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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트위터 계정 갈무리.
 미국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트위터 계정 갈무리.
ⓒ 버니 샌더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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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샌더스 돌풍'의 가라앉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1일(현지 시각) 12개 주에서 동시에 치러진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 주를 비롯해 오클라호마, 미네소타, 콜로라도 주 등 4곳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가장 많은 252명의 대의원이 걸린 텍사스 주를 비롯해 버지니아, 조지아, 앨라배마, 테네시, 매사추세츠, 아칸소, 사모아령 주 등 8곳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내주었다. 사실상 완패한 셈이다.

샌더스는 '상위 1%에 집중된 권력과 부를 99%에게 돌려주겠다'며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고 나선 후보다. 그는 대학 등록금 무상화, 건강보험 확대, 월스트리트 금융계 개혁 등 파격적인 진보 정책을 내걸었다.

지지 기반의 한계, 공약 현실성에 발목 잡혀

샌더스는 첫 경선이 열린 아이오와 주에서 0.3% 포인트의 격차로 힐러리를 위협했다. 2차 경선인 뉴햄프셔 주에서는 20% 포인트가 넘는 대승을 거두면서 미국 정계를 화들짝 놀라게 만들었다.

하지만 유색 인종이 많은 네바다 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패하며 주춤하기 시작했다. 샌더스는 슈퍼 화요일을 발판으로 불씨를 되살리려 했지만, '대세론'을 앞세운 힐러리의 저력을 넘지 못했다.

샌더스의 돌풍이 가라앉은 최대 원인은 '지지 지반의 한계'라는 분석이 많다. 지지층이 백인, 고학력, 젊은 유권자에 묶였을뿐더러 이들은 실제 투표장으로 향하는 비율도 높지 않은 것이 약점이다.

실제로 이날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도 샌더스가 승리한 곳은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 주를 비롯해 오클라호마, 미네소타 등 백인 인구의 비율이 높은 곳이다. 하지만 유색 인종의 영향력이 강한 텍사스, 앨라배마, 조지아 등에서는 완패를 당했다.

또한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으나 무소속 정치인으로서 당내 기반을 넓히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주류 언론에서 지적하는 공약의 현실성 논란도 샌더스 돌풍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힐러리는 8년 전 대선을 한번 치른 경험이 있고, 퍼스트레이디와 국무장관으로서 미국 정치권력의 핵심을 누빈 인물이다. 결과적으로 힐러리가 샌더스보다 훨씬 더 넓은 지지 기반과 정치적 스펙트럼을 내세우고 있다.

샌더스가 중도하차를 선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대선 출마가 불투명해도 경선 완주를 통해 기득권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자신의 정치적 소명을 다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과연 샌더스가 남은 경선에서 대역전극의 기적을 일으킬지, 아니면 '풀뿌리 정치 혁명'에 향한 유권자들이 열망을 확인한 의미로만 남게 될지 주목된다.


태그:#버니 샌더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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