다른데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그 신념과 지향하는 바를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거대한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신념과 지향이 다르기 때문에 정당을 달리하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야권연대'가 등장하는 것이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그러내는 '증표'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생각과 정책을 인정하지 못하고, 늘 '차악'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이 것은 너무 비이성적인 '폭력'이다.

예를 들어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에게 '전향서'를 들이밀며 '이 종이쪽지 한 장만 쓰면 나갈 수 있다'고 말하면, 써야 하는가? 생각이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폭력'이다. 생각이 다른 것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구조, 시스템을 비판할 일이지, 힘이 없는 사람들에게 양보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폭력'의 정치적 반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저와 노동당은 언제든지 '정책적 일치를 통한 선거 연합'에는 적극 참여할 생각이다. 예를 들어 탈핵이나 기본소득 같은 정책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견제만을 위한 '야권연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핵 없는 유성 함께 해요'라는 대표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노동당 이경자(대전 유성을) 예비후보.
 '핵 없는 유성 함께 해요'라는 대표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노동당 이경자(대전 유성을) 예비후보.
ⓒ 이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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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제일 큰 어려움은 노동당의 정강정책을 알릴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언론이나 방송 토론의 기회도 열려 있지 않고, 의원도 없고, 돈도 부족하다. 그래서 직접 발로 뛰면서 명함을 돌리거나 일대일로 설명하는 것 뿐 다른 방법이 없다. 빨리 이런 면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전통시장 앞에서 명함을 돌리는데, 주민 한분이 다가와서 '당선되면 저 앞 건널목에 신호등을 달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은 구의원이나 구청에서 할 일이니, 전화로 민원을 접수하라'고 말씀 드렸다. 또 국회의원은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법을 만들고, 나라 살림을 규모 있게 짜고 실행해서 국민들의 소중한 세금을 낭비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런 일을 지역구민들을 대신해서, 대표해서 하는 것이 국회의원이 진짜 할 일이라고 말씀 드렸다. 그러나 그 분은 수긍하지 않는 눈치였다. 이럴때는 참 답답하다."

-마지막으로 선거구민들에게 자신을 선택해야할 이유를 설명해 달라.
"우리의 삶이 점점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없는 사람들은 더하다.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무기력과 분노도 극에 달해 있다. 그래도 작은 변화들이 시작되고 있는 것처럼 저와 같은 소수 정당의 후보들에게 지지와 힘을 주어야 한다. 여태까지 해왔던 사람들에게 또 맡기는 것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다. 철옹성 같은 그들만의 리그에 당당히 개입하고, 다수의 의지를 모아낼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저 이경자라는 것을 꼭 기억해 달라.

이경자를 선택하면, 주민들의 정치가 더 튼튼하고 강해 질 수 있다. 이경자를 선택하면, 실패가 예정된 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다. 특히, '핵유성'에서 '핵 없는 유성', '안전한 유성'으로 바뀔 수 있다. 진짜 일하는 국회, 탈핵 입법하는 국회, 저 이경자와 노동당이 만들겠다."


태그:#이경자, #노동당, #핵없는유성, #대전유성을, #도전하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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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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