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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기업에 대한 대출현황
 자본잠식기업에 대한 대출현황
ⓒ 민병두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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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자본잠식' 기업에 50조 원이 넘는 돈을 대출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 자본잠식(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상태) 기업도 1700여 개사에 달했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8개 국내 은행이 외부감사법 적용 대상 기업 (자산 120억 원 이상) 중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기업에 내준 대출 규모는 51조 9391억 원(5285개 기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기업은 1701개, 일부 잠식 상태에 있는 기업은 3584개다. 특히 부실화될 위험이 매우 큰 완전자본잠식 기업 중 27개사는 상장기업이다.

은행별로는 산업은행이 442개 자본잠식 기업에 17조 8605억 원을 대출해줘 대출금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기업은행(6조 5642억 원, 1411개 기업)이 차지했다. 이어 우리은행(4조 9034억 원, 574개 기업), 농협은행(4조 5855억 원, 359개 기업), 수출입은행(3조 9198억 원, 96개 기업), 신한은행(3조 6986억 원, 563개 기업), 구 하나은행(2조 7035억 원, 479개 기업), 구 외환은행(1조 4110억 원, 385개 기업) 순이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자본잠식이 된 상태에서 대출을 내준 게 아니라, 대출해 준 뒤 기업들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동부제철 등 구조조정 기업들에 물린 돈이 3조 3000억 원"이라면서 "워크아웃 중인 회사들도 들어가 있어서 (대출금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도 "기업은행은 지난 8월 기준으로 농협, 하나은행 등보다 중소기업 대출이 3배 이상 많다"면서 "중소기업 대출을 많이 하는 특성상 부실은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해당 기업이 부실화되는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다수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감독 당국은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기업에 대한 대출현황에 대해 철저히 관리·감독해 부당한 대출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그:#자본잠식, #산업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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