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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2일 오후 대구프린스호텔에서 시민원탁회의를 열고 교통사고 줄이기 대책을 논의했다.
 대구시는 2일 오후 대구프린스호텔에서 시민원탁회의를 열고 교통사고 줄이기 대책을 논의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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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대구. 차량 1만대 당 교통사고 발생건수 118.2건으로 전국에서 2위를 기록한 대구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시민대토론회는 시작 전부터 관심이 뜨거웠다.

대구시 주최로 지난 2일 오후 7시부터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진행된 '교통사고 도시 대구? 교통사고 절반 줄이기' 시민원탁회의에 모인 360여 명의 시민들은 자신들의 경험 등을 전하며 대책을 내놓고 상호 토론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교통전문가와 운수업계 종사자,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이 포함됐지만 일반 시민이 85%를 넘었고 25년 이상 대구에서 거주한 시민들도 65%가 넘었다. 이들은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시민의식 부족'을 꼽았지만 대구의 도로가 다른 지역에 비해 좋은 여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토론은 교통사고의 원인과 감소시킬 방안을 논의하는 입론토론을 시작으로 교통쟁점에 대한 상호토론으로 이어졌다. 상호토론의 쟁점으로는 생활권도로 불법주차 강력단속, 도심 주행속도 하행조정, 대중교통 및 친환경 교통수단 공간 확충 등이 있었다.

원탁테이블에 7, 8명이 앉아 토론을 벌이고 2명의 퍼실리테이터(진행촉진자)가 회의를 정리하고 진행을 도왔다. 기자가 직접 참여한 38번 테이블에는 김만일 대구 수성서 교통과장과 이선덕 녹색어머니회 회원 등 8명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 허진철씨는 운전하는 사람들이 불편하도록 과속방지턱 등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태만씨는 운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무단횡단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만일씨와 김영숙씨, 이선덕씨는 시민의식이 높아지지 않으면 교통사고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고 박태연씨는 중앙분리대의 높이를 낮춰 운전자의 시야가 확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운전자가 보행자를 생각하고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2일 오후 대구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시민원탁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2일 오후 대구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시민원탁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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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토론으로 넘어가면서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참가자들은 주택가 등 생활권도로의 불법주차 집중단속에 대해 찬성하면서도 대안과 합리적 단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영숙씨와 김유복씨는 출퇴근시간대와 학교 등하교 시간대에 대한 집중단속과 그 이외의 시간에는 합리적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만일씨와 박태연씨는 도심 곳곳에 자투리땅을 이용한 공원이 있는 것처럼 나대지 등을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지자체가 세금혜택을 주는 등 쌈지주차장을 만드는 대안을 마련할 것을 우선적으로 제안했다. 이들은 최소한의 주차공간을 만들어 놓고 단속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도심의 주행속도를 50km 이하로 낮추고 구간단속방식 카메라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낮보다 밤에 사고가 더 많이 나기 때문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014년 대구시 교통사고 발생 통계에 따르면,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교통사고가 가장 빈번했다.

현재 10차로인 달구벌대로의 차로를 줄이고 대중교통과 자전거도로를 확충하는 방안은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반월당 네거리 부근은 시속 33km에 불과하고 특히 주말에는 교통대란이라 할 정도로 차량이 몰리기 때문에 오히려 교통체증을 일으켜 사고가 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의견은 전체 의견과 대부분 일치했다.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된 토론회에서 전체 참가자들은 불법주차 단속에 대해 '시간대별 탄력단속'을 가장 많이 선호했다. 단속을 하기 전에 부족한 주차공간이 우선 확보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50%가 넘었다.

도심 주행속도를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보다 반대가 더 높았다. 반대 의견으로는 교통흐름 방해로 교통체증을 더욱 유발시킬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다음으로는 일률적인 적용 대신 일부구간에 대해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달구벌대로 차로를 줄이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 많았지만 차로를 줄이더라도 자가용을 이용하겠다는 의견이 높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면 버스와 도시철도 이용이 가장 많았고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걷는 것에 대해서는 소수 의견을 나타냈다.

이날 토론을 지켜본 권영진 대구시장은 "도로를 잘 만들어놓고 운행속도를 줄인다고 교통사고가 줄겠느냐는 것이 시민들의 의견"이라며 "무조건 공권력만을 이용해 차량을 단속하기 보다는 시민의식이 중요한 만큼 이번 토론회의 결과를 가지고 경찰과 함께 교통사고를 줄이는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대구시가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에 대해 만족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올해 진행된 3번의 토론회에 모두 참여했다는 김영숙씨는 "지난번에는 주제가 조금 무거웠지만 오늘은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주제여서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 9월 개최된 '시민이 꿈꾸는 대구' 토론회에서 제시된 시민제안서를 면밀한 검토와 보완을 거쳐 '2030 대구도시기본기획의 미래상 및 발전목표' 등에 반영하기로 결정하고 이날 시민들에게 발표했다.



태그:#대구시, #시민대토론회, #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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