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사 수정: 9일 오후 8시]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김병기 전 국정원인사처장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진행 되는 팟케스트방송 <팟짱>에 출연하고 있다.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진행 되는 팟케스트방송 <팟짱>에 출연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색깔 있는 인터뷰>

아래는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와 김병기 국정원인사처장과의 1 1답이다.

-'북한이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대부분 사용하는 인터넷 뱅킹, 인터넷 카드 결제를 할 때 쓰이는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의 전산망을 장악했다', '국내 금융 전산망 대량 파괴를 준비했다'는 보도가 어제 나왔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국내 이용객이 무려 2천만 명이나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이 부각돼서 큰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이번 국정원의 발표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오늘은 사이버 테러방지법에 관해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병기 전 국정원인사처장을 모시고 이 문제를 심층적으로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정원 고위인사라 하면 좀체 언론에 잘 나서지 않는데요. 이번에 언론 인터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신 이유가 있으실 것 같아요. 
"(국정원 직원들이) 퇴직 후에도 잠행하는 업무를 하는 게 몸에 배서... 그렇게 살아온 게 일반적이죠. 최근에 테러방지법이라든지, 사이버 테러방지법 등 국정원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국가 이슈를 장악하는 그런 비정상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정도 공개된 활동을 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이 인터뷰에 응하게 됐습니다."

-2013년 6월 말에 (국정원에서) 퇴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퇴직하실 때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셨습니까.
"(퇴직)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당적을 가질 거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면 우연한 기회에 정치와 만났다고 봐야 할까요?
"그 전부터 얘기는 하셨는 데 관심이 그렇게까지 없다가... '최근 들어 더불어민주당이 혼란에 쌓이고, 건전한 야당이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를 위해서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그 전에 여러 번 당에서 (입당) 요청이 와서 고심 끝에 수락했습니다."

-국정원 출신이라 하면 새누리당과 보수 정치와 가까울 거란 인상을 받는데요. 호남 출신도 아니세요. 근데 어떻게 더불어민주당과 만나게 됐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거든요.
"저의 경우는 이유가 보기보다 간단합니다. 국정원을 정보기관답게, 제대로 바로 세울 수 있는 당이 더불어민주당이라고 판단하고, 확신해서입니다. 왜냐하면, 국정원 직원들이 인정하든 안 하든 현재 직무 능력과 조직 체계, 특히 인사 난맥상으로 볼 때 국정원이 이대로 가면... 제가 전공한 게 인사라서 그쪽으로 주로 볼 수밖에 없지만, 이대로 가다간 머지않아 국정원에 재앙이 닥칠 거다, 아무리 늦어도 5년 안에 손 쓸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를 것입니다. 국정원을 바로 세우고, 패러다임을 바꾸고... 이름이 개혁이 됐든, 혁신이 됐든, 강화가 됐든. 용어는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 걸 할 수 있는 정당이... 새누리당은 못 하고 있지 않습니까. 더불어민주당은 그걸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그러고, 하겠다고 얘기하니까 참여하게 됐습니다."

-1987년에 국정원에 입사하셨는데 지금까지 몇 년 정도 일하신 겁니까?
"26~27년간 일했습니다."

-그 많은 시간 동안 국정원에서 주로 어떤 역할을 하셨습니까?
"국정원 내부 직무에 관한 것은 비밀엄수가 있어서, 보안상이긴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사항은 인사 업무를 주로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사 난맥상 어떤 문제가 가장 큰 것 같으세요?
"국정원의 인사 난맥이라 하면 국정원 직원들이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신분 불안이 존재합니다. 그것을 어떠한 단편적인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은 지났다. 종합적이면서도 중장기적인 방법으로 바꿔야 하는데 그걸 과연 하고 있을지... 하고 있지 않겠죠? 그런 신분 불안에 이어서 직원들이 정치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직원들도 사람이니까요. 거기서 파벌이 형성되고, 파벌이 형성되면 그 파벌에 충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나머지 선후배 관계에서, 상하 관계에서 위계질서가 깨지고... 여러 문제가 있는데. (국정원) 안의 얘기를 하기는 그렇고, 공개된 인사를 하나 얘기하면 지금 기조실장님께서 근무하고 계시는데. 그분 근무 연령이 62~63세가 되셨는데..."

