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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관련 한일협정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4일 오후 엄마부대라고 칭하는 이들이 서울 마포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앞에 등장했습니다. 그들이 들고 있던 피켓 중 정말 어이가 없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 길바닥저널리스트 박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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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베의 사과를 받았으니 남은 여생 마음 편히 지내십시요."

제가 이번 위안부 관련 한일협정을 너무 비약적으로 표현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협정은 2차 세계대전 당시 국가(일본)가 주도한 성범죄, 성폭력, 인권을 유린한 일을 단돈 100억으로 정리하겠다는 협약입니다.

이번 일에 대해 일본의 시민단체(위안부 문제해결 연대 네트워크)에서도 일본 정부를 향해 위안부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사과, 배상을 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헌데, 우리나라 엄마부대의 저런 말씀이라니요. 개인적으로 더 궁금한 것은 20여 명 남짓의 엄마부대 주장이 대한민국 대부분의 언론을 통해 전국민에게 전달이 된다는 것입니다. 10만 명이 넘은 민중총궐기때 민중들의 주장은 거의 전달이 안 되더니, 참 신기한 언론입니다.

아무튼!

2016년 1월 6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동시다발 수요시위'가 있었습니다. 제가 거주하고 있는 경남 마산에서도 행사가 있어 참여했습니다.

마산에서 열린 위안부 협정 반대 집회
 마산에서 열린 위안부 협정 반대 집회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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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여하셨습니다.

지역 춤꾼 서지연씨께서 소녀상 앞에서 진혼무를 보이셨습니다. 소녀상이 살아 있는 듯 느껴졌습니다.
진혼무를 선보이신 지역춤꾼 서지연님
 진혼무를 선보이신 지역춤꾼 서지연님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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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 최웅규씨는 가슴 아픈 자유 발언을 하셨습니다.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며칠 전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은 너무 열악하고 너무 추웠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침낭마저 뺏아갔습니다. 국민을 위해서, 청년을 위해서, 노동자를 위해서, 우리 모두를 위해서, 잘 살아보자고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을 거리로 내몰고 농민들에게 물대포를 쏩니다. 살기가 너무 힘듭니다..."

최웅규씨는 말을 끝맺지 못하고 결국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자유 발언 중인 창원대 학생 최웅규군
 자유 발언 중인 창원대 학생 최웅규군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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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뒤에서 "학생, 좋은 날이 올낍니더!"라는 격려의 말도 들렸습니다. 긴 시간 함께 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바른 역사는 민중들에 의한 역사였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국민들을 설득하며 추진한 일 중에 정녕 국민을 위했던 일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4.19혁명, 부마항쟁, 87년 노동자 대투쟁, 광주 민주화 운동, 등 당시에는 정권들이 탄압했던 사건들이었습니다. 나라의 바른 역사를 세우는 데 온 국민이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 정녕 바른 길일 것입니다.

정부와 국민이 다른 길을 가는 것은 악수 중에서도 악수라고 생각됩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지금의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과 같은 길을 가고 있습니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입니다.

일본의 양심있는 시민단체들도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을 하라고 하는데 정작 한국에서는 이 정도면 되었다고 이제 위안부 문제는 완벽하게 정리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위정자들 중에 이런 말을 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역사가 평가해 줄 것이다."

미래만 역사가 아니라 오늘도 역사입니다. 미래의 평가를 기대하지 마시고 오늘의 평가 먼저 챙겨야 합니다. 위안부 문제는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의 문제입니다. 제발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대한민국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니들께서 원하시는 것은 돈이 아닙니다. 정부에서는 할머니들이 원하시는 것을 알고는 있을까요? 과거에 할머니를 지켜주지 못한 나라는 지금 할머니들에게 어떤 대우를 하고 있습니까? 피해자를 배려하지 않는 협상은 진정한 협상이 아닙니다. 역사는 한번의 협상으로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막아도 흘러가는 거대한 물결입니다.

덧붙이는 글 | 개인블로그에도 탑재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대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소녀상, #위안부, #오동동, #엄마부대, #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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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보다는 협력, 나보다는 우리의 가치를 추구합니다. 책과 사람을 좋아합니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일의 걱정이 아닌 행복한 지금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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