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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2월 15일부로 사실상 시작 되었다. 선거구와 선거제도는 여전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미 지역에 천착하여 활동을 해오던 후보들은 사실상 선거 레이스를 시작하였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서울은 야권이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 되었다. 박원순 시장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지지, 박근헤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 역시 서울지역에서 강력하게 나타난다. 또한 수도권에서 큰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대표 체제인 점 역시 위 예상에 기반이 되는 환경이었다.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용태(양천갑) 의원이 이를 스스로 인정했을 정도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무능했다. 당은 정말 황폐화 되었고, 새누리당 의원들과 후보자들은 표정관리를 해야할만큼 판세가 새누리당 쪽으로 기울어져 가는 것이 느껴진다. 게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지지도 역시 완만하게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물론 2014년 6회지선의 컨벤션 효과가 사라질 시기가 되었다는 점 역시 유효하지만, 서울역 고가도로 문제와 서울시 청년지원 제도가 보수언론지와 종편에 집중 공격을 당하면서 지지세가 하락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본 기획기사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정치적 관심을 받기 힘든 지역의 예비후보자들을 다루고자 한다. 판세야 어찌 되었든 선거는 '시작' 되었기 때문이다. 그 첫번째 지역은 정당 지지에서는 민주당 계 정당 강세지역인데 반해 지역구에서 의석은 20년 동안 차지한 적이 없는 신기한 지역구 은평을(갈현1,2동, 불광1,2,동, 진관동, 구산동, 역촌동, 대조동)이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7월 8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7월 8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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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했다싶이 은평을 지역구의 큰 특징 중 하나가 민주당 계열 정당이 영 힘을 못 쓴다는 점이다. 그나마 잠깐이라도 의석을 빼았았던 사람도 18대 총선에서의 문국현 당시 창조한국당 대표였다. 박빙의 승부를 벌인 것도 19대 총선에서 천호선 통합진보당 후보였다. 결과적으로 이재오 의원(은평을, 5선)이라는 정치적 거물을 만들어 낸 것 역시 민주당 계 정당의 무능이었다.

문국현 전 의원이 표적 수사로 모호하기 그지 없는 방법으로 의원직을 상실하여 실시된 재보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장상 전 국무총리 카드라는 정말 '대단한' 시도를 해서 은평을에서의 민주당 계열 정당 역사의 나름의 종지부를 찍는다. 참담한 실패가 그 결과였다. 그러나. 진보정당이든, 제3정당이든 영 힘을 못 쓰고 있으며 이재오 의원에 대한 실망이 쌓여온 은평을 지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재기는 지금이 '적기'이다. 주간동아 연재 기사에서 몇 명을 추려서 한번 예측, 혹은 관전평을 해보자.

투표라는 행위는 그다지  합리적 차원에서 수행되는 행위가 아니다. 조금 비약해서 말을 해보자면 초등학교 반장선거, 정확하게는 전교회장 선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정이 가고, 그럴싸 하고, 상대가 싫거나 해서 '그냥' 는 행위가 선거이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에서 핵심은 결국 이미지이다. 이미지를 중심으로 한번 판을 살펴보자.

먼저 강병원 현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이자, 전 참여정부 행정관인 '강병원' 대변인이다. 초,중,고를 은평구에서 나왔다. 지연-혈연-학연은 만국공통 강점 사안이다. 아무리 지양하자고 해도 결국 강점이 될 수 밖에 없다.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출신학교를 제외하고 경력사항을 보자면 이미지를 몇 개로 추려볼 수 있다. '친노' '젊음' '호남'이 그것이다. 청와대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꽤나 정계에 나와있다. 독특한 점은 참여정부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을 통해서 보다 큰 상징을 가지게 된 집단이라는 점이다. 노무현이라는 상징 하나만으로도 꽤나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상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가 참 잔인하다. 이제 친노가 조금은 '물리는' 주제가 되어버린 지점이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또한 이재오 의원이 친이계 수장을 넘어서 은평을에서는 자체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어줍잖게 큰 프레임으로 달려든다면 지역에 화학적으로 결합 되어있는 이재오 의원의 이미지만 더욱 부각시켜서 "역시 지역에 득 되는건 이재오지"라는 19대 총선의 재현만이 나타날 것이다. 만약 강병원 대변인이 뛴다면 '친노'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셔는 안 된다. 어차피 경력 사항이나 짧은 언급에서 해당 이미지를 풍길 수 있다. 강하게 어필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사람들의 뇌리 속에 있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 대비는 극명하다.​ 청와대, 그 중에서도 참여정부에서의 근무 경력은 은연 중에 강력한 '상징자본'이 될 수도 있다.​