-62~63세가 공무원을 할 수 있습니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별정직 공무원이라 그게 안 되고, 더군다나 공무원의 근무 연령이 정무직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까. 90세까지도 근무할 수 있죠. 근데 일반 공무원은 상한 연령이 있습니다. 60세, 58세 이렇게 있는데. 기조실장 경우 그런 게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다. 별정직인데도 60세 이상 근무할 수 있다는 게 논리입니다. 2014년 10월에 논란이 됐어요. 본인께서 사표도 제출하고 그러셨는데 그때만 해도 제가 얘기할 입장이 아니라 말하지 않았는데. 공무원 제도 안에 명예퇴직이란 제도가 있는데 근무 상한 연령에 도달하기 전에 스스로 퇴직하게 될 때 위로금 형식의 퇴직금을 주는 제도입니다. 그걸 받기 위해서는 상한 연령이 정해져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상한 연령까지 근무하는 걸 계산해서 퇴직금을 줘야 하니까 그런데 기조실장 출신 중에 명예퇴직한 사람이 있습니다. 명예퇴직했다는 건 그분들의 연령 상한이 60세라는 걸 기준으로 했거든요."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진행 되는 팟케스트방송 <팟짱>에 출연하고 있다.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진행 되는 팟케스트방송 <팟짱>에 출연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이헌수 기조실장, 현직이신데 이 분 연세가 62세~63세로 확인되고 있고. 이런 분이 계시면 국정원 내부에서도 직원들이 반란이나 논란이 있겠어요.
"그런 상황이니 직원들 앞에 면에 서지 않을 겁니다. 인사는 불만이 많은 건데, 인사라는 건 소수의 기쁨과 많은 사람의 탄식이 합쳐지는 것인데. 많은 사람의 탄식을 없는 걸 만들어 내서도 탄식해야 할 판에 그런 것이 벌어지면 문제가 있죠. 그런 거에 대해서 결론을 내려 줘야 한다. 그냥 넘어가지 말고, 어떤 분을 비난할 의도가 추호도 없습니다. '그분은 이런 점 때문에 근무해도 된다', '문제가 있으니 법을 개정해서라도 보완하겠다' 던 지. 테러방지법을 할 게 아니라 우선 그런 것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사이버 테러방지법, 청와대에서 요구가 있었고. 국정원에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바로 국회에서 새누리당 원유철을 대표해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으로 처리하라고 요구하라고 했는데요. 이 사건은 어떻게 보십니까. 
"제가 사이버 전문가가 아니니까 일반적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고, 제 전공인 인사나 조직적 관점에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여러 전문적인 시각이 있겠죠. 인사, 조직 면에서 보면 지금 북한의 사이버 공작 경우 국정원에서 충분히 방어해야 하고, 충분히 예상되는 일이었고. 국정원에서 양성한 인력의 능력을 보면 이 정도는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봅니다. 능력은 상당히 갖춘 조직이니까요. 국정원이란 조직이 국민에게 이런 걸 발표했을 때 과연 국정원의 능력을 만천하에 공개할 필요가 있을까. 그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국정원 같은 기관에서 그러지 않아도 테러방지법이나 이런 문제가 국가적 찬반 논란이 상존하고 있는데, 여러 문제를 떠나서 국민에게 경각심이 아닌 공포심을 주는 차원이면 문제가 있고. 또 하나는 이런 업무를 했을 때 국정원이 자기의 능력을 드러내 보이지 않아야지. 이건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북한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은 있으니까요. 문제는 미국이나 우리보다 훨씬 앞선 정보기관을 보유한 국가들이 우리 능력을 파악했을 때 우회 통로를 찾겠죠. 단순 경쟁 상대가 북한만은 아니다. 전 세계 정보기관을 보고 했을 때 자기의 능력을 감춰야 하는 것이 정보기관다운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최근 들어서 이명박 정부 이후에 박근혜 정부까지 오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전면화되는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뉴스 1면을 도배하고 있어요. 국정원이 뉴스의 주체가 되는 현상, 이것 역시 조직 문제나 인사 난맥과 연관이 있을까요? 
