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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강 스텔스 전투기인 미국의 전략자산 F-22가 17일 오후 한반도 상공에서 우리 공군의 F-15K와 비행을 마친 뒤 평택 오산공군기지에 착륙했다.
 세계 최강 스텔스 전투기인 미국의 전략자산 F-22가 17일 오후 한반도 상공에서 우리 공군의 F-15K와 비행을 마친 뒤 평택 오산공군기지에 착륙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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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매나 독수리 같은 맹금류를 뜻하는 랩터(Raptor) 4대가 한반도 상공에 날아들었다.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불리는 F-22 스텔스 전투기, 랩터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아 북한 영공에서 주석궁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북한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무기로 꼽힌다.

동해에는 이미 핵추진 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호(7800t급)가 바닷속을 유영하고 있다. 작전 반경이 사실상 무제한인 핵추진 잠수함은 언제든지 주석궁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사거리 2400㎞)을 발사할 수 있다.

한반도에는 이미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장거리 전략 폭격기 B-52와 B-2 스텔스 폭격기도 배치돼 있다. 지난해 재미언론인 안치용씨가 미 의회 조사국이 의회에 보고한 오딧세이 여명작전(리비아공습) 비용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 본토 주둔 B-2 스텔스폭격기 3대가 평양을 공습하는 데 든 비용은 우리 돈으로 62억 원, 괌에서 출격하면 33억 원인데, 평양 시내가 B-2스텔스기 폭격으로 잿더미로 변하는 데는 괌에서 5시간이면 충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반도는 지금 핵무장한 전략자산들이 몰려드는 사실상의 준전시 상태다. 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와 사이버전·생화학전에 대비한 계획을 통합한 한미연합사의 '작계5015'와 '김정은 참수작전'에 동원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회 연설에서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앞으로 우리가 국제사회와 함께 취해 나갈 제반 조치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 지 하루 만이다.

그 하루 전 같은 자리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내표는 "자위권 차원의 평화의 핵과 미사일로 대응해야 한다"고 핵무장론을 주장했다.

우리도 핵무장? 한반도는 이미 핵천지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국회 연설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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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장론은 노태우 정부 시절부터 유지돼온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자위권 차원의 핵을 갖되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우리도 핵을 포기하는 '조건부 핵무장론'이라고 주장하지만, '자위권 차원'이니 '평화의 핵-미사일'이니 하는 것은 말장난일 뿐이다. 이 같은 말장난이야말로 북한의 핵개발 전략을 정당화시켜 주는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 명분도 '미국의 선제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권'이다. 실제로 북한은 미국의 핵무기 사용대상 7개국에 들어 있다. 지난 2002년 1월 미 국방부가 의회에 보고한 '핵태세검토'(NPR, Nuclear Posture Review) 비밀보고서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바에 따르면, 미국은 유사시 핵무기 사용대상국으로 핵보유국인 러시아-중국 외에 당시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북한, 이라크, 이란, 리비아, 시리아 등 7개국을 지목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북한은 여전히 미국의 핵공격 가상목표이다. 북한의 자위권과 우리의 자위권은 대응하는 위협의 차원이 다르다.

핵무장을 주장하지 않아도 한반도는 이미 핵 천지다. 북한에는 이미 10~20기의 핵무기(미 상원 정보위원장)가 쌓여 있고, 남한에는 21기의 핵발전소가 산재해 있다. 21기의 원자로 중 17기(울진 6, 고리 5, 영광 6)가 가압경수로이며, 4기(월성 4)는 가압중수로이다. 핵발전소, 특히 중수로는 유사시 북한의 공격 목표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핵무장의 본거지가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외국 학자들은 한국을 잠재적인 핵무기 보유국으로 보고 있다.

찰스 퍼거슨 미국 과학자협회(FAS) 회장이 2015년 4월 비확산 전문가 그룹에 비공개로 회람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월성의 가압중수로 4기에서 매년 416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준무기급 플루토늄 2500kg을 생산할 수 있다.

