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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일본군위안부 한일협상을 환영하는 집회를 열기 위해 종로구 일본대사관앞 소녀상(평화비)쪽으로 이동하자, 한일협상 무효와 소녀상지키기 운동을 벌이고 있던 시민들이 '대한민국효녀연합' 피켓을 들고 가로막고 있다. 피켓에는 '애국이란 태극기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물에 빠진 아이들을 구하는 것입니다'고 적혀 있다.
▲ '어버이연합'에 맞선 '효녀연합'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일본군위안부 한일협상을 환영하는 집회를 열기 위해 종로구 일본대사관앞 소녀상(평화비)쪽으로 이동하자, 한일협상 무효와 소녀상지키기 운동을 벌이고 있던 시민들이 '대한민국효녀연합' 피켓을 들고 가로막고 있다. 피켓에는 '애국이란 태극기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물에 빠진 아이들을 구하는 것입니다'고 적혀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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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한 보수 성향 단체의 대명사처럼 사용되던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에 맞서 패러디 단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대한민국 효녀연합'(아래 효녀연합)을 시작으로 효자, 오빠, 삼촌, 누나, 아빠까지. 이름만 본다면 '어버이'를 말리러 온 가족이 출동하는 모양새다.

그 시작은 효녀연합이 열었다. 지난 6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를 찾은 어버이연합 회원들을 향해 미소를 '발사'하는 청년 활동가 홍승희씨의 사진이 공개되면서다. 홍씨는 어버이연합 회원들 앞에서 "애국이란 태극기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물에 빠진 아이들을 구하는 것입니다"란 피켓을 들어 보였다.

페이스북에 생겨난 대한민국 효녀, 삼촌, 효자연합 페이지.
 페이스북에 생겨난 대한민국 효녀, 삼촌, 효자연합 페이지.
ⓒ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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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금세 "어버이연합에 대처하는 효녀연합의 자세"라는 제목이 붙은 채 누리꾼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공유됐고, 덩달아 피켓에 쓰인 효녀연합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6일 페이스북에 생겨난 효녀연합 페이지는 사흘 만에 공감을 뜻하는 '좋아요'가 1만 건을 돌파했다.

여기에 홍씨는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아달라"면서 "더 많은 연합을 만들어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호응한 누리꾼들은 비슷한 이름의 단체들을 줄줄이 만들고 있다. 효자연합이 생겨났고, 누나연합, 삼촌연합, 아빠연합, 오빠연합이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 세대의 참여도 눈에 띈다. 지난 7일에는 이화여대 민주동문회와 평화어머니 회원들이 '대한민국 할머니연합'이란 이름으로 일본대사관 앞에 등장했다. 

페이스북에 생겨난 대한민국 오빠,아빠,누나연합 페이지.
 페이스북에 생겨난 대한민국 오빠,아빠,누나연합 페이지.
ⓒ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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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긍정적 역할을 높게 사면서도 한계도 있다고 지적한다. 김귀옥 한성대 사회학과 교수는 8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가가 개인(위안부 피해자)의 동의도 얻지 않고 일방적으로 위안부 합의를 발표했다는 점이 취업난 등 청년 개인의 고통을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표출되는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형태가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 모은다는 효과는 인정하지만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온라인에서 소비되는 데 그친다면 사회적 변화를 끌어내기 어렵다"라면서 "결국 필요한 것은 '연합'이 아니라 '연대'인 셈이다"고 지적했다.

효녀연합도 "'어버이연합 vs 효녀연합'이 본질이 아니다"면서 "표면적인 충돌이 아닌 졸속 불법 한일합의를 추진하는 '매국정권 vs 시민'에 주목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효녀연합은 "토요일(9일) 오후 3시 시청광장에서 위안부 졸속 한일합의 무효를 원하는 시민들이 모인다"면서 "양식과 상식을 위한 걸음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태그:#효녀연합, #어버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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