"글쎄요. 저는 결국 국정원이 전면에 등장하는 게...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보기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다른 거로 말씀드리면 세계 정보기관에 공통으로 내려오는 금언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자랑도 변명도 하지 않는다'는 이상현 국정원 부장께서 애용하셨던 말씀이 있는데 참 명언입니다. '정보기관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결국은 정보기관은 잠행해야 하는 기관이란 뜻이거든요. 이 기관이 전면에 나선다는 건 그만큼 자기 실력에 관해 확신을 못 한다는 뜻일 수도 있죠. '나는 실력이 이 정도다'라고 자꾸 보여 줘야 하는 상황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니까 자꾸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정말 신뢰받는 기관이라면 그런 기관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물 흐르듯 가는 것이 정보기관 입장에서 제일 좋은 거겠죠. 신뢰의 문제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2012년 대선 당시 벌어졌던 국정원 댓글 사건 이후에 어떻게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 됐습니다. 그 사건 이후 국민에게 (국정원이) 신뢰를 잃어버린 게 사실이거든요. 해외 정보기관으로 중심을 가져가고, 수사권 문제도 내려놔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개혁안이 나왔는데 제대로 안 됐거든요. 국정원 개혁의 비전과 방향은 어디로 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거는 단순화해서 말하기는... 해서는 안 되는 문제입니다. 국정원 개혁은 중요한 문제라서 제가 사회자께 질문을 드리면 국정원을 왜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국정원은 과거도 물론이고 현재까지 와서 보면 법원 가서도 무혐의나 무죄 판결받는 사건이 발생하지 않습니까. 이런 사건에 관해 인권 침해 문제가 지적됐어요. 그런데, 우리 국정원은 그 문제에 대해 함구하고 있거든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고, 자랑도 변명도 하지 않고 있거든요. (웃음)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 것 아니냐. 국정원 댓글 사건 경우 정보기관으로서 국가의 안보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더니 왜 국내정치에 개입했을까 하는 의문점이 있는 거죠.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이대로는 안 된다, 국정원이 새로 태어나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던 거 아닙니까.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국정원이 '탈권력화, 탈정치화'가 돼서 본인의 업무에만 충실한 선진 정보기관이 되기 위해 개혁해야 한다는 건데... 대부분이 그렇게 대답하죠. 그 대답에 이의를 제기하는 분이 별로 없을 정도인데 제가 교만하게 단언을 하면 그렇게 생각하는 한 국정원 개혁은 실패할 겁니다. 조직을 개혁하는 것은 지금 '탈권력화' 이런 얘기를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건 지금 조직 본연의 업무에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거 아닙니까? 그건 처벌의 대상이지 개혁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건 처벌 개념으로 가야지, 개혁의 개념으로 가면 안 됩니다. 이걸 혼재하니까 당연히 (국정원 개혁을) 실패합니다. 국정원 개혁 이유는 단순합니다. 좋게 얘기하면 국정원을 국정원답게 강화해야하고, 실질적으로 얘기하자면 그 기관이 지금으로는 안 되고, 무능해서 개혁해야 하는 겁니다. '업무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어떤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서 이 기관은 무능으로부터 탈출시킬 것인가?' 때문에 개혁해야 하지. 지금과 같은 인식하고 있다면 그건 (국정원을) 처벌하면 되죠."

