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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12시쯤 전교조 참교육실 소속 교사들이 '2015 개정 교육과정 고시' 회견을 마치고 교육부를 나가려던 김재춘 교육부 차관의 자동차를 가로막고 있다.
 22일 오후 12시쯤 전교조 참교육실 소속 교사들이 '2015 개정 교육과정 고시' 회견을 마치고 교육부를 나가려던 김재춘 교육부 차관의 자동차를 가로막고 있다.
ⓒ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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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초중등 교육을 책임지는 14개 시도교육감과 교육단체들의 반대를 뭉갠 채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하고, 오는 23일 고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교육과정의 졸속 개정 시비가 법적 다툼으로 옮겨 붙는 등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자병기 결론 1년 유보, 근·현대사 축소는 그대로

22일 교육부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2015 교육과정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김재춘 교육부차관은 "이번 교육과정은 학습내용을 감축하고 고등학교에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이 배우는 공통과목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공통 과목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7개 교과다.

하지만 14개 시도교육감들과 교육단체들이 반대했던 ▲ 소프트웨어 교육 ▲ 초등 1·2학년 학습시수 증가와 <안전한 생활> 교과 ▲ 근·현대사 축소 ▲ 초등 창의적 체험활동의 한자교육 강조 등은 그대로 밀어붙였다. 한편 초등교과서 한자병기와 필수학습 한자(적정한자) 적용 등의 결론은 내년 말까지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국정교과서 확정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교육부는 초등 5~6학년 <실과> 시간에 소프트웨어 시간을 17시간 안팎으로 배정토록 했다. 중학교는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를 위해 <정보>과목을 필수교과로 만들었다. 지난해 박 대통령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조한 뒤 벌어진 일이다.

초등학교 수업시수도 주당 1시간씩 늘어난다. 이 시간에 <안전한 생활> 교과를 편성, 운영하지만 학교생활기록부에는 창의적 체험활동 공간에 기록하도록 했다. 교과서도 따로 만들지 않는다.

앞서 지난 17일 14개 시도교육감들은 '2015 교육과정 고시 중단을 요청한다'는 제목의 공동 성명에서 "<안전한 생활> 교과와 '소프트웨어' 교육의 신설은 사회 문제에 대한 대증요법을 교육과정에 반영한 것"이라면서 "교육과정에 대한 깊은 철학이나 장기적인 안목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반대 뜻을 밝힌 바 있다.

전교조,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초등교과서한자병기반대국민운동본부 등 16개 교육(연합)단체들은 긴급 성명을 내 "친일 역사를 축소하기 위한 역사 교과서 근·현대사 축소, 교과서 국정화 추진, 초등 1~2학년 어린이 수업시수 증가, 세월호 참사 책임을 호도하는 안전 생활 도입과 인성교육 등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다"면서 "2015 교육과정은 가히 '정권' 교육과정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낮 12시쯤 교육부 앞에서 농성을 벌이던 전교조 신성호 참교육실장과 진영효 참실 정책국장은 2015 교육과정 고시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던 김 교육차관의 자동차를 가로막기도 했다. 진 국장은 "교육과정 준비 과정에서 단 한 번의 공론회 장에도 나오지 않던 김 차관은 교육과정을 고시할 자격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교육부가 행정절차법에서 규정한 공청회 방법, 행정예고 일자 등을 위반한 채 강행한 2015 교육과정은 원천무효"라면서 "교육시민단체들은 곧바로 행정 무효소송을 제기하고 교육과정 무효화와 수정 고시 투쟁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들은 오는 23일 오전 10시 30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2015 교육과정 고시 강행 규탄·교과서 국정화 반대 투쟁선언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국영수 시수 줄이고 초등 저학년 한글교육 강화

 2015 개정 교육과정 고시 책자.
 2015 개정 교육과정 고시 책자.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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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교육부는 이번 교육과정 개정안에서 고교 국·영·수, 한국사 등 4개 기초교과가 이수단위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이번에 한국사가 처음 기초교과로 들어감에 따라 국·영·수 편중 현상은 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전과 달리 자율형사립고도 이 규정을 따르도록 했다.

또한 초등 저학년 한글교육도 강화해 기존 27차시에서 45차시 이상으로 가르치도록 했다. 연극수업 강화를 위해 초등학교 5·6학년군 <국어>에 연극 대단원이 들어간다. 중학교 <국어>에도 연극 소단원을 넣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번 교육과정은 2017년부터 연차적으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또한 곧바로 새 교육과정에 맞는 대입 수능 개편안 마련을 위한 연구를 벌여 2017년도에 수능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2015 개정 교육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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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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