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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국감장에 서게 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국회 본청에 도착하고 있다.
▲ 국회 도착한 신동빈 롯데 회장 10대 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국감장에 서게 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국회 본청에 도착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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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의 난은 끝났나?"
"끝났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결국 국정감사 증인대에 섰다.

신 회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근 롯데그룹 총수 일가 경영권 다툼을 계기로 불투명한 그룹 지배 구조, 각종 불공정거래 행위와 특혜가 도마에 오른 탓이다.

"롯데는 한국 기업... 한일 분리 경영 적절하지 않아"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속개된 정무위 국감에 출석해 황각규 롯데그룹 사장 등 다른 증인들과 함께 서서 증인 선서를 마쳤다. 정우택 정무위원장은 이날 증인 신문에 앞서 "최근 경영권 분쟁이라든지 롯데가 한국 기업이냐는 논쟁에 책임이 있으니 심사숙고하는 계기가 되고 위원들 질의에 책임있게 답변해 국민이 진실에 다가가는 계기가 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왕자의 난이 끝났나"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신 회장은 "끝났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또 "다시 경영권 분쟁 소지가 없나"라는 거듭된 질문에도 "그럴 가능성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증인 선서하는 신동빈 롯데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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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한국기업이냐는 질문에 신 회장은 "롯데그룹은 대한민국 기업"이라면서 "한국 상법에 따라 태어나 세금도 한국에서 내고 있고 근무하는 사람도 대부분 한국사람"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순환출자 80%를 없애는 건 연말까지 하고 호텔롯데 상장은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결정할 문제여서 내년 상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친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한일 롯데 분리 경영 주장에 대해선 "한국과 일본 롯데는 같이 경영해야 주주가치를 올릴 수 있다, 분리해서 경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본 계열사 지분 구조 안 밝히면 순환출자 해소 허구"

이날 오전 국감도 '롯데 국감' 전초전이었다.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은 "신동빈 회장이 올해 안으로 순환출자 80%를 해소하겠다고 했는데 일본 계열사 지분 구조가 안 나오면 허구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8월 20일까지 1차 제출을 요구했는데 누락된 내용이 있어 보완을 요구했지만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한 달 정도 기다리다 안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이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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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위원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 구성 관련 총수 일가 및 광윤사 31.5% 등 보유 수치만 밝히고 구체적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총수일가 지분 구조를 파악하면 계열사로 포함시킬 수 있고 총수 일가 사익 편취 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롯데마트가 입점업체에 매출 손실을 전가하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해왔고, 공정위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013년 8월 작성된 이 문건에는 공정위 직권 조사를 앞두고 '내부 컴퓨터 로우 포맷(하드디스크 초기화)', '전자결재 등 주요 전산 차단 준비', '납품업체 부당 강요 설 및 동업계 대비 실적 자료 삭제' 등 증거 인멸을 암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상품매입 방식 가운데 입점업체에게 재고 부담까지 떠넘기는 '특약매입' 비중을 따져봤더니 롯데마트가 29.8%로 가장 높았고, 경쟁사인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각각 18.7%, 17.2%에 그쳤다는 것이다. 반면 롯데마트의 경우 입점업체에게 매장을 빌려주고 수익 일부분을 임차료로 받는 '임차(을)' 방식은 거의 전무했다.

아울러 롯데마트가 입점업체에게 매달 목표치를 정해 '밀어내기(특판)'를 강요한 정황이 담긴 문건도 공개했다.

공정위는 최근 5년간 판촉비용 전가 등으로 롯데마트를 4차례 제재해 평균 4억 6750만 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다만 정 위원장은 "공정위 조사는 11월에 나갔기 때문에 2개월 전에 사전조치한 건은 조사방해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포털 문제에 각을 세웠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네이버는 불공정 독과점 대형 정보유통업체"라면서 "인터넷 재벌 황제 이해진 의장은 확인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정무위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보는 근거를 따졌다. 김 의원은 공정위 자료제출요구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업종별로, 시장별로 따지는데 여러 업종을 동시에 운영하는 회사를 규모만 가지고 시장지배적 사업자라고 판정한 사례가 있나"라면서 "여러 업종을 하나로 묶으면 삼성그룹 자체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태그:#롯데그룹, #신동빈, #정무위, #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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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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