-좌익효수 사건 아시죠? 좌익효수란 이름으로 끔찍한 댓글을 올려서... 그런 말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국정원 직원들이 처벌이 안 됐잖아요. 그럼 국민은 '국정원은 처벌도 안 받나 봐' 생각하세요. 국정원이 잘못한 일은 정의의 칼로 단칼을 내려야 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좌익효수 사건 같은 게 일탈 행위인 거죠. 국정원 직원들도 그 사건에 분개할 겁니다. 분개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직원으로서의 명예에 관한 문제거든요. 좌익효수에 대해 답변은 하지 않겠습니다. (웃음) 일반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국정원 직원들만의 애국심이 있습니다. 좌익효수 그분이 그런 업무를 본인이 확신없이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97년도 대선 때 특정인이 대통령이 되면 국가가 망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지나고 나니 국가는 안 망했죠. 그러니까 주관적 애국심. 본인이 정말 애국자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확신에 차서 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소한 사명감은 되겠죠. 아주 위험한 거죠."

-애국심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도록 할게요. 국민은 '국민 안보', 국민을 편안하게 보호하는 것이 진짜 안보 아니냐는 생각을 합니다. 이거와 조금 다르게 '국가 안보'란 개념이 있죠. 국민이 편하게 살려면 국가가 울타리가 돼서 이 울타리 안에 있는 한 우리는 안전하다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걸 보장하는 역할을 국정원이 해줄 거라 기대하는데. 때에 따라서는 '정권 안보'에 충성하는 것이 '국가 안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제가 제일 염려하는 게 주관적 애국심인데요. 애국심은 필요한 겁니다. 아까도 국정원에게 일반인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애국심을 품고 있다고 표현했는데. 유명한 연설 하나를 읽어 보겠습니다. 가져 왔는데... 이게 아마 하버드 법대 졸업식 때 있었던 연설일 겁니다. 상황이 1960년대에 반전 시위와 이념의 대결이 아주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기의 연설이었는데... 어떤 졸업생이 외칩니다. '우리나라의 거리는 혼란의 도가니입니다. 대학은 폭동과 난동을 피우는 학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우리나라를 호시탐탐 파괴하려고 합니다. 러시아는 무력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국가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내부의 적과 외부의 적이 들끓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에는 법과 질서가 필요합니다. 법과 질서가 없다면 우리나라는 살 수가 없습니다'라는 연설을 했습니다. 그냥 하버드 일반 졸업생이 한 연설입니다. 이 연설이 멋있지 않나요?"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진행 되는 팟케스트방송 <팟짱>에 출연하고 있다.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진행 되는 팟케스트방송 <팟짱>에 출연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저는 사실 그 시대를 살지 않아서 감동이 잘... (웃음)
"이 내용이 틀린 내용이 아니지 않습니까. 애국심을 논하려면 이 정도 연설을 하고... 특히, 더불어민주당 분들보단 새누리당 쪽이 더 좋아할 만한 연설이죠. 저는 이게 틀렸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념이나 지지하는 당과 상관없이 이런 애국자에게는 아낌없이 박수를 쳐줘야 하는 거죠. 박수 소리가 잦아든 후에 이 학생이 청중에게 조용히 얘기했습니다. '이 연설은 1932년 아돌프 히틀러가 한 연설입니다', 애국심 좋습니다. 반드시 있어야죠. 그런데 그 애국심이라는 것이 지나치게 민주주의적 훈련이 안 되면 자기만이 선이고, 자기만이 옳다는 그런 독선에 빠지게 되면 다른 사람이 국가를 사랑하는 방식은 모두 배척당합니다. 소통하지 않는 주관적인 애국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히틀러 연설을 듣고 감동한 독일 국민이 여실히 보여 줬죠. 히틀러가 애국심이 없다고 보십니까? 제가 봤을 때 히틀러만큼 국가를 사랑한 사람은 없어요. 너무나 국가를 사랑해서 결혼도 하지 않았습니다. 국가와 결혼했다고 얘기했을 정도의 사람이었고. 머리가 맑지 않으면 국가를 다스리는 데 방해된다고 해서 술, 담배는 물론이고 고기도 먹지 않았습니다.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새벽에 잠시 자고... 국가를 위해 일만 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히틀러의 결말이 어떻습니까. 자기가 그토록 사랑한 독일 국민을 지옥으로 끌고 갔습니다. 당시에 독일 국민이 한 7백만 명 죽었죠. 독일 여성이 유린당한 일은 차마 입에 올리기 민망할 정도죠. 그러한 애국심이 무조건 정당화돼야 하는 겁니까.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주관적 애국심이라는 거는 위험하다. 국민이나 시민이 적어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다름이 곧 틀린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지 않으면 이런 독선에 빠지는 건 순식간입니다. 독일 국민이 가장 이성적인 국민이거든요."