박정희가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캐나다 기술로 캔두형(가압중수로)을 도입한 것도 핵개발을 위한 것이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6일 이와 같은 사실 등을 근거로 "만약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면 한국은 약 18개월 내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고, 이후 수천 개까지 양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에 대응한 한-미동맹의 고강도 군사적 압박의 결과, 한반도에는 B-52를 필두로 B-2, F-22, 핵추진 잠수함 등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무기들이 배치돼 있다. 3월이면 핵추진 항공모함(존 C. 스테니스호)도 온다. 3월 초에 시작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한-미 키리졸브·독수리 연합훈련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두 달 동안 진행될 이 훈련에는 핵항공모함 등 미국의 최첨단 전략무기들이 대거 동원된다. 역대급 군사적 위협에 직면한 북한은 자위권 차원에서 '전연지역'(휴전선일대)에 '완전전투태세', 후방에 준전시태세를 선포할 수밖에 없다. 한반도 전체가 준전시 상태가 된다.

사드 배치는 항장무검(項莊舞劍)?

목 타는 개성공단 업체 대표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오른쪽)과 대표들이 12일 오후 여당 지도부와 간담회를 하기위해 국회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실에 도착한 가운데, 회의 시간에 늦은 여당 지도부를 기다리며 물을 마시고 있다.
▲ 목 타는 개성공단 업체 대표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오른쪽)과 대표들이 12일 오후 여당 지도부와 간담회를 하기위해 국회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실에 도착한 가운데, 회의 시간에 늦은 여당 지도부를 기다리며 물을 마시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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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은 개성공단 전면 중단 이후 이미 모든 통신이 단절된 상태여서 연습이나 실수도 언제든지 전쟁으로 발화할 수 있다. "미국이 한국에 사드(THAAD)를 배치하는 것은 '항장이 검무를 추는 의도가 유방을 죽이는 데 있듯(項莊舞劍, 意在沛公)' 목적이 다른 데 있다"(왕이 중국 외교부장)고 하듯, 역사에서는 '훈련'이 '실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누가 한반도를 이런 준전시 상태로 만들었는가.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악화시킨 장본인은 핵실험과 장거리로켓을 발사한 김정은이다. 그러나 개성공단 폐쇄와 사드 배치라는 박근혜의 무모한 전략이 북한과 중국의 강력한 반발과 역대급 미국 전략무기 배치라는 상승작용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미국은 인류를 위협하는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 제거를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러나 이라크에 WMD는 없었다.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보다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더 민감하다. 북한이 초보적 핵무기는 가졌지만 탄두 경량화에는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핵폭탄이 어음이라면 미사일은 현금이다.

2차 대전 때는 핵폭탄을 폭격기에 싣고 가서 투하했지만 현대전에서는 자살행위다. 핵무기도 투발 수단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작금의 준전시태세를 야기한 북한의 장거리로켓은 미사일이 아니며 미사일로 발전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해외 전문가들의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사실이면 한-미는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모기 잡으려 칼을 빼 드는' 잘못된 극약처방을 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박정희(18년)부터 전두환(7년)-노태우(5년)까지 세 명의 군 장성 출신 대통령이 30년간 나라를 통치했다. 평생 전쟁에 대비해온 그들이 북한과 싸울 줄 몰라서 싸우지 않았을까?

전면전이건 국지전이건 한반도에서 전쟁은 공멸이고 혼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은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의 7·7 특별선언과 북방정책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산물이자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이다. 개성공단은 유사시 '인질'이 될 수도 있지만 전쟁을 막는 '안전판' 구실도 해왔다. 이제 그 최후의 안전판마저 사라졌다.

엎질러진 물이지만 따져 물어야

엎질러진 물이지만, 물어야 한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가 갑자기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사드(THAAD)를 배치할 만큼 급박한 현실적 위협인가? 북한은 수소탄 실험이라고 주장하지만 국제사회는 과거 실패한 핵실험에 이은 또 한번의 핵실험으로 치부하고 있다.

북한은 노무현 정부 때 1차 핵실험(2006. 10)을 했고 이명박 정부 때 2차 핵실험(2009. 5)을 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 출범 직전에 3차 핵실험(2013. 2. 12)을 했다. 그때는 '통일대박'을 외치더니 이제 와서 갑자기 개성공단 기업인들에게 '통일쪽박'을 차게 만드니 상당수 국민은 어리둥절할 뿐이다(관련기사: 최악의 대통령을 만났다, 불행하게도).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는 이명박 정부 말기의 '은하 3호' 발사(2012. 12. 2)에 이어 이번이 여섯 번째다. 그러나 북한의 장거리로켓은 미사일이 아니며 미사일로 발전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영-미 전문가들의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면, 개성공단 폐쇄는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고, 사드 배치는 모기 잡으려 칼을 빼어 든 격이다.

