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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리부 사이트에 올라온 글.
 한 대리부 사이트에 올라온 글.
ⓒ 김재원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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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건강한 22살의 여자입니다. 신장 : 165. 전공 : 유아교육과. 직업 : 학생. 비흡연. 술 절대 안마심. 미혼. 한달에 한번 생리하는 편임.'


'서울 출생, 서울 거주. 학부 SKY 졸업. 현재 해외 명문대 대학원 석사과정. 180cm 73kg 만27세. 신체검사 1등급. 육군 병장 만기제대. 비흡연. 3개 국어 구사. 밝은 인상의 지적인 스타일입니다.'

대리모·대리부를 알선해주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글이다. 대리모·대리부 사이트는 '불임부부의 희망', '정자알바', '난자공여해요' 등을 내걸고 포털사이트에 카페나 블로그의 형태로 개설돼 있다. 카페나 블로그의 게시판을 통해 대리모·대리부를 모집하고 지원한다. 국내에서는 대리모·대리부 알선이 불법이기 때문에 이렇게 '인터넷 브로커'를 통해 알선이 이루어진다.

대리모·대리부 알선 사이트에는 "외국에 살고 있다, B형 혹은 O형 난자를 구한다"라며 난자구매를 원하는 글이나, "이번 달에 난소기능을 검사했고, 대구에서 이번 달에 진행할 수 있는 분은 연락주세요"라고 대리모를 지원하는 글들이 적지 않게 올라와 있다.

대리부를 지원한 한 남성은 "머리 숱이 많아서 미용실에서 많이 칩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저까지 탈모 없습니다"라며 '대리부 적합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학생들이 학비와 용돈을 벌기 위해 대리부나 대리모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대리부 알선 95건, 대리모 알선 76건

이러한 '대리모·대리부 알선' 불법 사이트 적발 건수가 크게 늘어났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대리모, 대리부 알선 사이트 적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2013년 62개였던 적발 사이트 수가 지난 2014년 90개로 늘어나 전년도 대비 45.2%의 증가세를 보였다.

총 152개 대리모·대리부 사이트에서는 총 177건의 불법이 적발됐다. 이것을 유형별로 보면 '대리부 알선'이 95건(약 53.7%)으로 가장 많았고, '대리모 알선'도 76건(약 43%)에 이르렀다. 그밖에 '대리모+대리부 알선'은 5건이었고, 난자매매도 1건이 적발됐다.

흥미로운 사실은 '대리부 알선' 적발 건수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지난 2013년 38건이었던 대리부 알선 적발 건수는 지난해 57건으로 늘어났다. 전년도 대비 약 54.1%나 늘어났다. 대리모 알선의 경우 2013년 35건에서 2014년 41건으로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불임진료 환자수 매년 증가... 지난해 21만여명

이렇게 대리모·대리부 알선이 증가한 데에는 불임진료 환자가 늘어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김재원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불임진료 환자 현황' 자료를 보면, 불임진료 환자 수는 2010년 18만6027명, 2011년 19만3355명, 2012년 19만1918명, 2013년 19만1599명, 2014년 21만1184명 등 증가세를 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30-34세(9만3821명), 35-39세(6만2775명), 40-44세(2만3510명), 25-29세(2만2862명) 순으로 불임진료 환자 수가 많았다(2014년 기준). 최근 5년간 연령별 증가율을 보면 40-44세가 56%로 가장 높았고, 45-49세는 42.9%, 35-39세는 29%, 30-34세는 12.1%가 늘어났다.

모자보건법 제11조에 의하면, 만 44세 이하이고 소득수준이 전국가구 월평균소득 150% 이하(2인가구 579만 원, 3인가구 663만 원)인 여성은 인공수정 3회, 체외수정 6회 시술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체외수정 시술비의 경우 1회당 19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실제 시술비는 1회당 500만 원 수준이어서 개인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크다.

김재원 의원은 "최근 젊은 부부의 불임진료 환자가 증가하면서 음성적인 불법 대리모, 대리부 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라며 "저출산 시대에 고가의 난임시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 난임부부들을 위해 난임시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추진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태그:#김재원, #대리모 대리부, #모자보건법, #불임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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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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