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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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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3번의 수요시위도 부족했는가. 한·일 협정 체결 50주년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벼락같은 소리에 일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그간의 수요시위도 모자라 화요일인 23일 오후 다급한 발걸음으로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을 찾았다.

이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긴급 기자회견을 연 까닭은 전날 박 대통령이 주한일본대사관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올해를 한·일 양국이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가장 큰 장애 요소인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화해와 상생의 마음으로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말 한일간에 협력과 상생을 방해하는 과거사의 짐을 내려놓고 노력하자라 뜻으로 이야기했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최근 양국 외교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양국이 협력과 상생의 길을 가기 위해 일본 위안부 문제와 일본 과거사에 대한 책임이 명확해져야 한다"며 "아베 총리가 8·15를 앞두고 담화에서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과 책임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하며 앞으로 다시는 역사 왜곡과 망언을 일삼지 않도록 재발방지 조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이날 기자회견장에 나선 김복동 할머니는 "연내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는 소식도 들려오는데, 박 대통령이 대통령답게, 여자답게 우리들의 문제가 해결 나도록 힘써달라"며 "일본 정부도 조상들의 과오에 대해 변명하지 말고 사과해 우리 명예를 회복시켜달라"고 촉구했다.

햇빛이 내리쬐던 기자회견에 할머니 곁에서 연신 부채질을 하던 평화나비네트워크의 김샘 학생도 "올해만 해도 할머니들이 벌써 다섯 분이나 돌아가셨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할머니들의 바람은 일본의 진심어린 반성과 사죄였는데 한일 양국은 어떻게든 속히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만 고민하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태그:#일본군 위안부, #김복동, #길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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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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