-지금 그럼 박근혜 정부가 그런 도그마에 빠졌다고 보십니까?
"적어도 소통을 안 하고 있지 않습니까. 테러방지법, 사이버 테러방지법을 말씀하시는데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이거든요. 특히, 국민의 사생활. 더군다나 표현의 자유나 이런 걸 제약하는 법이면 그 법에 관해 정말로 지루하고 짜증 나더라도 오래 소통돼야 하고, 의견이 교환돼야 하고. 그런데도, (테러방지법을) 그걸 해야 한다면 아주 신뢰받는 기관에 맡겨야 하고. 그 신뢰받는 기관에 맡기지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신뢰받는 기관이 맞는다 해도 거기에 대한 견제 장치가 국민이 보기에도 '가혹하다'고 할 정도로 있지 않으면 그건 본인의 생각에 따라서 주관적인 판단으로 국민을 불행하게 할 수 있는 요소가 있으니 보완해야죠."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정부가 국정원을 정보기관답게 두지 않는 거네요. 
"왜 이렇게 곤란한 질문만 하십니까. (웃음) 국가 정보기관이 발전하고, 국민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개선하고, 지금에 안주하지 말아야겠죠. 사람들이 테러방지법이나 사이버 테러방지법에 대해 염려하는 것은 국가정보원에 관한 두려움. 권한 오·남용도 그렇지만, 국가정보원이 옛 향수로 복귀될 수 있거든요. 국민 대부분께서, 사회자께서도.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저희 가족도 보면 (테러방지법, 사이버 테러방지법 등) 그게 나랑 관계있다고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사회자님과 저와의 사이에서 감청하게 되면 수많은 불특정 다수의 전화 내용이 추가로 쌓이게 되죠. 그걸 사용하면 불법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과 다 그렇게 돼 있는데. 그걸 사용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고, 그걸 오·남용했을 때 강력한 처벌 조항이 있는지. 그 자료라는 게 예민할 수 있습니다. 그런 권한을 가진 사람과 만나면 위축될 수밖에 없거든요. '많은 사람을 감청하지 않는다', 그건 맞을 겁니다. 중정 시절에도 많은 사람을 감청해서 정보부를 무서워 한 건 아닙니다. 그때보다 (국정원이) 더 능력을 갖추고 있어요. 그 권한을 가진 것과 안 가진 것의 차이가 엄청나게 크고. 또한, 그 권한을 사용하지 않고도. 권한을 가졌다는 개념만 갖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겠죠. 손쉬워지고... 그걸 하는 게 정당하느냐. 별개의 문제입니다."

