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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 약사전에 후불탱화가 모셔졌다. 사람들은 의아함으로, 신기함으로, 탱화에 담김 마음을 찾으러 약사전에 들어왔다.
▲ 실상사 약사여래불과 후불탱화 실상사 약사전에 후불탱화가 모셔졌다. 사람들은 의아함으로, 신기함으로, 댕화에 담김 마음을 찾으러 약사전에 들어왔다.
ⓒ 신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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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지리산 실상사(주지 응묵 스님) 약사전에 후불탱화가 모셔졌다. 그런데 탱화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다들 놀라고 의아해 한다. 실상사 주지 응묵 스님의 인사말을 들으면 궁금증이 조금은 풀어진다.

"오늘 처음 탱화를 접한 분들은 아주 많이 놀라고 의아해 하셨을 것입니다. 우리가 늘 보아오던 탱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그 탱화들 역시 시대의 사회상과 인간상을 반영한 것입니다. 고려시대, 조선시대 불화는 고려시대, 조선시대에 걸맞은 불화였던 거죠. 그래서 지금 이 시대에는 지금에 걸맞은 탱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모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봉안한 후불탱화도 이 시대에 맞는 불화를 고민한 끝에 탄생한 것입니다. 우리 약사여래 후불탱화 <지리산 생명평화의 춤>은 실상사와 지리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생명평화에 대한 발원을 담고 있습니다. 후불탱화를 봉안한 우리가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이 탱화에 담긴 의미와 가르침을 우리 삶에서 수행하는 6것입니다. 지리산 어머니의 마음, 약사여래의 원력으로 세상의 아픔과 함께 하고 생명이 생명으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살아갑시다."

실상사 약사전 후불탱화가 모셔졌다. 그런데 탱화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다들 놀라고 의아해 한다. 한국불교회화의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식과 기법을 사용하여 불교세계관에 나오는 수미산을 지리산으로 형상화 하였고 지리산의 역사와 마음을 담아낸 것이다. 실상사 주지 응묵 스님의 이날 인사말을 들으면 궁금증이 조금 풀어진다.
▲ <지리산의 생명평화의 춤> 실상사 약사전 후불탱화가 모셔졌다. 그런데 탱화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다들 놀라고 의아해 한다. 한국불교회화의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식과 기법을 사용하여 불교세계관에 나오는 수미산을 지리산으로 형상화 하였고 지리산의 역사와 마음을 담아낸 것이다. 실상사 주지 응묵 스님의 이날 인사말을 들으면 궁금증이 조금 풀어진다.
ⓒ 실상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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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 약사전 후불탱화는 다른 탱화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한국불교회화의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식과 기법을 사용하여 불교세계관에 나오는 수미산을 지리산으로 형상화 하였고 지리산의 역사와 마음을 담아낸 것이다.

21세기 종교를 넘어서 만인에게 공감을 주는 새 시대정신에 중점을 두고 지리산 천왕봉을 향해 앉은 불상의 뜻을 역사성으로 기리고 오늘의 현실을 살피며 미래를 향한 부처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 후불탱화는 <지리산 생명평화의 춤>이라는 주제로 지리산 지역권을 인드라망의 세계로 그려 '지리산과 생명의 노래'로 표현되었다.

탱화를 살펴보면 먼저 전체 주제를 아우르는 이미지로 '지리산 천년송'을 무송(舞松)으로 차용하고 오른쪽엔 해를, 왼쪽엔 달을 넣어 음양의 이치를 구현했다.

실상사 철불을 중심으로 백련이 피어나는 실상사의 형국을 상징으로 삼고 ‘만인탑’과 세월호 사건의 치유를 위한 생명의 깃발과 노란리본을 넣었다. 이어 실상사 연꽃무대 너머의 배경은 산천과 마을의 생활상과 생태계를 담았다.
▲ 실상사 철불과 세월호 깃발 실상사 철불을 중심으로 백련이 피어나는 실상사의 형국을 상징으로 삼고 ‘만인탑’과 세월호 사건의 치유를 위한 생명의 깃발과 노란리본을 넣었다. 이어 실상사 연꽃무대 너머의 배경은 산천과 마을의 생활상과 생태계를 담았다.
ⓒ 신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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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늘을 보자. 붉은 해가 뜬 푸른 하늘엔 역사와 세월의 이미지로 흰 구름무늬를 띄우고 그 속에 실상사 유산인 실상사석등(보물 제35호), 실상사삼층석탑(보물 제37호), 실상사증각대사응료탑(보물 제38호), 백장암삼층석탑(국보 제 10호)등을 넣어 구름과 같이 흐른다.

그 하늘을 가로지르는 청솔가지품의 백로와 한 쌍의 날아드는 백로는 '생명평화의 상징'으로 '평화의 춤'을 동적(動的)으로 표현했다. 천년송의 좌측은 검푸른 밤하늘로 만월인 보름달이 떠있고 그 주변에 북두칠성과 수많은 별을 우주법계의 장엄과 인드라망의 무한한 영겁의 세계로 나타냈다. 또 밤하늘 솔부엉이와 박쥐는 야행성 동물의 생태와 활동도 보여준다.

