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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는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2011년 6월 옛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경선 당시 1억원을 전달한 사람으로 지목받고 있는 윤아무개(전 특보)씨를 왜 '측근'이 아니라고 했을까?

14일 대검찰청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은 경남기업 자금 1억 원이 2011년 한나라당 대표 선거 때 홍 지사의 특보였던 윤아무개씨에게 전달된 사실을 계좌추적과 관련자 진술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홍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하도 어이없는 보도가 계속되기에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제 기억으로는 2011년 6월 전당대회를 전후해서 처음 밝힌 대로, 서산지구당 당원 간담회에서 잠깐 만나 인사한 이외 성완종씨를 만난 일도 없고 전화 통화한 일도 없다, 그때 성씨는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언론에 측근으로 지목된 윤아무개씨에 대해 "제 경선을 도와준 고마운 분이지만 제 측근이 아니고 성완종씨 측근"이라며 "성완종씨와 윤모씨의 자금관계를 저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검찰수사로 명백히 밝혀질 일을 기정사실화해서 얽어매려고 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2014년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 경선 때 홍준표 지사의 조직총괄본부장을 지낸 유아무개(사진 왼쪽)씨가 공직선거법상 당내 경선운동방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홍준표 지사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 모습(사진은 독자제공).
 2014년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 경선 때 홍준표 지사의 조직총괄본부장을 지낸 유아무개(사진 왼쪽)씨가 공직선거법상 당내 경선운동방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홍준표 지사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 모습(사진은 독자제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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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지사의 이런 해명에 '발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아무개씨는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014년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 경선 과정의 '3억 살포설'과 관련해 "(홍 지사는) 그 관계자와 아주 친하고 자주 만나는 사이로 알고 있는데, 자기가 불리하다고 자신을 위해 충성을 다한 사람을 생판 모르는 사람이라고 잡아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9월 사이 '홍준표 3억 살포설'이 불거졌다.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 경선 때 홍 지사 측이 모 산악회 회원들에게 3억 원을 살포했다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당시 창원지방검찰청은 산악회 사무실과 산악회 간부 유아무개씨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이는 경선과정에서 산악회 회원과 선거 조직책 등 60여 명에게 각각 200만~300만 원씩, 약 3억 원을 뿌렸다는 내용의 진정에 따른 것이었다.

당시 이 사건의 참고인이 작성한 진술서 2장과 돈을 전달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참고인 어머니가 제출했지만, 참고인이 해외로 출국하면서 참고인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4일(지방선거 공소시효 만료일) 이 사건에 대해 '참고인 중지' 결정을 내렸고 아직 추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당시 검찰은 경선 과정에서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산악회 회원 등 2400여 명에게 홍 지사를 지지하거나 홍보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공직선거법(당내 경선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유아무개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유씨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홍 지사 "검찰 자성과 분발 촉구한다" 글 쓰기도

유씨는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 경선 때 홍준표 지사의 총괄본부장으로 있었고, 그는 홍 지사의 후보사무소 개소식 때 진행을 맡기도 했다. 그런데 '3억 살포설'이 불거지자 홍 지사는 유씨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 말한 적이 있다.

<경남우리신문>(2014년 9월 5일)이 "홍 지사가 고향인 창녕을 방문(9월 3일)했을 때, 3억원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을 아느냐고 질문했더니, 홍 지사는 '나는 모르는 일이고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른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홍준표 경남지사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높은 가운데, 홍 지사가 2015년 2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검찰의 자성과 분발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글이 새삼 관심을 끈다.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홍준표 경남지사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높은 가운데, 홍 지사가 2015년 2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검찰의 자성과 분발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글이 새삼 관심을 끈다.
ⓒ 홍준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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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검찰 소환이 불가피한 홍준표 지사가 지난 2월 "검찰의 자성과 분발을 촉구한다"고 했던 것도 새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모래시계 검사'로 이름을 날렸던 홍준표 지사는 지난 2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SBS-TV 드라마 <펀치>와 관련해 글을 올렸다. 이 드라마는 검찰 내 권력 암투와 사건 비리를 다루었고, 지난해 12월 5일부터 올해 2월 17일까지 19부작으로 방영되었다.

홍 지사는 "최근 펀치라는 드라마에서 검찰총장, 법무부장관은 부패와 부정의 상징으로 묘사되어 이 시대의 검찰상을 적나라하게 그려놓은 것을 본 일이 있다"며 "방송드라마가 허구와 막장으로 치닫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드라마이긴 해도 너무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하긴 벤츠 여검사에, 그랜저 부장검사, 피의자 부인을 검찰청사 내에서 간음한 검사까지 있었으니 검찰로서도 할 말이 없었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검사로 재직할 때 검사는 약자를 도와주고 권력과 싸우는 정의의 상징으로 드라마에서 묘사되었는데, 최근 검찰의 모습은 부끄럽기 한이 없다"고 했다.

홍 지사는 글 마지막에 "국가공권력이 이런 모습이 되면 나라가 무너진다"며 "검찰의 자성과 분발을 촉구한다"고 했다.

경남지역 한 인사는 "홍 지사가 당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을 때 언론에도 소개되었는데, 이번에는 검찰에 대해 무엇이라 말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 지사의 지적대로 이번에 검찰이 분발해서 '성완종 리스트'의 실체를 제대로 밝혀낼지 궁금하다.

○ 편집|손병관 기자


태그:#성완종 리스트, #홍준표 경남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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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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