-도·감청과 관련해서는 그간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불법이었는데 이걸 합법화하게 되는 것이죠? 계좌추적도 가능해진 거죠? 국정원이 갖고 있는 권한에 이 두 개가 더해지면 그 힘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렇죠, 이게 국정원의 신뢰 문제입니다. 국정원은 그걸 믿어 달라고 하죠. 저는 믿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국정원 직원을 믿고, 국정원을 믿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분이 그거에 대해 의심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국정원에서 발표했지만, 입증해야겠죠. 그 책임은 시민이 아닌 국정원에 있는 거겠죠. 본질을 벗어난 얘기일 수도 있는데, 지금 이런 법들이 내부 (국정원 직원) 입장에서 보면 지옥문이 열린 걸 수도 있어요. 지금부터가 중요한 게 국정원은 절대로 이런 걸 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선언했고, (국정원은) 지난 대선부터 시작해서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국정 중심에 설 정도로 대형 이슈가 터트려진 기관입니다. 정권은 언젠가 바뀝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일찍 바뀔 수도 있겠죠. 사람은 권한을 가지면 유혹에 빠집니다. 지휘부가 유혹에 빠진다는 얘기가 아니고, 직원 개개인에게서 일탈 행위가... 지난해 (RCS 프로그램과 관련한) 국정원 발표만 보더라도 안타깝게 생을 달리 한 직원이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 직원 개인적인 명예를 말씀드리는 게 아니고, 일탈 행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권에 바뀌면 그거에 대한 의문이 있어서 점검에 들어갈 겁니다. 점검에 들어갔는데 의심되는 상황이 나오면 국정원은 도륙되는 겁니다. 밖에서 외부 인사가 (국정원을) 들여다봤는데 그건 개인적 일탈이고 그 부서에 국한된 거라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아까 독일 얘기를 했지만, 여러 얘기 들을 필요 없이 독일 국민이 그 많은 홀로코스트 같은 걸 외면했죠. 외면한 대가 분명히 치러졌습니다. 직원들이 옆에 있으면서 관심이 없으면 피해 여파가 본인에게도 미칠 수 있는 겁니다. 일탈의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본인이 권한을 가지면 쓰고 싶은 게 사람의 인지상정이거든요. 그걸 쓰지 못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그게 견제거든요. '내가 이걸 하다가 들킨다', '이게 만약 발각됐을 때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가 온다' 하면 (일탈 행위를) 하겠습니까? 위에서 명령해도 안 하겠죠. '공무원으로서의 명예가 있는데 못 하겠습니다'라고 얘기하겠죠. 이게 발각될 염려도 없고, 발각되더라도 처벌 규정도 없고. 보아하니 윗사람 몇 명이 책임지면 끝날 것 같고. 본인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 같은 건 상당히 덜해지겠죠. 그런 거로라도 보완해야 한다. 국정원 직원한테도 (견제하는 것이) 도움 주는 제도가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좌익효수 같은 사건이 나왔습니다. 그럼 정권을 되찾은 쪽이 가만히 있겠습니다. 그런 사건의 반대편에 섰던 당이,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지금처럼 유야무야 가겠습니까. 철저하게 조사하다 보면 진짜 억울한 얘기가 있어도 모르는 사람이 침소봉대할 수도 있는 거고. (국정원 직원) 본인에게 허용된 범위보다 훨씬 더 축소해서, 결정도 상향 조정해서 연대 책임 아래서 일탈하지 않도록 본인들이 정말 관리를 잘해야 하는 업무가 된 거죠. 골치 아프게 된 거죠."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진행 되는 팟케스트방송 <팟짱>에 출연하고 있다.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진행 되는 팟케스트방송 <팟짱>에 출연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국정원 직원들도 이 일을 하기 싫겠어요?
"온도 차가 다를 겁니다."

-'천년만년 현 정권이 지속할 거다'고 하는 분은 그 업무에 가담해서 적극적으로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 건강하게 민주주의가 정착됐기 때문에 정권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서 이 업무가 위험할 수 있다' 이런 분은 (업무를) 꺼릴 수 있겠네요.
"대부분 국정원 직원은 법률을 준수하죠. (웃음)"

-RCS 프로그램 얘기를 하셨어요. 도대체 이탈리아 해킹팀으로부터 사들인 프로그램, 국회 정보위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33건의 자료를 더불어민주당에서 요구했지만, 국정원이 공개하지 않고 있어요. '계속 버티면 되냐'고 비판하지만, 정치권에서 쓸 수 없는 카드는 없단 말이죠. 그 사이 임직원 자살 사건도 터졌습니다. 국민은 이런 사건을 보면 물음표가 생기는 겁니다. '어떤 문제가 있어서 안 내놓는 걸까', '자료를 내놓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 텐데', 자료를 안 내서 또 다른 문제를 파생시키는 게 있거든요. 왜 내부에서는 자료 공개를 안 하시나요?
"이런 얘기가 자꾸 반복되는데 사실 국정원에서 그런 자료를 공개하면 안 되겠죠. 국가 정보기관이라면 공개하면 안 되고.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되고. 불법적인 걸 얘기하는 겁니다. 정당한 행위라면 당연히 해야 하고. 그런 걸 공개해서도 안 되겠죠. 다만, 이런 국가 기관에서 의심이 될 때 점검할 수 있는,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으니까 안 내놓고 버틴다. 그럼 그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하는 거지. 이런 식으로 끝나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가지를 봤을 때 국정원을 예산을 집행하는 국회나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통제에서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를 시스템화해야 하는 겁니다. 안 그러면 계속 반복되는 거죠. 국정원에서 자료를 내놓을 이유는 없죠. '자료를 내놓지 않으면 처벌한다', '국정원에서는 외부에 이 자료가 무단 공개되거나 누설되면 강력히 처벌한다'는 조항이 있다면 훨씬 더 상호 견제가 이뤄질 수 있겠죠. 그걸 시스템화해야지. 말로 그러면 반복되는 거죠."