땅에서는 천년송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실상사이야기와 지리산 주변의 농촌생활을 그렸고 왼쪽으로는 지리산이 품고 있는 5개 권역 즉, 남원, 함양, 산청, 하동, 구례의 상징적인 문화유산을 보여준다. '어머니산'이라 불리는 지리산 성모의 마고할머니를 실상사 철불과 같은 비중과 크기로 모셨다. 이는 불교가 지닌 민간신앙의 접합과 수용 깊은 관용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실상사 화면구성은 사찰전경과 산골마을이 중심이고 마고할머니와 지리산 문화유산 위로는 지리산전도로 장엄 되어 천왕봉을 중심으로 산청, 하동, 구례 방향에서 본 시각으로 부감(俯瞰)한 구성이다. 전체 화면에서 오른쪽으로부터 계절을 상징하여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다시 봄으로 처리되어 순환하는 대자연의 섭리와 순환을 큰 흐름으로 나타내고 있다.

어미곰과 아기곰이 노니는 반달가슴곰도 있다. 그리고 그 배경너머에는 지리산 5개 권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화계장터와 화엄사 각황전, 광한루, 만인의 총, 산청·함양사건 희생자 유령탑, 칠선계곡 등이 주변 그림과 이미지를 차별하여 그려져 있다.
▲ 곰이 노니는 지리산 어미곰과 아기곰이 노니는 반달가슴곰도 있다. 그리고 그 배경너머에는 지리산 5개 권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화계장터와 화엄사 각황전, 광한루, 만인의 총, 산청·함양사건 희생자 유령탑, 칠선계곡 등이 주변 그림과 이미지를 차별하여 그려져 있다.
ⓒ 신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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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내용에 따른 세부묘사로 들어가 보면 이렇다.

실상사 약사전 후불탱화 <지리산 생명평화의 춤>은 실상사 철불을 중심으로 백련이 피어나는 실상사의 형국을 상징으로 삼고 '만인탑'과 세월호 사건의 치유를 위한 생명의 깃발과 노란 리본을 넣었다. 이어 실상사 연꽃무대 너머의 배경은 산천과 마을의 생활상과 생태계를 담았다. 황토 속 산천의 봄과 들녘에 꽃핀 풍광, 마을과 다랑이 논 아래 강도 있다.

자동차와 사람들도 보인다. 또 진경산수화기법을 응용한 가을빛 채색의 장엄으로 능선과 산세의 기상을 드러내고 폭포와 계곡을 넣고 지역문화유산을 그렸다. 어미곰과 아기곰이 노니는 반달가슴곰도 있다. 그리고 그 배경너머에는 지리산 5개 권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화개장터와 화엄사 각황전, 광한루, 만인의 총, 산청·함양사건 희생자 유령탑, 칠선계곡 등이 주변 그림과 이미지를 차별하며 그려져 있다.

탱화는 이어져 천왕봉 능선에서 흘러온 가을이 겨울로 넘어가 겨울 산하의 지리산에 마고할머니가 모셔져 있다. 탱화는 겨울에 멈추지 않고 다시 순환하는 자연의 섭리임을 주지하여 새 봄의 풍광으로 마감 되었다. 그리고 모든 문화 유산은 이미지 그림 옆에 한글로 표시하여 누구든지 산 속 지역 문화유산을 찾아보고 순례하도록 배려해 놓았다.

<지리산 생명평화의 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생명평화무늬'는 붉은 태양 속에 백색 아크릴로 그려져 시절인연의 꽃이라 하겠다. 이제 이 꽃의 열매는 미래의 역사 속에서 발아되어 수많은 꽃송이로 화엄의 세계를 이룰 것으로 기대해본다. 이른바 차별과 분별이 없는 대동세계, 평화와 상생 그리고 생명의 노래와 춤이 함께 하는 세상을 향한 간절한 소망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이 탱화에 담긴 의미와 가르침을 우리 삶에서 수행하고 지리산 어머니의 마음, 약사여래의 원력으로 세상의 아픔과 함께 하고 생명이 생명으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살아야 할때가 아닌가 한다
▲ 후불탱화에 솔린 관심 우리가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이 탱화에 담긴 의미와 가르침을 우리 삶에서 수행하고 지리산 어머니의 마음, 약사여래의 원력으로 세상의 아픔과 함께 하고 생명이 생명으로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살아야 할때가 아닌가 한다
ⓒ 실상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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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흥덕왕 3년(서기828년)개산한 실상사의 약사전 약사여래는 천년세월을 고통 받는 뭇 생명들과 함께 해왔다. 약사전이 근래에 들어 자연재해인 흰개미에 의해 기둥이 약해져서 비스듬히 기울어져 지난 2012년 4월 약사전 해체보수를 시작으로 2013년 12월 약사여래 복장 봉안, 2014년 1월 전각 복원 그리고 이날 약사여래 후불탱화 '생명평화 춤' 조성으로 마무리 되었다. 실상사 약사전 약사여래는 앞으로 천년의 세월에도 고통 받는 뭇생명들과 함께 하며 고통과 애환을 치료해 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법보신문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태그:#지리산, #실상사, #약사여래, #후불탱화, #생명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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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자이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을 계기로 불교계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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