북한 핵무기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인식은 "만약 이대로 변화 없이 시간이 흘러간다면,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박 대통령의 언급대로, 시일이 지날수록 북한은 핵무기를 고도화할 것이다. 그러나 핵무기를 가진 이웃이 주변국에게 늘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인 것은 아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수천 기의 핵무기를 갖고 있지만 쿠바와 폴란드가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지는 않는다. 중국이 수백 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과 전쟁을 했고 지금도 영토분쟁을 하고 있는 베트남이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지는 않는다. 이스라엘 또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이 핵무기가 무서워 전쟁을 두려워하거나 공포에 떨지는 않는다. 남아공도 과거에 핵무기를 보유했지만 이웃국가들이 두려움과 공포에 떨진 않았다. 하늘이 무너지면 어디로 피해야 좋을지를 걱정하는 것을 기우(杞憂)라고 한다.

범죄현상을 설명할 때 풍선효과(Balloon Effect)라는 게 있다. 어떤 범죄의 단속으로 인해 뜻하지 않게 다른 방향으로 범죄가 표출되는 현상을 의미하거나, 어떤 현상을 억제하자 다른 현상이 불거져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풍선효과는 경제제재와 압박에서도 통용된다. 현실 인식이 왜곡되어도 진단과 처방이 성공을 거둘 수는 있다. 대북 압박정책의 성공은 중국이 대북제재에 동참토록 해 북한이 핵을 포기토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개성공단 폐쇄와 사드 배치는 중국의 협조 없이는 실효를 거둘 수 없는 수단들이다.

'북한판 금수저' 김정은의 즉흥성과 돌발성

 북한이 지난 1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4호' 발사에 기여한 관계자들을 위한 환영 연회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가 목란관에서 연회를 개최했다며 김 제1위원장이 "과학연구사업에 총매진해 앞으로 주체조선의 실용위성들을 더 많이 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지난 1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4호' 발사에 기여한 관계자들을 위한 환영 연회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가 목란관에서 연회를 개최했다며 김 제1위원장이 "과학연구사업에 총매진해 앞으로 주체조선의 실용위성들을 더 많이 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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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미 3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안보리 결의안 2094호의 제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AFP 통신이 입수한 유엔 기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의 유엔 대북제재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막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된다. 미국과 일본은 독자적인 대북제재에 나서고 있으나, 북한은 2005년 9월 BDA 금융제재 경험을 통해 내성과 다양한 회피수단을 강구해왔다.

이명박 정부도 2010년부터 대북 경제교류협력을 제한하는 5.24조치를 시행해왔다. 그러나 북한은 5.24조치 이후 해외(중국, 러시아, 중동 등) 인력 송출, 중국에 대한 광산물 헐값 판매 등으로 남북 경협 차단으로 인한 손실을 대체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개성공단을 폐쇄한다고 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리는 만무하다. 북한은 이미 경제적 생명줄(원유)을 절대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대북 제재는 북한 경제를 중국에 더 의존하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남북관계와 통일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협조 없이 북한의 체제전환이 가능할지도 의심스럽지만, 중국의 협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에서 사드 배치를 공론화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행동이다. 오히려 사드 배치의 공론화는 중국의 전략적 선택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향후 양국간 경제관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경제교역에서 중국은 1/4을 차지한다. 중국이 한국에 의존(?)하는 '한류'와 '화장품'은 대체재가 많다. 그러나 '안보'는 대체재가 없다.

사드 배치와 관련,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분명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랩터와 사드는 북한과 중국에게 항장무검(項莊舞劍)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김정은이 항장무검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이다.

국가정보원이 김정일-김정은 체제를 비교한 대외비 자료(대남관계)에 따르면, 김정일은 ▲일정한 행동패턴으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행보 ▲ 강-온 공세 전환 사이클이 비교적 장기간 ▲ 절충 가능한 안 제시인 반면에 김정은은 ▲ 즉흥적-돌발적 행태로 예측 불가성 증대 ▲ 강-온 공세 전환 사이클이 짧거나 동시 병행 ▲ 수용불가 조건 제시 허다 등으로 분석했다.

국정원의 분석이 아니더라도, '북한판 금수저'인 '백두혈통' 김정은이 아직은 게임하듯 전쟁놀이를 즐길 수 있는 나이(32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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