-견제받지 않은 권력의 폐단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지적되는 것입니다. 사실 민주주의가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운영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도 삼권분립으로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면서 하라고 하는데 균형추가 깨져서 국민이 답답해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그 장치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처벌 규정이 강화되면... 예를 들어 '자료 제출 제대로 안 하면 감옥에 3년 갈 수 있어', '형법상 처벌받아', '벌금 5천만 원 내야 해' 이런 규정이 있으면 그렇게 못 하는 거죠. 처벌이 강화돼 있지 않아서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단기간에 급한 불을 끄는 것이고 그 조직이 상생하면서 발전하려면 아주 복잡한 얘기가 돼서 오해할 수 있어서 다른 것에 대한 복선을 깔지 않고 이 얘기만 단순히 하면... 기관이 독점적 권력을 가지면 일탈이나 부패의 유혹을 받습니다. 장기집권 50년 하면 그런 거와 같습니다. 이 기관이라는 거는 어느 정도 한 사람의 통제에서 벗어날 정도로, 기관의 권위나 힘이나 규모가 확대되면 분리해서 통치하는 게 기본이죠. 국정원의 특수성을 얘기하지만, 어떻게 실질적으로 (국정원을) 분리해서 권한을 독립시키면서 시너지 있게 운영할 수 있는지를 업무 경험이 있는 국정원 출신을 비롯해 외부 전문가들이 협의해서 정말 지금 시대에 맞는 국정원 조직을 시스템화할 필요가 있는 게 바로 그런 문제가 있어서입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대선캠프 상황실장이셨죠. 이번에 영등포에 출마하신 권영세 전 의원이 '컨틴전시 플랜'(긴급사태 대책)이라는 말을 해서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그 이후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파문이 일었죠. 그 사건은 아직 재판 계류 중이고. 원세훈 국정원장이 계속 재판받는 상황인데요. 자, 그러면 이후에 국정원은 총선이 한 달 남짓 남아 있고, 내년에 대선 있고 후년에도 지방선거가 있는데. 국정원의 선거 개입은 완전히 깨끗해진 문제인지 많은 국민이 궁금해하시고 계세요. 
"대답해야 합니까? (웃음) 누구도 모르죠. 그게 답이죠. 제가 점을 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니까. 국정원이 개입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 그거에 관해서는 적어도 국정원이 직선제가 일어났던 87년 이후 선거에서 초연하였는지. 정말 정치적 중립을 확실히 지켰는지를 보면 국정원의 많은 직원은 억울할 수 있겠지만, 문제가 된 건 사실이거든요. 사실은 한 번도 빠짐없이 문제가 됐을 겁니다. 사실은 그런 문제가 별로 없다고 국민이 생각했던 선거에서조차도 나중에 국정원 내부에서 보면 갑자기 어떤 직원이 실세로 등장하고, 실세로 등장한 이면에는 소규모 그룹을 결성해서 특정 후보를 지원한 것 아니냐. 직원들이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있고. 그런 거로 봐서 어떤 형식으로든 국정원의 정보가 사적으로 유용될 수 있다. 그게 개입이고 일탈이고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지휘부의 의지만 갖추고 되는 건 아닙니다. 철저하게 단속하지 않으면...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국정원이란 조직이 생각보다 신분이 불안해서 죽기 살기 식으로... 특히, 내년 선거를 많은 사람이 염려하는 것은 '지난 몇 년 동안 국정원이 전면적으로 등장한 댓글 사건이나 NLL 파문 사건, 간첩 조작 사건 등을 정권이 교체되면 확인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그분들 입장에서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거든요. 괜한 오해 받을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여기서 잘못 판단하면 안 되고, 정말 국정원이 자신의 위치를 잘 지켜야 한다. 예전에 김만복 원장님 경우 정치 중립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의심받을 분야에 있는 직원들을 합숙 교육을 보내야겠다'고 말할 정도로 하셨는데. 결국에는 의문이 들만 한 행위가 있었다고 하는데. 정말로 다음 선거에서 국정원이 의심받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사실 그거에 관해 당과 깊은 얘기를 하고 있고. 그걸 어떻게 우리가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지 논의하고 있습니다만... 사실은 정권이 바뀌면 그걸 확인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정권을 국정원이 교체하고, 안 하고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판단을 잘해야죠. 그게 국정원이 사는 길입니다. 제가 아까 지옥문이 열렸다고 하는 게. 테러방지법으로 사생활 문제도 있지만,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하지 않습니까. 정말 결벽증이 있을 정도로 (권한을) 축소해서, 상향 조정해서. 보안 누설의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외부 기관. 국회 정보위나 NSC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정보에 대해 공유하는, 이 정보에 대해 공동 책임진다고 관리하지 않으면 또 의심받겠죠. 의심받는 게 억울하죠. 억울할 겁니다. 근데 억울하다고만 하기에는 그간의 전력이... '나는 안 했어'가 아니라 '우리는 안 했어'라고 대답하기는 궁색한 그런 상황이 많이 있었죠. 적어도 다음 선거에선 그런 상황이 있어선 안 된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당연한 겁니다. 이런 얘기하는 것 자체가 비극인 거죠."