강병원 前 청와대 행정관의 예비후보 등록
▲ 강병원 前 청와대 행정관의 예비후보 등록 강병원 前 청와대 행정관의 예비후보 등록
ⓒ 강병원 선거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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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젊음'이다. 이게 중요하다. 이재오 의원의 최대 강점은 지역에서의 화학적 결함과 노련함이다. 그러나 모든 장점은 단점이기도 하다. 그의 최대 약점은 구태 정치인이라는 사실이다. 너무나 많은 노출이 있었고, 그 노출이 그다지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강병원 후보가 뛴다면 이를 공략해야 한다. 물론 40대 기수론이 통하는 시대는 아니다. 이미 한번 유행했던 담론을 다시 꺼낸다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이다. 생각해보자. 이번 20대 총선에서 보편급식이나 경제민주화를 다시 꺼낸다면 사람들은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강병원 후보는 생각보다 젊다. 이재오 의원이 항상 하는 자전거 유세, 동별 공약, 자체 브랜드 강조를 그대로 따라해야 한다.

그럼 차이점이 뭐가 생기냐고? '젊음'이다. 조금 잔인한 이야기이지만, 자체 브랜드가 구축되지 않은 이상 대부분의 그림이 비슷하다면 신선한 그림이 더 예쁘다. 강병원 대변인은 친노와 젊음이라는 이미지를 충분히 '풍길' 수 있다.

세번째 이미지는 '호남'이다. 강병원 대변인이 역습 당할 수 있는 부분은 전북의 한 지역에서 예비후보로 뛴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국회의원 선거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 하고자 하는데 지역이 무슨 상관인지,은평 지역이 아예 관계가 없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오히려 학력이 대성이다 보니 담대하게 대처한다면 역풍도 일으킬 수 있다. 차라리 초짜가 아니라는 점을 어필해야 한다. 후보도 스스로 강점이라고 여길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많이 조심스러운 부분이기 때문에 조심하자. 한국 선거의 유일무이한 확정 변수가 지역주의이기 때문에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라는 점 역시 항상 유념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강병원 대변인은 위 세 이미지를 통해서 이재오 의원과는 같은 듯 다른 '신선한' 그림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줍잖은 브랜드화나 심판론은 화학적 결합이 이루어진 이재오 의원에 대한 익숙함, 정(精)을 자극하게 될 수도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친노'라는 상징을 가지고, '젊음'을 강조하면서, '호남'은 공적 장소에서 자제하지만 부정해서도 안 된다. 이 지점만 잘 파낸다면, 본선에서의 경쟁력과 스토리텔링은 곧 다루게 될 고연호, 송미화, 임종석 후보보다 더 예쁘게 나온다.​

노무현-이명박이라는 상징 대결, 대성고등학교 사제 대결, 노회한 경륜의 정치인과 정치 신인. 각은 제일 이쁘게 나온다. ​그러나 본선에서 유행이 지나버린 프레임 싸움이 된다면 결국 이재오 의원이 승리할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강병원 후보의 가장 큰 위기는 경선이다. 그러나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것이다. 그 이후의 문제는 언론의 보도와 본인의 능력에 달린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개인블로그 글 갈무리 후 개제



태그:#서울선거이야기, #은평을, #강병원, #예비후보, #20대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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