-어느 나라에서 국가 정보기관이... 우리는 왜 이렇게 맨날 (국가 정보기관이) 비판받고, 조롱받는가에 대해서 안에서 일하시는 분은 자괴감도 있으실 것 같아요. 나름 엘리트로 다 양성돼 있을 텐데... 인사 직접 하셨으니 훌륭한 분들 뽑으셨을 거 아니에요? (웃음) 엘리트들 다 뽑아 놨는데 하는 일은 커피 심부름하고, 팩스 보내고, 복사하고 이런 것만 한다면... 제가 비유를 너무 극단적으로 드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게 하면 곤란한 거 아니냐는 겁니다.
"저는 지금 든 비유에 대해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맨 처음에 (국정원에) 들어 왔을 때는 휴지를 소각했거든요. 폐휴지 이런 게 나오면... 모든 종이는 소각이 원칙인데. 어느 간부님께서 신입 직원에게 곤란한 질문을 던졌죠. '넌 무슨 업무를 하고 있냐'. 그 질문에 대답할 게 없었어요. '국가 안보를 위해서 휴지를 소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대답이 사실 멋있다고 생각해요. 빗나가는 애국심, 주관적인 애국심을 말했지만 실제로 대부분 국정원 직원의 애국심은 국민이 생각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밖에선 5%라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아요. 아주 정치화된 조금의 직원이 국정원 전체를 완전히 망치고 있는 것이거든요. 또 그 직원의 탓만 하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시스템의 문제가 공존하고 있거든요. 바로 그것을 신속하게 도려내고, 그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것이... 지금 정권에서 해야죠. 지금 정권에서 하면 훨씬 더 거부감없이 (국정원 변화를) 할 수 있겠죠. 다른 교체된 세력이 하는 것보다 지금 세력이 하는 게 훨씬 더 낫겠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념을 가리지 않고 (의견을) 모아서, 국정원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사람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서 결정해야겠죠."

-국정원 내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어떤 판단으로 국가 안보, 국민을 위해 일하시는지... '지옥문이 열리고 있다'는 표현이 큰 울림을 주시는데...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오판하면 안 된다'라는 부분. 판단의 정확성을 알려 주는 지표를 전해주신 것 같습니다. 

<끝>


태그:#김병기, #팟짱, #장윤선, #국정원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